萍 - 저장소 ㅁ ~ ㅇ/王의 병을 보면 건강이 보인다

광해군-화병

浮萍草 2013. 8. 22. 00:00
    御醫 거짓 보고에 분노하다 병 키워
    의 허준은 선조의 명에 따라 ‘동의보감’을 저술하기 시작하는데 아들인 광해군 때에 이르러서야 비로소 책을 완성 짓는다. 우리나라 사람치고 허준과‘동의보감’에 대해 들어 보지 못한 사람은 없을 것이다. 아니, 우리 국민들뿐만 아니라 전 세계적으로도 ‘동의보감’의 명성은 대단하다. 2009년에는 이러한 ‘동의보감’이 세계기록유산으로 등재됐는데 심사 관계자가 이러한 말을 남겼다. “동의보감은 그 내용이 독특하고 귀중하며, 오늘날에도 사용되고 있기 때문에 동아시아의 중요한 유산이다. 역사적으로 동의보감은 현대 서양의학이 발견되기 전까지 동아시아인 수백만 명의 건강에 기여했다. 동의보감은 아직도 여러 방면에서 서양의학보다 우수한 것으로 인정받고 있다. 동의보감을 격리된 사례로 보지 않는다면 세계 의학사에 대한 기여는 상당한 것으로 볼 수 있다. 실제 한의사 국가고시에 출제되는 대부분의 문제도‘동의보감’에 근거한 경우가 많을 정도로 동의보감’은 한의계와 밀접하다. 또한 많은 한의 관련 서적이나 방송들이 ‘동의보감’이라는 이름을 차용해 쓰고 있는 것도 이러한 유명세 때문이다. 프랑스 파리에서 제36차 총회를 열었던 유네스코가 ‘동의보감’ 발간 400주년이 되는 2013년을 ‘유네스코 기념의 해’로 선정한 것도 다 이런 맥락이다. 광해군은 이러한 ‘동의보감’을 저술하기 위해 허준을 비롯한 많은 어의들을 격려하고 포상하면서 믿음을 심어 준다. 하지만 어의들에게 무턱대고 신뢰만 준 것은 아니다. 광해군 15년의 ‘왕조실록’을 보면 잘못을 저지른 어의들을 호되게 꾸짖는 장면이 나온다. 광해군이 평소 지병으로 화병이 있었는데 그에 대한 언급은 하지 않고 오히려 왕이 침을 맞아 몸이 허해졌다는 거짓 보고를 한 어의가 있는가 하면 왕을 진료하는 과정 중에 지켜야 할 비밀을 고의로 누설한 어의까지도 발견됐던 것이다. 광해군은 직접 한 사람 한 사람 똑바로 지적하며 충고하라는 지시를 내린다. 과연 무엇이 그토록 광해군을 화나게 만들었을까? 실제 광해군은 스스로 화병이 있음을 밝히고 있다. 당시 광해군은 이미 신하들과의 사이가 심하게 틀어져 있었을 것이다. 세자 때부터 광해군이 추구하던 실용노선에 대해 신하들은 끊임없이 반대를 했고 왕이 하고자 했던 정책들은 사사건건 방해를 받았다. 그러니 왕에게 화병이 없을 리가 없었다. 실제 연이어 나오는 기록을 보면 광해군은 어의가 자신의 일거수일투족을 신하들에게 일일이 보고하는 부분에 대해 무척 분노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게다가 인체의 병증을 허증과 실증으로 나눌 때, 화병은 실증으로 볼 수 있다. 그런데 어의들은 왕의 증상을 허증으로 잘못 진단했다. 아니 어쩌면 화병임을 알면서도 왕의 몸이 허한 때문이라고 거짓을 고했을 수도 있다. 인체의 허증과 실증은 치료 방법이 완전히 달라진다. 급기야 광해군은 더 이상 자신에게 하는 치료를 진행하지 말라는 명령을 내린다. 자신의 병세가 아무리 심해도 침과 한약을 올리지 말라고 말하는 부분이 ‘왕조실록’에 정확하게 기록돼 있다. 이 정도의 상황이라면 이미 환자의 신뢰는 환자에게서 떠나 버린 상태다. 제대로 된 진료가 이뤄질 수가 없는 것이다. 광해군은 철저하게 고립돼 갔으며 의료의 혜택조차 받지 못하는 상황에 이르게 된 것으로 보인다. 진료를 제대로 받지 못한 화병은 더욱더 심해졌을 것이다. 결국 신하들에 의해 인조반정이 일어났으며 광해군은 왕위를 빼앗긴 채 화병을 안고 유배지로 떠나게 된다.
    Munhwa     장동민 대한한의사협회 홍보이사 하늘땅한의원장 www.okskyland.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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