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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 4월 9일 화성인이 한국을 침공하면 트로트를 틀어주라

浮萍草 2014. 4. 10. 11:38
    2014년 4월 9일 오전 6시 해와 지구와 화성은 일직선을 이룬다. 따라서 4월 9일을 전후해 화성은 자정 무렵 남쪽 하늘 높이 떠 있게 된다. 지구와 화성이 타원궤도를 그리기 때문에 실제로 가장 접근하는 순간은 4월 14일이다. 어쨌든 화성인들이 지구에 쳐들어올 절호의 기회가 온 것이다. 영국의 웰스(Wells)가 1898년 발표한 ‘우주전쟁(The War of the World)’도 화성이 대접근을 했던 1894년을 배경으로 하고 있다. 지구에 도착하자마자 화성인들은 지구를 거의 쑥밭으로 만들어버린다. 하지만 우리 인간에게는 아무런 해가 없는 부패 박테리아에게 화성인들은 전멸당한다. 이 달갑지 않은 화성인 스토리는 1877년 이탈리아의 스키아파렐리(Schiaparelli)가 약 40개의 줄무늬를 화성 표면에서 관측하면서 시작됐다. 그는 줄무늬들을 ‘운하’라고 불렀는데 미국의 로웰(Lowell)은 19세기말까지 적어도 160개 넘게 찾아낸다. (로웰이 ‘고요한 아침의 나라(the land of morning calm)’라는 말을 최초로 사용했다는 사실은 3월 11일자 칼럼에서 자세히 소개한 바 있으니 참고하기 바란다.) 이후 화성인의 침공을 다룬 SF나 영화가 쏟아져 나오게 됐다. 가장 최근 만들어진 ‘우주전쟁’은 탐 크루즈가 주연한 것이다. 그리고 ‘우주전쟁’을 패러디한 영화로는 ‘화성침공(Mars Attacks!)’이 돋보인다. 이 영화에서는 부패 박테리아 대신 옛날 음악이 화성인들을 제거하게 된다. 만일 우리나라에 화성인이 쳐들어오면 트로트를 크게 틀어주면 그만이다.
    ▲ 작은 망원경으로 본 화성의 극관

    하지만 탐색 결과 화성인은 없는 것으로 밝혀졌다. 화성인이 없는 화성은 인류에게 너무 큰 실망을 줬다. 미국의 가수 엘튼 존(Elton John)은 그의 대표곡 ‘로켓 맨(Rocket Man)’에는 아래와 같이 노래했다. ‘Mars ain't the kind of place to raise your kids. In fact it's cold as hell. And there's no one there to raise them if you did.’
    즉 화성은 애들을 키울 곳이 못 되고 너무 춥고, 애들을 키워줄 사람도 없다는 뜻이다. 그는 이 노래를 1998년 우주왕복선 디스커버리호의 발사 장소에서 불렀다고 한다. 도대체 화성은 왜 이렇게 끊임없이 화제에 오를까? 왜 인류는 역사를 통해 그렇게 끊임없이 화성을 짝사랑하는 것일까? 화성이 인류의 관심을 끌어온 이유는 여러 면에서 지구와 너무 비슷해 ‘제2의 지구’로 여겨졌기 때문이다. 화성의 하루는 약 24시간 40분으로 우리 지구의 경우보다 겨우 40분밖에 차이가 나지 않을 뿐 아니라 공전궤도면에 대한 자전축의 경사각도 24도로 우리 지구의 경사각 23.5도와 놀라우리만큼 비슷하다. 또한 희박하나마 대기도 존재하고 4계절의 변화가 지구에서 관측되기도 한다. 눈으로 보면 화성은 정말로 붉게 보인다. 눈에 보이는 5개의 행성 중 붉게 보이는 것은 오로지 화성뿐이다. 마르스(Mars)가 그리스 신화에 나오는 전쟁의 신 아레스(Ares)의 또 다른 이름임을 감안하면 고대 서양 사람들은 붉은 화성을 보고 흉흉한 전쟁을 생각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 화성의 올림포스 산

    화성을 천체망원경으로 보면 얼룩진 붉은 표면과 함께 흰색을 띤 북극, 남극 부분이 보인다. 이 흰 부분이 마치 화성이 관을 쓰고 있는 것 같다고 해서 극관(polar cap)이라고 부른다. 극관의 주성분은 드라이아이스인 것으로 밝혀졌다. 주로 드라이아이스로 이루어진 극관은 여름에는 작아지고 겨울에는 커진다. 화성 탐사선들이 전송한 자료에 의하면 화성 표면에는 높이가 5~10km에 이르는 산들 사이로 평탄한 사막들이 자리를 잡고 있다. 화성 표면이 붉게 보이는 이유는 녹슨 철,즉 산화철 성분이 많기 때문이다. 메마른 표면에는 대규모의 먼지 폭풍이 발생해 퍼져나가는 것도 쉽게 관측된다. 대기가 희박하기 때문에 온도 변화가 심해 계절에 따라 표면 모습이 바뀐다. 대기성분의 90% 이상은 이산화탄소다.
    ▲ 마치 거대한 손톱으로 긁은 것처럼 보이는 밸리스
    마리너리스
    화성의 북반구에는 주로 낮은 평원이 펼쳐져 있고 남반구에는 고지대와 구덩이들이 많은 것이 특징이다. 북반구 평원 지대에는 태양계에서 가장 높은 산인 올림포스(Olympus) 산이 있는데 높이는 에베레스트 산의 3배가 넘는다. 화성의 적도 근처에는 거대한 계곡 밸리스 마리너리스(Valles Marineris)가 가로로 누워있는데 길이는 5000km가 넘는다. 흥미로운 점은 나주,낙동,장성,진주와 같은 우리나라 이름도 지명으로 등재돼 있다는 사실이다. 화성은 태양계의 네 번째 행성으로 지름은 지구의 절반이고 공전주기는 약 2년인 687일이다. 반지름이 10km도 채 안 되는 두 개의 달은 화성의 적도면 근처에서 거의 원 궤도를 그리면서 공전한다. 화성 표면에서 보면 포보스는 서쪽에서 데이모스는 동쪽에서 각각 뜨게 된다. 화성인은 아니더라도 박테리아 같은 생명체가 화성에 있느냐 없느냐 하는 것은 과학적으로도 대단히 중요한 문제다. 실제로 1996년 화성에서 날아왔다고 믿어지는 운석에 생명체와 관련된 유기물이 발견됐다고 미국 NASA가 발표해 전세계의 비상한 관심을 모은 적이 있었다.
     
    ▲ (左) 탐사 로봇이 촬영한 화성 표면   ▲ (右) 화성에서 날아온 운석의 현미경 사진

    즉 1984년 남극 대륙에서 발견된 화성 운석을 면밀히 조사한 결과 지구에 살고 있는 해양성 박테리아가 만드는 것과 동일한 자철광 결정이 운석에 있음을 발견했다는 주장이다. 하지만 박테리아의 화석으로 주장된 포도 모양의 탄소화합물 흔적이 지표면에서 덧붙여졌을 가능성 등이 제기되면서 진위 논란에 휩싸여 결론을 내리지 못했다. 최근 네덜란드 우주기업 ‘마르스 원(Mars one)’에서 화성에 정착할 사람들을 뽑는 이벤트를 진행하고 있다. 이 화성 이주 프로젝트는 2025년까지 인류를 화성에 정착시킨다는 계획을 가지고 24명의 최종합격자를 선발하고 있다. 지원자 중에는 1999년 노벨상 물리학상 수상자인 네덜란드의 후프트(’t Hooft) 박사도 포함돼 있다. 떠나면 지구로 다시 돌아올 수 없는 이번 여행에 전세계에서 20만 명이 넘게 지원했다. 총 107개국에서 1058명이 1차 통과자로 확정됐는데 미국이 297명으로 가장 많고 그 다음은 캐나다 75명 인디아 62명 러시아 52명… 등이다. 우리나라에서도 4명이 통과한 것으로 알려졌다.
    Premium Chosun ☜       박석재 한국 천문연구원 연구위원 dr_blackhole@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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