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돈 내고 비타민 C 사먹을 필요 없다

浮萍草 2014. 4. 16. 06:30
    ▲ 비타민제의 남용은 오히려 건강을 해칠 수 있다.한국
    영양학회에서는 비타민 C를 하루에 2000mg 이상 섭취
    하는 것은 위험할 수 있다고 경고하고 있다
    타민제 시장 규모가 엄청나다. 특히 ‘비타민 C’는 최근 대형마트의 가세로 가격거품이 빠지면서 현대인의 필수품쯤으로 인식되는 듯하다. 물론 비타민 C는 우리 몸의 필수 영양소다. 그러나 우리가 비타민 C를 굳이 약을 통해서 섭취하는 것이 바람직한지는 다시 한 번 생각해 볼 필요가 있다. 비타민 C의 체내 기능은 크게 ‘항산화 작용’과 ‘콜라겐 합성’으로 정리할 수 있다. 항산화 작용은 세포의 노화와 DNA의 손상을 막아준다. 이 때문에 비타민 C가 노화를 막아주고 면역력을 향상시키며 암이나 심장질환 등 성인병을 예방한다고 알려졌다. 또 콜라겐은 피부,골격,혈관,연골 등의 결합조직을 구성하는 주요 단백질이다. 비타민 C는 콜라겐 합성이 잘 일어나도록 도와줘 피부와 골격,혈관계에 모두 영향을 미칠 수 있다. 피부에 관심 있는 여성들이 비타민 C에 열광하는 것도 이러한 이유에서다. 비타민 C의 초기 결핍증으로는 피로감이 심해진다. 이 때문에 피로회복에 좋다는 음료에는 비타민 C를 많이 첨가한다. 결핍이 심해지면 코피가 자주 나며 소화가 잘 안 되고 약간의 우울증 등이 나타난다. 결핍이 더 심해지면 잇몸이 붓거나 출혈이 나타나고 모세혈관이 약해져서 작은 충격에도 자주 멍이 들게 된다. 장기간 비타민 C가 부족하면 최종적으로는 괴혈병이 나타나며 사망에 이를 수도 있다. 이쯤 되면 비타민 C 약병에 슬그머니 손이 가는 것도 이해가 간다.
    ▲ 레몬, 오렌지, 키위와 같은 과일에는 한 알의 비타민제로 대체할 수 없는 다양한 영양성분이 풍부하게 함유돼 있다.

    그러나 지금 우리는 비타민 C 결핍증을 걱정할 필요가 거의 없다. 보건복지부의 2012년 국민영양조사 결과를 보면 우리나라 사람들의 비타민 C 섭취 실태는 비교적 양호한 편으로 남녀 각각 권장량의 117% 108%를 섭취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평균적으로 볼 때 비타민 C 결핍상태가 아니라는 뜻이다. 현대인의 식생활은 가공식품의 범람과 중금속 등의 오염물질 때문에 비타민이 부족하니 비타민제 하나쯤은 먹어줘야 한다는 주장이 설득력을 갖기 어려워 보인다. 지금 우리가 걱정해야 할 것은 오히려 비타민 C의 과잉섭취로 인한 독성이다. 비타민 C는 수용성이기 때문에 비타민 A, D, E, K 등 지용성비타민에 비해서 독성이 낮은 것으로 알려졌다. 수용성비타민은 과잉 섭취 시 소변을 통해 배설이 용이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독성이 전혀 없는 것은 아니다. 비타민 C를 지나치게 섭취하면 설사,복통,위산 과다,수면장애,불안감,두통 등의 증세가 나타난다. 또 이러한 자각증세가 없더라도 장기간 고농도의 비타민 C를 섭취하면 수산배설량이 증가해 신장결석 위험을 높이는 것으로 알려졌다.
    ▲ 비타민 C를 지나치게 섭취하면 설사·복통·위산 과다
    ·수면장애 등의 증세가 나타난다.또 고농도의 비타민 C
    를 오래 섭취하면 신장결석 위험을 높이는 것으로 알려
    졌다.
    이러한 연구 결과들을 바탕으로 한국영양학회에서는 성인의 비타민 C 필요량을 하루에 75mg으로 추정 했고 이에 따라 하루 권장 섭취량은 100mg으로 설정했다. 그리고 과잉 섭취로 인해 나타나는 독성을 예방하기 위해서는 상한섭취량 2000mg으로 설정했다. 상한섭취량이란 쉽게 말해서‘비타민 C를 하루에 2000mg 이상 섭취하는 것은 위험할 수 있으니 주의하라’ 고 경고하는 것이다. 피로회복에 좋다는 말에 수시로 비타민 음료를 마시고 노화예방에 도움이 된다니 비타민제를 복용하는 비타민 마니아라면 상한섭취량 2000mg 넘기기 어렵지 않다. 비타민 보충제가 오히려 사망률을 높일 수 있다는 2007년 덴마크 코펜하겐대학 크리스티안 글루드 박사 팀의 일명‘코펜하겐 쇼크’는 전 세계 비타민 복용자들을 혼란에 빠뜨렸고 지금까지 이와 관련한 논란은 전문가들 사이에서도 팽팽하다. 안타깝지만 이 문제에 대해 아무도 확실하게 비타민제를 먹어라 또는 먹지 말아라 단정적으로 이야기할 수는 없다. 다만 한 가지 확실한 것은 식품을 통한 영양성분의 섭취가 약을 통한 섭취보다 더 안전하고 확실한 방법 이라는 사실이다. 비타민제를 먹었다고 과일이나 채소를 먹을 필요가 없는 것은 아니다. 신선한 과일이나 채소에는 한 알의 비타민제로 혹은 한 병의 비타민음료로는 절대로 대체할 수 없는 다양한 영양성분과 기능성 성분들이 함께 들어 있기 때문이다. 가난하던 시절, 골목길에 뛰어놀던 아이들은 입술 양끝이 헐어 있었다. 당시 엄마들은 입 크려고 그러는 거라며 아이를 위로했지만 그건 비타민 B2 결핍증인 구순구각염이었다. 비타민 B2가 풍부한 우유나 고기 등 동물성식품을 충분히 먹게 되면서 우리의 아이들은 이제 더는 입술 양끝이 헐지 않는다. 그래도 입은 잘 큰다. 비타민 결핍증인 야맹증,각기병,구루병,괴혈병 모두 시험을 위해 암기할 뿐 주위에서 사라진 지 오래다. 피로해서,갱년기라서,수험생이라서,노인이라서 등 다양한 이유로 영양제가 거의 필수처럼 돼버린 지금 우 리가 정작 걱정해야 하는 건 결핍이 아니라 오히려 비타민 과잉이다.
    Premium Chosun ☜       이미숙 식생활 클리닉 '건강한 식탁' 원장 doctor@dietnot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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