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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령화 사회, 죽음을 대비하다] 2 “허둥대다 죽음에 당하지 말라, 미리 준비해 죽음을 맞이하라”

浮萍草 2013. 5. 29. 15:30
    ㆍ‘임종 준비’ 펴낸 최준식 한국죽음학회장
    준식 이화여대 국제대학원 한국학 교수(57·사진)는 국내 죽음학의 권위자로 꼽힌다. 한국죽음학회장을 맡고 있기도 한 그는 최근 펴낸 <임종 준비>(모시는사람들)에서 임종자 그 가족 의료진이 죽음을 앞두고 맞이하는 문제에 대한 실질적인 해결책을 제시한다. 먼저 평소에도 죽음에 대해 이야기할 수 있어야 한다. 한국인은 대체로 죽음에 대해 외면 부정 혐오의 감정을 나타내기 마련인데 그렇게 해서는 죽음을 미리 준비 할 수 없다. 죽음을 갑자기 맞이한다면 허둥대다가 죽음에 ‘당해 버리는’ 경우가 많다. 2007년 창립한 한국죽음학회의 표어는“당하는 죽음에서 맞이하는 죽음으로”다. 유언장은 그러한 준비의 일환이다. 유언장은 정신이 건강하고 정정할 때 미리 써두는 게 좋다. 유언장에는 유산 상속에 대해 확실하게 적어 가족들 사이의 분란을 막아야 하고, 법적 효력을 지니도록 해야 한다. 유언장이 가족을 위한 것이라면 사전의료의향서는 자신을 위한 것이다. 중환자실서 의식불명 상태로 인간의 존엄을 잃으며 죽어가지 않기 위해서 진통제 투여·영양 공급을 제외한 다른 치료는 거부한다는 식의 의향서를 작성하는 것이 좋다. 의향서 작성을 도와주는 시민운동 단체도 이미 만들어져있다. 말기 질환에 걸렸으면 그 사실을 환자에게 곧바로 알리는 편이 낫다. 그래야만 잘 훈련된 의료진의 도움을 받으면서 얼마남지 않은 생을 존엄하게 마무리할 수 있기 때문이다. 말기 질환자들에게는 얼마 남지 않은 시간을 소중하게 보낼 수 있는 계획이 필요하다. 가족들은 심리적·육체적 고통을 겪고 있는 환자에게 “끝까지 같이 있을 것”이라는 믿음을 줘야 한다. 임종이 가까워진 환자는 음식 물의 섭취가 줄어들기 때문에, 억지로 권하면 오히려 해가 된다. 육체의 여러 기능이 현저히 떨어져 임종이 임박했다면 당사자가 안심하고 이승을 떠날 수 있도록 도와주는 편이 좋다. 예를 들어 “남아 있는 저희들은 걱정하지 마시고 이제 떠나셔도 됩니다”라고 말해주는 식이다. 가능하면 가족들만 따로 모일 수 있는 방에서 임종을 할 수 있도록 준비하는 편이 좋다. 다인실 병실에서는 옆 침상에 시신이 있는 걸 용납하기 힘들기에 아직 온기가 남은 시신을 곧바로 차가운 냉동고로 보내기 십상이다.
    최준식 교수는 수의를 입히는 관습에 대해서도 이의를 제기한다. 고인이 평상시 즐겨입던 옷을 입히는 편이 고인을 위해서나 경제적으로나 좋다고 제안 한다. 실제 원불교에서는 수의를 입히지 않는 것을 일찌감치 가이드라인으로 정했고 요즘 이런 풍습이 늘어나고 있다고 최 교수는 전한다. 장례가 끝나면 유족들은 슬픔을 극복해야 한다. 통상 1~2개월간 충격과 좌절의 단계를 거친 후 고인의 부재를 체감하는 고독과 우울기를 맞이한다. 이 상태는 1년 정도 지속되는 게 보통인데 이 이상 길어진다면 전문가의 상담을 받는 것이 좋다고 최 교수는 조언한다. 마지막으로는 사별의 슬픔을 극복하는 단계를 맞는다. 슬퍼할 만큼 슬퍼하고, 생활을 단순하게 바꾸며 고통을 감추지 말고 표현하는 등의 방법 으로 차츰 슬픔을 극복할 수 있다.
    Khan         백승찬 기자 myungworry@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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