萍 - 저장소 ㅁ ~ ㅇ/王의 병을 보면 건강이 보인다

명종-심기 허약

浮萍草 2014. 4. 22. 21:28
    위는 시원하고 아래는 따뜻해야 건강
    의약의 치료 개념 중에 서양의학적으로 풀이가 안 되는 것 중의 하나가 바로 ‘수승화강(水升火降)’이라는 치료법이다. 여기서‘수’와‘화’는 단순히 물과 불만 얘기하는 것이 아니라‘수기(水氣)’와‘화기(火氣)’를 의미하는데, 다시 말해 차가운 기운과 뜨거운 기운을 말하는 것이라 할 수 있다. 그런데 원래 자연적인 흐름에서 차가운 기운은 저절로 아래로 내려가고 따뜻한 기운은 그 반대로 위로 올라간다. 그래서 냉방을 할 때는 방향을 위로 향해서 쏘아야 찬 기운이 아래로 내려오고 난방을 할 때는 방향을 아래로 향해야 따뜻한 기운이 위로 올라가는 것이다. 그래야 골고루 순환이 되어 적절한 냉방 또는 난방이 되기 때문인데, 인체의 경우도 마찬가지다. 인체도 가만히 내버려두면 위로 화기가 자꾸 올라가고 아래로는 냉기가 자꾸 내려간다. 그런데 인체는 원래 아래가 따뜻하고 위가 시원해야 건강이 유지되기 때문에 그렇게 상부가 뜨거워지고 하부가 차가워지면 여러 가지 질병이 생기게 되어 있다. 하부가 차가워지면 배탈이나 소화불량 수족냉증 생리불순 불임 성기능장애 등의 증상이 생기게 되며 상부가 뜨거워지면 가슴답답증이나 두통 안면홍조 여드름 코피 탈모 눈 충혈 안구건조증 등의 증상이 생기게 된다. 조선시대 왕 중에서는 명종이 이러한 병을 앓은 대표적인 경우다. 명종 20년 4월 16일의<왕조실록>을 보면,왕이 자신의 증상에 대해 얘기하는 기록이 나오는데,“내가 약한 체질로 평소에 위는 열이 나고 아래는 냉한 증세가 있었다. 근년에 들어와서 심기(心氣)가 허약하여져 계해년 가을에 놀라고 슬픈 일을 당한 이후로 작은 병이 자주 있어 (중략) 갑자기 망극한 변을 당하였다. 바야흐로 애통한 중에 있으면서 비위(脾胃)가 편치 못하고 기운도 혹 피곤하기도 하며 가슴과 명치가 막힌 듯하여 음식이 잘 내려가지 않는다”라고 호소한다. 즉 평소 상부는 따뜻하고 하부는 차가워서 건강하지 못했는데 스트레스로 인하여 그 증상이 악화되어 가슴과 배에 증상이 나타나고 있음을 얘기한 것이다. 특징적인 것은 심기가 허약해진 것을 원인으로 언급한 것인데, 실제 스트레스가 이러한 병증의 주된 원인이기도 하다. 현종 1년 4월 18일의 기록을 보면 신하들이“정치를 하는 여가에 눈을 감고 마음을 기울여서 사려를 신중히 하고 망동하지 않도록 노력하신다면 심기는 너그럽고 화평 하게 되며 수기는 오르고 화기는 내리게 될 것입니다”라고 얘기해서 마음을 다스리는 것이 ‘수승화강’의 비법이라고 얘기하는 부분이 나온다. 사실 임상에서 ‘수승화강’ 치료법이 필요한 환자들은 상당히 많은 편인데 이 글을 쓰고 있는 중에도‘수승화강’ 치료법을 행해야 하는 환자가 두 명이나 찾아왔다. 한 명은 손발이 차서 몸이 춥고 소화가 안 되며 입맛이 없는 증상과 더불어 가슴이 답답하고 얼굴이 화끈거리고 햇볕에 나가면 얼굴이 따갑고 불면증이 있다고 호소 했는데 전형적으로 아래는 차갑고 위는 열이 있어 발생되는 증상이기에, 아래는 따뜻하게 하고 위는 시원하게 해주는 한약을 처방했다. 또 한 명은 학생인데 여드름을 비롯한 피부질환과 더불어 생리가 늦어지거나 건너뛰는 증상을 호소하였는데 역시 아래는 따뜻하게 하고 위는 시원하게 해주는 한약을 처방했다. 사실 보약의 대명사로 불리는‘공진단’도 수승화강 시키는 효능이 있기 때문에 이러한 분들에게 더욱 적합하다고 할 수 있다.
    Munhwa ☜       장동민 하늘땅한의원장 www.okskyland.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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