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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 세계적 천문학자가 된 내 친구 닐 타이슨, 그의 성공적인 공부 비결은...

浮萍草 2014. 3. 27. 10:18
    '코스모스' 다큐멘터리 진행자 맡아
    세이건(Carl Sagan) 박사가 호스트한 TV 다큐멘터리‘코스모스’는 1980년대에 60여 개국에서 방송돼 7억 5천만 명이 시청했다. 이 전설적인 다큐멘터리는 세이건 박사를 단순한 과학자가 아니라 세계적인 명사로 만들어줬다. 세이건 박사는 단순히 천문학을 대중에게 잘 설명한 과학자가 아니다. 우주에 관한 폭넓은 지식과 깊은 성찰이 밑에서 받쳐줬기 때문에‘코스모스’라는 빙산이 물 위에 떠올랐던 것이다. 영화로 만들어진 SF ‘콘택트(Contact)’만 봐도 이를 느낄 수 있다. 세이건 박사는 잘 생긴 외모에 센스까지 넘쳤다. 주로 노란 계통의 상의를 입고 다녀서 ‘옐로우 칼(Yellow Carl)’이라는 별명도 얻었다. 우선 제목 ‘코스모스’가 무슨 뜻인지 알아보자. 영어의 세 단어‘스페이스(space)’,‘유니버스(universe)’,‘코스모스(cosmos)’는 우리말로는 똑같이 ‘우주’ 라고 번역돼 자주 혼동을 일으킨다. 스페이스는 인간이 장악할 수 있는 우주 공간을 지칭하는 말이다. 따라서 우주 탐험, 우주 특파원, 우주 전쟁… 등은 각각 space exploration, space reporter, space war … 등으로 번역돼야 한다. 유니버스는 별·은하·우주로 채워진,천문학의 대상이 되는 객관적 우주를 지칭하는 말이다. 즉 어떤 책의 제목이 유니버스라면 그 책은 천문학 교과서라고 생각하면 된다. 코스모스는 유니버스에 인간의 요구사항이 추가된 주관적 우주를 말한다. 즉 ‘유니버스 + 알파’인 셈이다. 따라서 제목 ‘코스모스’는 유니버스를 기본으로 많은 재미있는 얘기들을 추가해 들려주겠다는 뉘앙스를 풍긴다. 이 ‘코스모스’가 화려하게 ‘시즌 2’로 부활했다. 그 동안 발전한 영상기술, 컴퓨터 그래픽, 애니메이션 기법이 총동원돼 시청자들에게 훨씬 화려해진 우주를 13부작으로 보여줄 예정이다. 제작을 총괄한 앤 드루얀(Ann Druyan)은 세이건 박사의 부인이고 제작비만 450억 원이 들어갔다고 한다. 이 명품 다큐멘터리를 우리나라에서는 내셔널 지오그래픽 채널(National Geographic Channel)을 통해 3월 15일부터 매주 토요일 밤 11시에 볼 수 있다. 이미 방송된 첫 회를 보고 언론사들은 찬사를 아끼지 않았다.
    새 ‘코스모스’의 호스트는 닐 타이슨(Neil Tyson)이라는 흑인 천문학자다. 그 소식을 처음 들었을 때 나는 정말 기절할 뻔했다. 닐은 미국 텍사스 대학교에서 나와 2년간 같은 방을 쓴 동료 대학원생이었던 것이다! 참 세상은 정말 좁다.
    다큐멘터리 '코스모스'의 새 진행자 닐 타이슨.

    닐은 사무실 형광등을 끄고 스탠드를 켜야 집중이 잘 된다고 늘 주장했다. 당시 그와 같은 방을 쓰려면 누구나 스탠드부터 하나 새로 사야 했다. 닐의 주장에 이끌려서 나도 따라했는데 결과는 나쁘지 않았다. 우리 방은 창문이 없었기 때문에 시간이 가는 줄 모르고 집중할 수 있었다. 닐은 원래 설명을 잘 했다. 한번은 같은 조교 입장에서 닐이 학생들에게 별자리를 소개하는 장소에 간 적 갔었다. 아름다운 밤하늘 아래에서 닐은 학생들을 가지고 놀았고 학생들도 좋아서 입을 다물 줄 몰랐다. 그런 닐이 미국 뉴욕의 자연사박물관 천체투영실에 자리를 잡았으니 날개를 단 격이었다. 이후 ‘오리진(Origin)’, ‘타이슨이 연주하는 우주교향곡(Death by Black Hole)’ 등의 저서도 세계적 베스트셀러가 돼 닐은 점점 더 유명해졌다.

    닐은 인간적으로도 큰 어려움을 이겨내고 오늘에 이르렀으리라 짐작된다. 당시 미국천문학회를 가면 3000~4000 명의 천문학자가 모였는데 흑인은 두세 명 눈에 띄었다. 닐은 나한테 늘 ‘Seok Jae, You have your own country to go back, but I don't’ 같이 말하곤 했다. 내가 먼저 졸업하면서 헤어져 연락이 끊어졌었는데 이렇게 기쁜 소식을 들으니 정말 반가웠다. 개인적으로도 옛날 백인이었던 세이건 박사 자리에 닐이 서 있는 모습이 좋아 보였다. 미국은 역시 기회의 나라라는 사실도 실감하게 됐다. 오바마 대통령이 새 ‘코스모스’에 대해 아래와 같이 직접 축사를 한 것도 정말 부러웠다. “우리는 언제나 더 큰 꿈을 꾸고 더 멀리 나아가는데 두려움이 없었습니다. 이것은 바로 칼 세이건의 <코스모스>에서 비롯된 탐구정신입니다. 현재 우리는 우리가 느꼈던 가능성을 새로운 세대에게 전해주기 위해 최선의 노력을 하고 있습니다. 왜냐하면 세상에는 탐험해야 할 새로운 세계가 있고 우리는 이에 열정을 바칠 사람이 필요하기 때문입니다. 한계는 없습니다. 눈을 뜨고 상상력을 펼치십시오. 위대한 발견의 다음 차례는 바로 당신입니다.”
    지난달 백악관에서 오바마 미국 대통령이 '코스모스' 제작진과 함께 찍은 사진. 왼쪽은 과학자 빌 나이,오른쪽은 진행자 닐 타이슨이다.닐 타이슨은 최근
    자신의 트위터에 이 사진을 공개했다.


    Premium Chosun ☜       박석재 한국 천문연구원 연구위원 dr_blackhole@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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