먹는 것이 약이다
| ▲ 배효상 교수 | 진료실에 앉아서 많은 환자들을 대하다 보면 수많은 불편한 증상을 가지고 치료를 받으면서 항상 질문을
하는 것이“무엇을 먹는 것이 나에게 가장 좋을 까요?”라는 것이다.
먹는 것이 부족했던 시절과 달리 현재는 골라서 먹는 것이 중요하고 자신의 건강을 챙길 수 있는 음식에
대한 관심이 중요하다 보니 이 같은 질문은 당연하다고 할 수 있다.
체질에 따라 가장 적합한 치료를 시행하는 것이 하는 일이다 보니 각 환자들에게 가장 적합한 음식을 일러
주느라 분주하는 때가 많다.
사람의 체질에 따라 다르게 음식을 먹는 것은 매우 중요하다.
그러나 그보다 먼저 내가 먹는 일을 어떻게 생각하는가를 고민할 필요가 있다.
한의학에는 식약동원(食藥同源)이라는 개념이 있다.
이는 “음식과 약은 그 근원, 뿌리가 같다”는 뜻이다.
예로부터 인류는 자연에서 얻을 수 있는 모든 천연물질을 섭취하여 왔는데 그 중에서 오랫동안 먹어도 맛있고 인체에 부작용이 가장
적은 것들은 음식으로 자리 잡았고 오랫동안 먹기에는 힘들지만 부작용이 거의 없고 질병치료에 활용될 수 있는 것들은 약으로 사용
됐다.
따라서 음식과 약은 출발이 같다.
다만 오랫동안 먹을 수 있느냐 없느냐와 질병치료에 단기적으로 나타나는 효과에 따라 구분이 된 것이다.
내가 평소와 다르게 어딘가가 불편하기 시작한다면 한번쯤 나의 음식과 생활방식을 살펴볼 필요가 있다.
이미 한의사와 상담을 통하여 자신의 체질을 안다면 나에게 가장 적합한 음식과 운동을 통해 내 건강을 스스로 챙기고 있는가를 알
필요가 있는 것이다.
먹는 음식은 단기간에는 영향을 미치지 않지만 사람이 살아가는 평생 동안 함께 하는 것이므로 어떤 종류를 가장 많이 섭취하고 있는
가를 알아야 한다.
곡류, 채소류, 육류, 어패류, 해조류, 과일.견과류 등 여러 가지 음식의 종류 중에서 내가 가장 즐기는 음식과 거의 먹지 않는 음식을
오늘 올라오는 밥상을 통해 한번 살펴보자.
녹색, 노란색, 흰색, 붉은색, 검은색이 적절히 조화되고 아침에는 채소와 과일을 많이 먹고 점심은 간단하게, 저녁은 기름지지 않은
고기와 알맞게 조리한 어패류를 먹고 있다면 임금님의 밥상이 부럽지 않다.
음식의 종류를 알고 다양하게 먹고 있다면, 음식을 먹고 있는 나의 모습을 한 번 보자. 밥상에 앉아 시간에 쫓기면서 머릿속에 생각을
가득 품고 다음에 할 일을 위해 기계적으로 음식을 먹고 있는지 어딘가 몸이 아파서 먹기 싫어도 몸에 좋다는 말 때문에 억지로 먹고
있지는 않은지, 스트레스와 긴장감으로 시도 때도 없이 무언가를 입에 달고 있지는 않은지.
무엇을 먹고 있는가 보다 몸에 더 영향을 미치는 것은 사실 어떻게 음식을 먹고 있는가이다.
반찬이 별로 없고 젓가락이 별로 갈 곳이 없어도 시장이 반찬이고 감사하는 마음으로 음식을 대한다면 그것이 바로 보약이며 건강의
기본 원천이 될 것이다.
☞ 불교신문 Vol 2907 ☜ ■ 배효상 동국대학교 일산한방병원 사상체질과 교수
草浮 印萍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