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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래예술창작촌의 변신

浮萍草 2013. 12. 7. 06:00
    벽화… 공연… 골목길따라 ‘예술의 향기’
    서울 영등포구 문래동은 원래 방직공장으로 유명했다.동 이름도 여기서 나왔다.1980년대 방림방적공장 모습(왼쪽 사진).1960년대부터는 철공소 단지로 명성을
    얻었고 최근에는 예술창작촌으로 주목받고 있다.관광객들이 문래동 예술투어를 하는 모습(오른쪽).서울 영등포구 제공
    울 지하철 2호선 문래역 7번 출구로 나와 공원과 아파트 숲을 지나면 갑자기 기계소리가 귀를 찢어댄다. 용접 불꽃이 눈앞에서 튀고 쇳가루가 날린다. ○○정밀 ○○금속 등의 간판이 빼곡한 철공소 단지다. 하지만 철공소 분위기와 어울리지 않게 벽화와 예술 조형물도 곳곳에 눈에 띈다. 철공소 장인의 에너지와 예술가들의 창작열이 어우러져 불꽃을 튀기는 ‘문래예술창작촌’이다. 서울 영등포구 문래동 철공소 단지는 1960년대 초 무렵 경인로를 중심으로 형성되기 시작해 1970년대 후반에는 서울 철강산업과 기계업의 전초기지 역할을 했다. 1980년대 중반 청계천에 있던 소규모 제조업체들이 문래동으로 이전하면서 한때 소규모 공장이 1000곳을 넘었다. ‘ 문래동에서는 10명만 모이면 미사일도 만들 수 있다’는 농담까지 나올 정도였다. 하지만 1990년대 후반 외환위기를 겪고, 시흥 김포 검단 시화 등 수도권 주변에 공단이 조성되면서 위기를 맞았다. 철공소가 문을 닫고 임대료가 내려가자 그 틈새를 홍대 대학로 등에서 젊은 예술인들이 알음알음 옮겨와 메우기 시작했다. 2003년 문래예술창작촌이 형성돼 현재 150여 곳의 작업 공간에서 250여 명의 예술가들이 활동하고 있다. 회화, 설치, 조각, 디자인, 일러스트, 사진, 영상, 서예, 영화, 패션, 애니메이션 등의 시각예술 장르를 비롯해 춤, 연극, 마임, 거리 퍼포먼스, 전통예술, 음악 등의 공연예술가와 비평, 문화기획, 시나리오, 자연과학 등 다양한 분야의 문화 활동가들이 작업하고 있다. 공장 단지에 예술이 흘러들면서 미국 뉴욕 브루클린이나 베이징 다산쯔(大山子) 798특구에 비견되기도 한다. 문래예술창작촌이 인기를 끌면서 서울시 자치구 동네 관광상품으로도 선정됐다. 예술작가들이 가이드가 돼 예술과 철재 산업이 함께 숨쉬는 문래동 곳곳의 벽화와 예술 작품을 찾는 골목길 투어를 진행한다. 전시회 관람을 비롯해 현대 무용, 인디 밴드 등의 공연까지 즐길 수 있다. 문화 투어는 매월 첫째, 셋째 주 토요일에 진행된다. 오후 3시에 15명 내외로 출발한다. 02-2637-3313
    지금은 철공소와 예술로 유명하지만 문래동은 원래 방직과 인연이 많은 곳. 1930년대 방직공장이 대거 들어서면서‘실 사(絲)’자를 넣어 사옥정(絲屋町)이라 불렸다. 광복 후 우리식 이름으로 고칠 때 실을 자아내는 ‘물레’와 관련이 있다고 해서 소리가 비슷한 ‘문래(文來)’ 라는 이름을 붙였다. 일제 때부터 공장근로자가 많았던 이 지역에 일제는 최초의 계획도시인 ‘영단주택단지’를 짓기도 했다. 현재도 문래동4가에 그 흔적이 남아 있어 일명 ‘오백채’라고 불린다. 현재는 방직공장이 즐비하던 문래동의 옛 흔적을 찾을 수 없다. 방림방적공장은 대형마트와 아파트 단지로 바뀌었고 경성방직공장은 복합쇼핑몰인 타임스퀘어로 변신했다. 다만 타임스퀘어 8번 게이트 앞 1층에 가면 구 경성방직 사무동이 보존돼 현재 갤러리 겸 북카페로 개조돼 운영 중이다. 지하철 2호선 문래역에 가면 한편에 대형 물레가 자리 잡고 있어 직접 물레를 돌려 목화에서 무명실을 뽑아 내는 과정을 체험할 수 있다. 이 밖에도 서울의 다양하고 흥미진진한 이야기를 알고 싶으면 서울시 관광정책과(02-2133-2817)에 문의 하거나 시의 온라인플랫폼 서울스토리(www.seoulstory.org)에서 확인하면 된다.
    Donga         김재영 기자 redfoo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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