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순물 0' 逆삼투압식(정수기), 미네랄도 걸러내 문제
-미네랄 무조건 많을수록 좋다?
수입 생수가 미네랄 더 많지만 함량만큼 성분간 균형도 중요… 과도하면 '쓴 맛' 등 역효과도
"시판 생수별로 장단점 뚜렷… 소비자 선호 따라 선택해야"
취재진은'수질(水質)'측면만 아니라 건강에도 좋은 물이 무엇인지 찾기 위해 수돗물·정수기 물·생수 등 3종류의 물에 얼마나 미네랄이 풍부한지도 분석했다.
본지 의뢰로 국립환경과학원은 미네랄 수질 검사를 하고, 미네랄 중 대표적인 칼슘·나트륨·마그네슘·칼륨·규소 등 다섯 가지 성분도 측정했다.
ㆍ역삼투압 정수기는 미네랄도 제거
국립환경과학원 분석 결과 수돗물의 미네랄은 일반 국산 생수와 큰 차이가 없었다.
미네랄 함량과 비례하는 물의 '경도(硬度)'에서, 수돗물은 45㎎/L로, 삼다수(19㎎/L)·아이시스(35㎎/L)보다 오히려 높았다.
이번 조사 결과만 놓고 봤을 때, 수돗물의 전체 미네랄 함량(45㎎/L)은 이번에 조사한 국산 생수의 평균(39㎎/L)과 비슷했다.
 | ▲ 이미지를 클릭하면 큰 그림 보기가 가능 합니다 생수 종류별 미네랄 함량 분석. '건강한 물'에 대한 오해와 진실. |
미네랄 성분별로 분석했을 때 수돗물에 든 칼슘(14.9㎎/L)은 아이시스(13.7㎎/L)와 비슷했고 마그네슘(2.6㎎/L)은 삼다수·평창수와 거의 같았다.
다만 규소 성분은 국산 생수의 3분의 1 수준만 들어 있었다.
이번 조사에 포함되지 않은 미네랄까지 모두 합친다면 그래도 암반 지하수를 끌어올리는 생수가 지표수인 수돗물보다는 미네랄 측면에서는 다소 우수할 것이라고
전문가들은 말했다.
수돗물을 정수기로 거를 경우에는 정수 방식에 따라 미네랄 잔존 여부는 크게 갈렸다.
중공사막식(실뭉치 필터로 물을 거르는 방식) 정수기에서 거른 물은 미네랄 성분을 살리기 때문에 실제 분석 결과에서도 수돗물과 미네랄 함량은 거의 동일했다.
그러나 역삼투압식(역삼투막에 강압적으로 물을 통과시켜 일체의 불순물을 없애는 방식) 정수기는 유해 물질을 포함해 모든 미네랄 성분까지 거르기 때문에 미네랄이
쏙 빠진 증류수와 비슷한 상태가 됐다.
가천대 화학과 이덕수 명예교수는"역삼투압식 정수기를 통과한 물은'순수한 물'에 가까워지는데 이는 물 분자 상태를 불안정하게 만들어 체내 흡수를 어렵게 한다"고
말했다.
ㆍ외국산 생수, 미네랄 함량 높아
이번 분석에서 시판 생수 종류별로는 에비앙·볼빅 등 외국산 생수가 전체 미네랄 함량 자체는 높았다.
물의 경도에서 에비앙은 317㎎/L, 볼빅은 68㎎/L였다.
국산 가운데엔 평창수가 62㎎/L로 볼빅과 비슷했다.
그러나 미네랄 성분까지 보면 생수별로 장단점이 드러났다.
칼슘(80.6㎎/L)이나 마그네슘(28.0㎎/L)은 전체 미네랄 함량이 높은 에비앙이 가장 많았지만 다른 미네랄은 에비앙 등 외국 생수가 오히려 적은 경우도 있었다.
좋은 물을 따질 때 얼마나 미네랄 성분이 균형 잡혔는지도 고려해야 한다고 전문가들은 말했다.
특히 칼륨과 나트륨 함량은 서로 엇비슷하게 균형이 맞아야 좋다는 것이다.
식품의약품안전처에 따르면 물속에 칼륨과 나트륨이 비슷한 정도면 '이온 교환' 과정을 통해 칼륨을 몸에 흡수하는 데 문제가 없지만 나트륨이 칼륨양보다 지나치게
많을 경우에는 괜히 몸에 불필요한 나트륨 성분만 과잉 공급된다고 설명했다.
이 같은 측면에서 봤을 때 이번 분석에서 칼륨과 나트륨 밸런스가 가장 우수한 것은 볼빅(1대 2.0)이었고 그다음으로는 삼다수(1대 2.8)였다.
이 때문에 외국산 생수가 무조건 좋다고 하기도 어렵다는 것이 전문가들 입장이다.
전문가들은 또 미네랄 가운데 마그네슘 성분이 지나치게 높으면 물에서 쓴맛이 나고, 칼슘이 지나치면 요로결석이 생길 수 있다고 설명했다.
공주대 신호상 환경교육학과 교수는"생수별로 우수한 미네랄 성분이 제각각이고 미네랄이 얼마나 골고루 균형이 있는지도 중요하다"며 "어느 생수만 우수하다고
볼 수 없기 때문에 소비자가 필요와 선호도에 따라 선택해야 한다"고 말했다.
☞ Chosun ☜ ■ 김성모 기자
草浮 印萍
수돗물·정수기 물·생수 '블라인드 테스트' 해보니… 맛 차이 구분 못했다
시민 831명 '선호 물맛' 조사… 각기 32%·32%·35%씩 골라
 | ▲ 지난 7일 서울광장에서 열린‘물맛 블라인드 테스트’에서 어린 참가자가 물맛을 보고 있다. 이 테스트는 똑같은 물병에 A-수돗물 B-생수 C-정수기 물 등 세 종류 물을 담고, 작은 종이 컵으로 조금씩 맛보게 한 뒤 제일 선호하는 물을 고르게 하는 방식으로 이루어졌다. / 오종찬 기자 | 우리나라 사람들은 수돗물과 정수기로 거른 물 일반 시판 생수의 물맛 차이를 거의 구분하지 못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본지와 TV조선이 한국상하수도협회에 의뢰해 지난 7일 서울광장에서 시민 831명을 대상으로 세 가지 물(수돗물
정수기 물 생수)에 대한 '물맛 블라인드 테스트'를 실시한 결과 시민이 가장 좋아하는 맛이라고 고른 물은 생수
293명(35.3%), 정수기로 거른 물 270명(32.5%) 수돗물 268명(32.2%) 등으로 나왔다.
사실상 세 종류를 거의 똑같은 정도로 선호한다는 결과가 나온 셈이다.
수돗물은 강서수도사업소 음수대에서 가져왔고 생수는 국내 생수인 삼다수를 정수기는 한일월드 제품(중공사막식)을
썼다.
조사는 각각 어떤 물인지 알 수 없게 똑같이 투명한 물병에 담은 뒤 작은 종이컵에 조금씩 부어 두고 시민들이 맛본 뒤
가장 선호하는 물을 고르는 식으로 진행했다.
이날 조사에서 자기가 고른 물이 수돗물이란 것을 나중에 안 시민들은 놀랍다는 반응이 많았다.
김현숙(42)씨는"이 물(수돗물)이 냄새가 가장 적은 것 같았는데 수돗물이라니 놀랍다"고 했고 홍순재(70)씨는"30년간
생수만 사 먹었는데 집 상수도관만 깨끗하다면 앞으로 그냥 수돗물을 먹어도 되겠다"고 말했다.
그러나"이 물(수돗물)에서는 약간 냄새가 나는 것 같다""(수돗물에서) 약품 냄새가 느껴졌다"등과 같은 반응도 있었다.
이날 물맛 블라인드 테스트와 함께 진행한 설문조사에서'어떤 물을 주로 마시느냐'는 질문에 대해 시민들은 정수기로
거른 물(323명, 39%)을 가장 많이 마신다고 답했다.
이어 생수(262명, 32%), 수돗물(233명, 28%) 순이었다.
수돗물은 끓여 마시는 경우도 포함한 것이다.
마시는 물을 선택할 때 시민들은 건강(348명 42%) 측면을 가장 많이 고려한다고 했고 맛(298명, 36%)이나 냄새(102명,
12%)도 중요한 요소였다.
마실 물을 고를 때 가격도 중요하다는 의견도 6%(53명) 있었다.
결국 시민들은 건강이나 맛 등을 이유로 수돗물보다는 생수나 정수기 물을 찾는다는 얘기다.
시민이 수돗물을 외면하는 이유로 '막연한 불안감'이 큰 몫을 차지했다.
평소에 수돗물을 꺼리는 이유로 시민 184명(22%)은'물탱크나 낡은 수도관에 문제가 있을 것 같아서'라고 했고,163명
(20%)은 '냄새가 나고 물맛이 없기 때문'이라고 답했다.
그 뒤를 이어 '상수원이 깨끗하지 않을 것 같아서'(137명, 17%) '막연히 불안해서'(109명, 13%)라고 답했다.
"습관적으로 수돗물은 먹지 않는다"는 응답도 있었다.
한국상하수도협회 고동욱 사무총장은"수돗물은 무조건 염소 냄새가 심하다든가 맛이 없을 것 같다는 생각은 선입견일
뿐"이라고 말했다.
☞ Chosun ☜ ■ 김성모 기자 /노상균(서울대 체육교육과 졸업) 인턴기자 / 박선주(서울대 국어국문학과 4학년) 인턴기자
草浮 印萍
4人가족 한 달 '물 45L' 쓰면… 수돗물 27원, 정수기 2만원, 생수 6만원(국내·수입 5개 평균)
수돗물 정수기로 거른 물, 시판 생수의 가격을 비교하면 어떨까.
가장 싼 물은 당연히 수돗물이다.
수돗물 값은 1L당 0.619원(한국상하수도협회)으로 사실상 공짜나 다름없다.
4인 가족이 한 달(30일) 먹는 물의 양을 45L(하루 1.5L×30일)라고 가정하면 수돗물을 마실 경우 한 달에 드는 비용은 27.855원에 불과하다.
같은 기간 수돗물을 정수해 먹는 가정이 음용수를 섭취하는 데 들이는 비용은 한 달 평균 2만169원이다.
수돗물 45L 가격(27.855원)과 월평균 정수기 유지비용(2만141원, 환경부 자료)을 포함한 값이다.
생수를 마실 때가 가장 비싸다.
본지가 20일 인터넷 홈플러스몰 기준으로 이번 조사 대상인 다섯 가지 생수 가격을 조사한 결과'삼다수'500㎖의 판매 가격은 380원'아이시스'는 410원,'평창수'는
320원이었다.
반면 같은 용량의 수입 생수 가격은 '에비앙'이 1150원 '볼빅'은 1300원이었다.
이 5개 생수의 평균 가격은 1L당 1424원이었다.
수돗물과 같이 4인 가족이 한 달에 45L를 마신다고 가정하면 한 달 생수 가격으로 지불하는 비용이 6만4080원 드는 것이다.
결국 4인 가족이 수돗물을 마시면 한 달 27.855원이 들고 정수기 물을 마시면 수돗물을 마실 경우의 724배인 2만169원, 생수를 마시면 수돗물을 마실 경우의 2300배인
6만4080원이 드는 셈이다.
☞ Chosun ☜ ■ 김성모 기자 /노상균(서울대 체육교육과 졸업) 인턴기자 / 박선주(서울대 국어국문학과 4학년) 인턴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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