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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트나(BATNA·차선책)' 좋으면 슬쩍 보여라… 협상 술술 풀릴지니

浮萍草 2014. 3. 25. 12:02
    서울시, 청계천 상인들과 협상때 복원공사 막을 경우
    차선책으로 고가도로 3년 공사 계획 보여줘 상가 이전 수용하게 만들어
    부동산 중개업자가 손님 왔을때 다른 손님도 있다고 말하는 것은 베트나 활용한 협상 주도 전략
    신의 베트나는 안녕하십니까?
    내가 원하는 것을 얻을 수 있는 가장 쉬운 방법은 무엇일까? 협상학에서는 강력한 베트나를 갖고 있으면 된다고 말한다.
    당신이 부동산 중개업자라고 가정하자. 
    집 사러 손님이 왔을 때 무슨 얘기를 하면 계약 확률이 가장 높아질까? 
    "지금이 최저가입니다. 언젠가 이 동네가 개발됩니다." 
    이런 얘기는 대부분 믿지도, 통하지도 않는다. 
    이렇게 해보면 어떨까? 집 문을 열면서 이렇게 말한다. 
    "오늘 따라 이 집 보는 분이 많네요. 오전에만 두 분이 보고 가셨어요." 
    이 얘기를 듣는 순간, 손님의 마음은 어떨까? 
    왠지 모르게 초조하다. 
    때마침 중개업자에게 이런 전화가 걸려온다면 마음은 더 급해진다. 
    "아~. 오전에 집 보고 가신 분이군요. 
    지금 다른 손님 집 보고 계신데, 30분 있다가 제가 다시 전화드릴게요." 
    어떤가? 손님 입장에선 일단 가계약이라도 할 확률이 높아진다.
    매도자 입장에서 나 말고도 다른 선택 즉 베트나가 많다는 걸 아는 순간 매수자는 웬만한 건 양보하게 된다. 
    이게 바로 베트나의 힘이다. 협상학에선 말한다. 
    결국 협상이란 '베트나가 있느냐 없느냐'의 게임이라고 그래서 협상학에선 '갑'과 '을'의 개념도 다르게 정의한다. 
    베트나가 있는 쪽을 '갑', 없는 쪽을 '을'이라 부른다.
    일러스트=김성규 기자

    협상에서 베트나의 힘이 얼마나 강력한지를 보여주는 대표적 예는 청계천 협상이다. 2002년 서울시가 청계천 복원 공사를 선언했을 때 대다수는 불가능하다고 전망했다. 상인들의 반발이 너무 컸기 때문이다. 상인들은 보상금을 수조원 요구했다. 이때 서울시는 그 나름의 당근책을 제시했다. "송파구에 부지를 마련해 줄 테니 거기서 장사할 수 있도록 지원하겠습니다." 하지만 상인들은 꿈쩍도 하지 않았다. 결국 서울시는 이렇게 말했다. "좋습니다. 협상은 결렬됐고 청계천 복원을 포기하겠습니다. 그 대신 아시죠? 전임 시장 때 청계고가가 너무 낡아서 안전에 문제가 있다는 조사 결과가 나왔습니다. 이번 기회에 청계천 고가도로를 3년에 걸쳐 전면 보수하겠습니다." 무슨 의미인가? 만약 이렇게 협상이 결렬되고 3년간 청계고가 보수공사에 들어간다면? 어차피 교통은 통제되고, 상인들은 장사하기 힘들어진다. 문제는 공사가 시민들의 안전을 위한 공사이기 때문에 상인들 입장에선 딱히 반대할 명목도 없었다. 상인들은 어차피 3년간 생업에 지장을 받느니 차라리 서울시 지원을 받는 것이 낫겠다고 판단했고, 결국 협상은 타결됐다. 협상학에선 베트나를 제대로 활용하기 위해선 세 가지 원칙을 지키라고 말한다. 첫째 내 베트나가 좋을 때는 무조건 알려야 한다. 둘째 그렇다면 알릴 때는 직접적으로 알리는 게 좋을까 은근히 알리는 게 좋을까? 답은 '은근히'다. 베트나란 듣는 사람 입장에선 불쾌한 뉴스다. 너무 직접적으로 알리면 상대와 관계가 훼손된다. 셋째, 베트나는 시간이라는 함수와 밀접한 연관이 있다. 내 베트나가 좋고 상대 베트나가 형편없을 때는 협상을 최대한 끌어야 한다. 어차피 시간이 갈수록 상대는 더 많이 양보한다. 반대 경우에는 협상을 전광석화처럼 끝내는 게 좋다. 우리 회사의 이익을 지키고 싶다면 이 질문이 중요하다. '우리 회사의 베트나는 무엇일까?'
    ☞ 베트나 우리말로 풀이하면 ‘협상이 결렬됐을 때 내가 갖고 있는 차선책(Best Alternative To Negotiated Agreement·BATNA)’이란 뜻이다.

    Biz Chosun ☜        최철규 HSG 휴먼솔루션그룹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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