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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신자’ 성철 스님 참회하고 지옥 갔나

浮萍草 2011. 7. 11. 18:11
기독교 일부 부흥사, 유언 유아적으로 윤색
초파일 법문 들먹이며  ‘사탄 숭배자’ 비방도   
성철 스님과 지장보살과 붓다. 한겨레 자료사진
심정 개똥소똥방에 ‘부처는 지옥에 있다’는 글이 연달아 올라오고 있다. 
누구 누구의 증언이 있다면서 홈페이지까지 제시하고 있다.
이제는 미국이나 유럽에선 찾아보기 쉽지않은 근본주의자들이 서울의 명동과 지하철에서 외치는 ‘예수천국, 불신지옥’의 견지
에서 보면 예수를 믿지않는 사람은 모두 지옥에 간다. 
현재 비기독교인뿐 아니라 예수를 들어본 적도 없이 사망한 우리의 조상들도 모두 지옥에 떨어져 고통을 받는다. 
부처도 공자도 예외가 아니다. 
 
살아온 삶 참회하며 지옥에 간다고 고백했다?
이들은 성철 스님의 유언을 빌어‘성철 스님이 최후의 유언에서 살아온 삶을 참회하며 자신은 지옥에 간다’고 고백했다’고 주장하
고 있다. 

성철 스님이 남긴 유언은 다음과 같다.
(‘生平欺狂男女群(생평기광남녀군)하니 = 일생 동안 미친 남녀의 무리를 속여서
彌天罪業過須彌(미천죄업과수미)라 = 수미산을 덮은 죄업이 하늘을 가득 채웠다
活陷阿鼻恨萬端(활함아비한만단)이여 = 산채로 아비지옥에 떨어져서 한이 만갈래나 된다
一輪吐紅掛碧山(일륜토홍괘벽산)이로다.  = 한송이 꽃이 붉음을 내뿜으며 푸른 산에 걸렸도다.)’ 
일부 기독교 부흥사와 목사들은  ‘내 죄는 산보다 높고 바다보다 깊은데 내 어찌 감당하랴
내가 80년동안 포교한 것은 헛것이로다
우리는 구원이 없다. 
죄 값을 해결할 자가 없기 때문이다
딸 필히와 54년을 단절하고 살았는데 죽을 임종 시에 찾게 되었다.
필히야, 내가 잘못했다. 
내 인생을 잘못 선택했다. 
나는 지옥에 간다’
고 했다며 유언 내용을 첨삭 윤색해 퍼트리고 있다. 
하지만 그런 기독교인들만 있는 것은 아니다.
 
기독교 근본주의자들은 죽었다 깨어나도 이해 못해
언젠가 마음이 열려 종교간 대화에 앞장서는 한 기독교 목사가 종교 세미나에서 이런 말을 한 것을 들은 적이 있다.
오직 자신이 천국가는 구원을 받기 위해 목매는 기독교 근본주의자들이 죽었다 깨어나도 불교에서 이해하기 어려운 게 
‘불보살들이 지옥에 가는 것’과 ‘살불살조’(殺佛殺祖·부처도 죽이고, 조사도 죽여라)라는 것이었다. 
불교에선 곧바로 성불(부처가 됨)할 수 있는데도, 지옥에 있는 중생들을 한명도 남김 없이 구제할 때까지 지옥을 떠나지 
않겠다고 발원한 지장보살이 있다. 
또 선가(禪家)에선 ‘부처도 죽이고, 조사도 죽이라’고 하는데 하나님과 예수는 커녕 바울과 교리의 틀을 조금도 벗어나지 못
하는 기독교에선 이해할 수 없는 점이라는 것이다. 
그는 “기독교의 위대한 점은 현실에서 하나님 나라를 만들기 위해 현실을 개혁해나가는 것이라면 불교에서 위대한 점이라면 
개인 구원을 넘어서 부처와 조사도 넘어서면서, 모든 중생을 위해 지옥까지도 마다하지않는 보살정신”이라고 평했다.

불교의 약점이 아니라 되레 위대한 점을 부각시켜주는 셈
그러니 위 부흥사들의 주장은 불교의 약점이 아니라 위대한 점을 부각시켜주는 셈이다.
 세상적으로 비방을 하려면 실제 문제가 될만한 부분을 들어 비판해야 설득력을 얻을 수 있다. 
성철 스님에 대한 세간적 문제를 지적해 비판하려면 가령 불자들이 출가자를 만나면 수십미터 전부터 큰 절 삼배를 하게 함으로써, 하심(下心)하고, 휴심(休心)해 완고한 틀을 벗고 
무아(無我) 무심(無心)의 대해(大海)가 되어야 할 출가자의 아상(我相)과 아만(我慢)만을 산처럼 키워 깨달음과 십만팔천 리 
멀어지게 한 죄 자신은 팔공산 성전암에 10년 동안 숨어 철조망을 쳐놓고 동서양의 수천권의 서적을 탐독해 10년 뒤 해인사 백일법문에서 
지적 자양분을 마음껏 발휘해 제반 승려들을 제압하고서도 다른 승려들은 일체 책을 잡지도 못하게 해 보편적 상식과 인문적 
소양과 교양도 갖추지 못하게 한 죄선 제일주의, 간화선 제일주의의 근본주의적 관점을 내세워 많은 선승들을 기독교 근본주의자나 다름 없는 닫힌 시각을 
갖게 하며, 무위도식의 외곬수가 되게 하고, 열린 인격체가 되지 못하게 한 죄 등-
이런 죄를 묻는다면 성철 스님이 부추김으로 기세등등하게 안하무인하는 일부 선승들을 야쿠자 보듯 바라보는 상당수 승려들과 
불자들의 공감을 얻을 수도 있는 것이다.
 
`내편은 천국, 네편은 지옥'으로 편가르는, 초등학교 1학년 수준
하지만 성철 스님의 유언은 이런 세간적 시비를 넘어선 초세간적인 정신 세계를 보여주는 것이다. `
내편은 천국, 네편은 지옥'으로 편가르는, 초등학교 1학년 땅 따먹기 수준이 아닌 것이다.
또한 일부 기독교 부흥사는 성철 스님의 초파일 법문을 들어 성철 스님이 ‘사탄 숭배자’라고도 비방하고 있다. 
성철 스님의 ‘부처님오신날’ 법어 가운데 ‘사탄이여 당신도 부처입니다. 
당신을 존경하고, 예배드립니다. 
어서오세요’라는 내용을 두고서다. 
그 법문 또한 약점이 아니라 해탈의 정신세계를 보여주는 것이다.
‘월드컵 4강신화’를 이룰 당시 끝까지 분위기 파악 못하고 ‘붉은 악마’ 대신 ‘백의천사’란 이름으로 바꿔야한다며 떼쓰던 극소수의 
근본주의 기독교인 외 대다수는 이미 그런 정신세계를 경험한 바 있다. 
악마니 사탄이니 손가락질하며 저주하는 편견과 고정관념에서 해탈돼, 전국 방방곡곡에서 네 종교, 내 종교, 네 지역, 네 지역, 
빈부귀천을 따지지않고 함께 노래하고 춤추는 천국을 연출하지 않았던가.
선사의 법문은 터부와 고정관념과 편견의 동굴을 막은 바윗돌을 단칼에 쳐부수어 해방시키는 것이다. 
어찌보면 그런 정신 세계의 파옥(감옥을 깨부수고 나옴)은 타종교보다 한국 기독교에서 더 필요한 것인지 모른다. 
 
장로교 한 뿌리에서만도 백 개가 넘는 교단 난립해 서로 저주
한국엔 장로교 한 뿌리에서만도 백개 넘는 교단이 나와 난립해 있다. 
그들이 다 나름의 교리를 가지고 있고, 사람들마다 자신의 하나님과 예수님을 가지고 있다. 
많은 이들이 자기야말로 하나님과 예수님을 제대로 믿고 있다고 여기고, 상대를 사이비니 이단이니 사탄으로 저주한다. 
그러니 수십만, 수백만, 수천만의 하나님과 예수님 중의 어느 분이 진짜 하나님이고, 진짜 예수님인가. 모두가 자신이 고집하고 
주장하는 하나님과 예수님을 내려놓기 전까지 한 분이신 그 분이 어찌 온전히 드러날 수 있을 것인가.
선(禪)에서 부처와 조사를 죽이는 살불살조도 내가 고집하고 내 마음대로 그린 부처와 조사를 죽이는 것이다. 
고정관념과 편견과 탈에서 벗어나는 것이다. 
크리스찬이 진짜 하나님과 예수 그리스도를 만나기 위해 자신을 비우고 또 비워내 성령이 충만해지는 것과 다를 바가 없는 것
이다.
그래서 선사는 극락에 집착하는 이의 극락에 대한 착을 베어내고, 지옥에 대한 두려움에 집착으로 묶여 있으면 그 지옥착을 
베어내는 것이다. 
마귀도 자처하고, 지옥도 들어가고, 부처조차 단칼에 베어버리면서 그 고정관념을 180도, 360도 돌리며 깨부수고 해탈케 하는 
것이다. 
이분법적 편견으로부터 해방돼 5천만 동포도 하나같이 ‘귀염둥이 악마’(붉은악마)가 되어 춤을 취고 뛰었는데, 부처와 성철이 
어찌 지옥에 들어가 함께 춤추지 못할 것인가.
    조현 한겨레신문 종교전문기자
    한겨레신문에서 사회부, 정치부 등을 거쳐 11년 전부터 종교,명상. 수행, 공동체 글을 써온 전문기자. 세계에서 가장 많은 종교 공동체를 방문하고, 달라이라마와 틱낙한을 비롯한 세계적 영성가들과 김수환 추기경, 법정 스님 등 영성가들을 가장 많이 만난 인물 중 한명이다. <나를 찾아 떠나는 여행>, <세계 어디에도 내집이 있다>, <은둔>, <지금 용서하고 지금 사랑하라>, <인도오지기행>, <하늘이 감춘 땅>, <울림> 등의 저서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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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현 종교전문기자 cho@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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