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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 나트륨도 중독… '소금이 毒' 신장병 환자조차 병실서 몰래 짠 반찬

浮萍草 2013. 3. 4. 07:00
    저염식 필요한 병원 신장 병동… 불시에 둘러보니
    묵은지·장조림·장아찌·쌈장… 매점서 컵라면 먹고 들키기도
    짠맛, 술·담배만큼 중독성 - 짠음식 먹으면 腦 쾌락 반응, 끊으면 금단현상 나타나
    그래도… 소금중독 끊을 수 있다 - 2개월 걸쳐 염분량 5~10% 
    단계적으로 줄여 나가면 '짠맛 복귀' 막을 수 있어
    
    울 종로구 연건동 서울대병원 8층 신장내과 병동은 콩팥 기능이 망가진 만성 신부전증,신장 투석 환자들이 입원하는 곳이다. 
    신장은 음식으로 섭취된 과다한 나트륨(소금의 주성분)을 소변으로 빼는 역할을 하는데 이들은 신장 기능이 감소해 나트륨 배출이 
    잘 안 된다. 
    이 때문에 만성 신부전증 환자들은 나트륨 섭취를 최대한 줄이고 철저히 싱겁게 먹어야 한다.
    지난 4일 점심때 이곳 병동의 환자들에게 병원 식사가 배달됐다. 
    취재진은 의료진과 함께 이들이 병원에서 제공하는 저염식을 제대로 하는지 불시에 둘러봤다. 
    병원의 저염 식단은 WHO(세계보건기구) 하루 소금 섭취 권장량 5g에 맞춰져 있다. 
    환자 상태에 따라 그보다 높은 8g 정도의 식단도 나온다. 
    이날 나온 메뉴는 맑게 조리된 된장국,멀건 생선찜,백김치 등이다. 
    한국인은 현재 하루에 소금을 평균 12g 먹는다.
    4일 점심때 서울대병원 의료진이 신장내과 병실에서 환자들이 저염 식단을 잘 먹는지 점검하고 있다. 만성 신부전증 환자는 신
    장 기능 유지를 위해 최대한 싱겁게 먹어야 하는데, 짠맛을 끊지 못해 묵은 김치, 조미 김 등 짠 반찬을 병실에 숨겨놓고 먹기도 한
    다. /채승우 기자

    병실에 들어서자 환자들이 숨겨 놓고 먹는 짠 반찬이 줄줄이 발각됐다. 소금과 기름에 조미된 일회용 포장 김을 먹는 이도 있었고 집에서 가져온 장조림을 꺼내 먹는 환자도 눈에 띄었다. 이하정 신장내과 진료 교수는"환자 3명 중 한 명꼴로 짠 반찬을 먹다가 제지를 받는다"며"매점에 가서 컵라면을 먹고 오다 들키는 경우도 있다"고 말했다. 이 교수가 휴대폰으로 최근 일주일 동안 환자들이 숨겨 놓은 반찬을 촬영한 사진첩에는 묵은 김치,멸치조림,참치 캔,쌈장,고추 장아찌,오이 절임 등 죄다 짭조름한 음식들로 채워져 있다. 주로 저염식을 처음 접하는 환자들의 것이다. 신부전증을 앓는 한모(55·여)씨는"싱겁게 먹어야 한다는 것을 알면서도 짠맛에 대한 갈망을 끊기가 너무 어렵다"고 말했다. 이런 현상은 마치 알코올중독자들이 술을 못 마시게 하면 몰래 술을 찾아 먹는 것과 유사하다. 짠맛도 중독성이 있다. 짠 음식을 먹으면 먼저 혀의 미각 세포인 미뢰(味�})가 짠맛에 자극받는다. 소화기로 내려가서는 소장에 있는 소금 수용체가 활성화한다. 이런 신호들은 미주신경과 척수신경을 타고 뇌의 중독 중추에 전달된다. 여기서 쾌락 반응이 일어난다. 뇌가 그 짠맛을 기억하고, 매 식사 시 짠맛 기대감을 갖게 된다. 이런 상태에서 짠맛을 갑자기 끊으면 4~5일 후 금단현상도 생긴다. 매스껍고, 울렁거리고, 어지러울 수 있다. 이 때문에 짠맛에 빠지면 짠 음식을 계속 찾게 된다. 그러면 나트륨 과다 섭취 상태가 지속하여 고혈압이 유발되고 혈관 덩어리인 신장 손상이 일어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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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알코올과 담배는 중독성이 강해 끊었다가도 다시 시작하면 중독이 재발하지만,다행히 짠맛은 그 정도는 아니다. 신장내과 김성권 교수는 "짠맛에서 벗어나 싱거운 맛으로 내려오면 다시 짠맛을 찾게 되는 경우는 드물다"며 "그때는 되레 뇌에 불쾌감 반응을 일으켜 짠맛에 거부감이 생긴다"고 말했다. 짠맛의 악순환만 끊으면, 싱거운 맛을 유지하는 '금염(禁鹽)' 성공률이 매우 높다는 의미다. 따라서 단계적으로 소금량을 줄여야 한다. 입맛 실험 결과 평소에 먹던 음식에서 염분량을 5~10% 줄인 경우,사람들은 맛의 변화를 못 느끼고 그대로 식사하게 된다. 김 교수는"약 2개월에 걸쳐 서서히 음식의 염도를 줄여나가면,하루에 소금을 12g 먹던 사람이 소금 2g만 들어간 음식도 예전처럼 똑같이 맛있게 먹는다"며"나트륨 섭취를 단계적으로 낮추는 전략으로 누구나 얼마든지 싱겁게 먹을 수 있다"고 말했다.
    김철중 조선일보 의학전문 기자,의사 doctor@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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