萍 - 저장소 ㅁ ~ ㅇ/명품선시 선

16 - 소동파 (1)

浮萍草 2013. 7. 14. 07:00
    시냇물 소리는 바로 부처님 설법이요
    아름다운 산은 부처의 청정 법신일세 
    소동파 개오시…이 시로 전등선맥 족보 올라
    溪聲便是廣長舌(계시변시광장설) 山色豈非淸淨身(산색기비청정신) 夜來八萬四千偈(야래팔만사천게) 他日如何擧示人(타일여하거사인) (蘇詩補注 권23, 贈東林總長老) 시냇물소리는 부처의 설법이요 산의 아름다운 모습은 청정한 부처의 법신(法身)일세. 고요한 밤에 들려오는 팔만사천법문 게송 다음날 무슨 방법으로 사람에게 내보일 수 있을까 〈한자풀이〉 溪(계): 시내, 시냇물, 산골짜기. 聲(성): 고리, 음향. 溪聲(계성): 시냇물 흐르는 소리.便(변): 곧,즉,바로,문득, 똥오줌, (편): 편안하다, 편리하다. 是(시): …이다, 옳다, 바르다. 廣(광): 넓다. 長(장): 길다. 舌(설): 혀. 광장설(廣長舌): 부처님의 긴 혓바닥을 뜻한다. 부처님이 보통사람보다 뛰어난 32가지형상이 있는데 이것을 32상이라 한다. 이 가운데 하나가 광장설상이 있다. 부처님의 긴 혀는 설법을 잘 한다는 뜻이다. 山(산): 산, 뫼. 色(색): 색채, 빛깔. 山色(산색): 산의 빛깔, 아름다운 산의 모습. 豈(기): 어찌(반어의 조사).淸(청): 맑다,깨끗하다.淨(정): 맑다,깨끗하다. 淸淨(청정): 맑고 깨끗하다. 身(신): 몸,신체.청정신(淸淨身): 청정한 몸 즉,부처님의 법신을 뜻함. 夜(야): 밤(해가 진 뒤부터 날이 새기 전까지 의 동안).來(래): 오다,부르다.八(팔): 여덟.萬(만): 일만.四(사): 넷.千(천): 일천.一萬四千(일만 사천):일만 사천은 매우 많은 숫자를 뜻하며,특히 부처님이 중생을 위하여 설하신 수많은 법문을 가리킬 때 팔만 사천 법문이라고 함.
    偈(게): 게송(偈頌). 八萬四千偈(팔만사천게): 팔만사천 게송(법문). 他(타): 다른, 그, 그이. 日(일): 해. 날. 他日(타일): 다른 날. 如(여): …같다. 何(하): 어찌,무엇,얼마. 如何(여하): 어떻게 하랴.擧(거): 들다. 示(시): 보이다, 가르치다. 人(인): 사람, 인간, 타인 (3인칭).
    ㆍ우리 선가에서 인구에 회자되고 있는 최고의 시 성철스님 종정 수락법어를 보면 소동파의 시 떠올라
    〈해설〉 이 시는 소동파가 자신이 선 수행을 통해서 얻은 깨달음의 경계를 여산의 동림사(東林寺) 상총(常總) 조각(照覺)선사(1025-1091) 에게 내보인 일종의 개오시(開悟詩)이다. 소동파는 이 시를 통해 인가(認可)를 받아 전등선맥의 족보에 오르게 되었다고 《오등회원》에 나타나 있다. 당나라 때 시가 서정적인데 반해 송나라 때 시는 시 속에 깊은 철학이 담긴 철리시(哲理詩)가 특징이다. 특히나 소동파의 시 속에는 유불선 3교의 폭 넓은 사상과 선불교의 깊은 선미(禪味)와 오도(悟道)의 세계가 나타나 있다. 이 시는 산하대지(山河大地) 두두물물(頭頭物物)이 진리의 세계가 아님이 없고 선(禪)의 세계가 아님이 없는 무처불시선 (無處不是禪)의 경계를 읊은 오도시이다. 삼라만상 모든 법계(法界)가 진리의 불법을 설하고 있는데 어리석은 중생들은 듣지 못할 뿐이다. 산색(山色)과 계성(溪聲)이 바로 자연의 이법(理法)과 진리의 본질을 드러내 주는 선리(禪理)이다. 선가에 견색명심(見色明心) 문성오도(聞聲悟道)라는 선어(禪語)가 있다. 사물의 색깔을 보고 거기에 응하여 심성을 밝히고, 자연의 소리를 듣고 본성을 깨친다는 뜻이다. 청정한 자연은 바로 법신(法身) 비로자나불의 세계이다. 《화엄경》에서 주장하는 차별이 있는 현상세계와 절대 진리의 본체계를 일체불이(一切不二)의 관계를 설명하는 이사무애법계 (理事無碍法界)이다. 이 세상은 모든 사물이 서로 연기(緣起)하면서 장엄한 부처의 세계를 드러내 보이고(性起) 있는 화엄법계이다. 진리가 아닌 것이 없고, 부처가 아닌 중생이 없다. 일체즉불(一切卽佛)이요, 처처불상(處處佛像)이요, 사사불공(事事佛供)이다. 곳곳마다 부처가 아니 계신 곳이 없고, 하는 일마다 불공이 아닌 것이 없다. 1구는 부처의 32상 가운데 제12번째 ‘광장설상(廣長舌相)을 읊고 있다. 부처의 혀가 크고 길어서 코를 덮을 정도였다. 그래서 한 번 입을 열면 부처님의 설법이 한량없이 쏟아져 나왔다. 체상용(體相用) 가운데 부처의 상(相) 즉, 불상(佛相)을 나타내고 있다. 2구는 진여의 본체인 청정한 법신을 읊고 있다. 부처의 체(體) 즉, 불체(佛體)를 읊고 있다. 3와 4구는 불법승 3보 가운데 팔만 사천 게송 즉,진리의 법을 설하면서 선종의 불립문자의 심오한 세계를 읊고 있다. 불용(佛用)이 나타날 듯 말듯 하고 있다. 소동파의 이 시는 부처와 진리의 법 그리고 자연 그대인 청정한 진리의 법신불이 미묘하게 나타나 있다. 1구와 2구의 계성(溪聲)과 산색(山色)이 소리와 색깔로 대구를 이루고, 광장설과 청정신이 대구를 잘 이루고 있다. 신(身)과 인(人)이 압운도 잘 되어서 명품 선시로서 손색이 없다. 우리 선가에서 인구에 회자되고 있는 최고의 시이다. 1980년 성철스님이 종정을 수락하면서 내린 법어를 보면 소동파의 시가 떠오른다. 원각(圓覺)이 보조(普照)하니 적(寂)과 멸(滅)이 둘이 아니다. 보이는 만물은 관음(觀音)이요 들리는 소리는 묘음(妙音)이라 보고 듣는 이 밖에 진리가 따로 없으니 아아, 사회대중은 알겠는가 산은 산이요 물은 물이로다.
    김형중 법사(문학박사)
    Mediabuddha

      <草浮
    印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