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면 중 산소 부족… 뇌·심장에는 '직격탄
뇌·심장에 피 몰리면 혈관손상…
혈소판 이상으로 혈전 생기면 뇌 혈관 막히고 심근경색도
숨길이 막혀 코를 곤다면 우리 몸은 산소 부족을 겪는다.
순천향대부천병원 이비인후과 이재용 교수에 따르면 숨을 20초 이상 멈추면 산소포화도가 80% 이하로 떨어진다.
산소포화도가 90% 이하로 떨어지면 병원에서는 산소호흡기를 달아준다.
85% 이하면 뇌졸중·심장마비로 사망할 수도 있다.
이 때문에 산소포화도가 80% 정도로 떨어지면 병원에서는 입안으로 관을 넣어서 기도를 통해 산소를 주입한다.
서울수면센터 한진규 원장은"코골이 환자는 전신에 산소가 부족해져서 심장마비·뇌졸중·협심증·부정맥·치매·만성폐질환·당뇨병
같은 갖가지 질환이 걸릴 수 있다"며"특히 산소에 가장 민감한 장기인 뇌와 심장이 가장 위험하다"고 말했다.
코를 고는 사람은 산소를 많이 흡입하기 위해 구강 호흡(입을 벌려 숨을 쉬는 것)을 하고 호흡근육을 과도하게 움직여 산소를 많이
흡입하려다가 다른 질환도 유발한다.
 | ▲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그래픽 뉴스로 크게 볼 수 있습니다 그래픽=김충민 기자 |
◇ 심뇌혈관질환·고혈압=우리 몸에 산소가 부족하면 뇌는 각성상태가 된다.
부족한 산소를 채우기 위해 호흡근육을 계속 움직이려는 본능이 작동하는 것이다.
그러면 혈압·맥박을 올리는 교감신경이 활성화되고 스트레스 호르몬인 코티졸과 카테콜라민이 많이 분비된다.
숨길이 막히면 우리 몸에서 가장 중요한 장기인 뇌와 심장에는 피가 더 많이 몰린다.
생명 유지에 필수적인 장기의 산소 부족을 막기 위한 몸의 방어작용이다.
하지만 혈압이 올라간 상태에서 혈액이 많이 몰리면 두 장기의 부담이 커진다.
두 장기의 혈관에 산소가 부족할 때는 혈액이 몰리고 산소 공급이 정상화돼 혈액이 빠지는 과정이 불규칙적으로 반복되면 심장과
뇌의 혈관이 망가진다.
심장은 늘어난 혈액을 과도하게 짜는 과정에서 부정맥(심장박동 불규칙)이나 심부전(심장 기능이 점차 떨어지는 것)이 나타나기
쉽다.
또 교감신경이 과도하게 흥분하면 혈액 응고 기능을 담당하는 혈소판에도 문제가 생겨 피떡(혈전)이 잘 만들어진다.
피떡으로 인해 심근경색이나 뇌경색(뇌졸중의 하나로 뇌혈관이 막힌 것)이 생길 수 있는 것이다.
고대안산병원 수면장애센터 신철 교수팀이 50~79세 746명의 코골이 여부를 살피고 뇌 MRI(자기공명영상)를 찍어봤더니 잠 잘 때
숨을 잠깐씩 멈추는 코골이가 있는 사람의 뇌경색 위험이 2.4배 높았다.
자다가 심근경색·뇌졸중이 생기면 돌연사할 수 있다.
◇ 당뇨병=산소가 부족하면 췌장 기능이 떨어지고 스트레스호르몬 증가로 인해 인슐린 기능이 떨어진다.
이 때문에 당뇨병이 잘 생긴다.
미국 예일대 연구에 따르면 잠을 잘 때 숨길이 완전히 막히는 코골이 환자는 당뇨병에 걸릴 위험이 2.7배 높고 무호흡이 심할수록
혈당 조절이 어렵다고 한다.
◇ 호흡기질환=구강 호흡을 해서 입 안이 건조하다. 집먼지 진드기 같은 알러지 유발 물질과 바이러스, 세균이 쉽게
기도로 침투할 수 있다.
이 때문에 천식·만성폐질환 등 호흡기질환이 잘 생긴다.
고려대 의대 연구팀이 4년간 코골이의 호흡기 건강 상태를 살폈더니 일주일에 6일 이상 코를 고는 사람은 만성기관지염 발생 위험이
1.7배 높았다.
◇ 주간졸림증=산소 공급이 안되면 뇌는 호흡 근육이 계속 움직이도록 작동해야 해서 깨어 있다.
숙면이 불가능해지므로 낮에 계속 졸리게 된다.
◇ 역류성식도염·야간소변장애=산소가 부족하면 호흡근육이 과도하게 움직이고, 입을 벌리고 자기 때문에 배에 가스가 차서
역류성식도염이 잘 생긴다.
방광 자극도 심해져 한 밤중에 깨어 소변을 보는 야간소변장애도 생긴다.
☞ Health Chosun ☜ ■ 김경원 헬스조선 기자
草浮 印萍
코골이 우습게 봤다가 뇌졸중 생긴다
국내 코 고는 사람 1000만 명… 병원 찾는 사람은 4만 명 불과
60대 중반인 대학교수 A씨는 지난해 뇌졸중으로 쓰러져 몸 한쪽이 마비됐다.
원인은 바로 코골이였다.
A씨는 뇌졸중으로 쓰러지기 3개월 전 불면증이 있던 아내와 함께 수면다원검사를 받았다.
진단 결과는 중증 무호흡성 코골이였다.
잠을 잘 때 10초 이상 숨을 쉬지 않는 상태가 1시간에 30차례 넘게 나타나는 경우다.
산소포화도(동맥 혈액 내 산소 함량)도 정상치인 94.6~98.2%에 훨씬 못 미치는 72%에 불과했다.
주치의는 "산소에 민감한 뇌와 심장이 버티기 어려운 상태"라며"당장 코골이 치료를 하지 않으면 사망할 수도 있다"고 경고했다.
하지만 A씨는 "말도 안된다"며 치료를 거부했다.
사전 예방이 가능했지만 코골이를 우습게 보다가 큰 일을 당한 것이다.
 | ▲ 신지호 헬스조선 기자 |
우리나라에서 습관적으로 코를 고는 사람의 수는 1000만 명으로 추정된다.
전체 인구 5명 중 1명이 코를 고는 셈이다.
하지만 코골이 치료를 위해 병원을 찾는 사람은 2012년 한 해 3만8471명에 불과했다.(건강보험심사평가원 자료)
고대안산병원 수면장애센터 신철 교수는"코골이가 너무 흔하다보니'치료가 필요하다'는 인식이 부족하다"며"코골이가 남에게 소음
피해를 끼친다고 생각할 뿐 코골이 자체를 심각한 건강문제로 받아들이는 사람이 적다"고 말했다.
서울수면센터 한진규 원장은 "심각한 코골이라고 진단받고도 치료를 받지 않는 환자가 적지 않다"며"이런 사람들은 나중에 뇌졸중·
심장질환 등을 겪고 난 뒤에야 치료를 받는다"고 말했다.
코를 곤다는 것은 대부분 숨길(코→비갑개→아데노이드→연구개→구개편도→후두
인두→후두→기관지→폐) 어딘가가 좁아졌거나 막혀있다는 것을 뜻한다.<그래픽〉
숨길이 막히면 우리 몸에 산소가 적어지면서 온갖 건강 문제가 야기된다.
코를 고는 사람 10명 중 9명은 코골이 때문에 몸에 문제가 생긴다고 한다.
한진규 원장은"호흡이나 산소포화도,뇌파에 이상이 없는 단순 코골이는 전체 코골이
10% 미만"이라며 "나머지는 건강을 악화시키는 원인이 되므로 교정할 필요가 있다"
고 말했다.
☞ 수면다원검사
코를 얼마나 심하게 고는지 진단하기 위해 병원에서 실시한다.
온몸에 센서를 붙인 후 잠을 자는 동안 코골이 정도와 수면 자세에 따른 뇌파·혈액 내
산소포화도·호흡·혈압 등을 종합적으로 파악하는 검사다.
☞ Health Chosun ☜ ■ 김경원 헬스조선 기자
草浮 印萍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