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타/陰.陽地의性

웨딩 에세이 2 처녀 욕망의 바다를 건너다

浮萍草 2007. 10. 31. 14:10

처녀, 욕망의 바다를 건너다 오스트리아 출신의 화가 구스타프 클림트(1862~1918)는 고흐처럼 비극적 삶을 살지도 모네처럼 세기의 로맨스를 남기지도 않았지만 이들 못지않게 오늘날 관심과 사랑을 한 몸 에 받고 있는 화가다. 관능적이고 화사하면서 동시에 우울하고 섬뜩한 분위기를 표현하는 그의 신비한 화풍은 거부하기 힘든 매력을 발산한다. 그의 그림을 보고 있노라면 그 오묘하고도 당찬 기운에 자신도 모르게 빠져들게 된다. 그러나 정작 화가 자신의 삶은 그리 존경받을 만한 것이 못되었다. 순진하고 가난한 시골처녀를 유혹해 신세를 망쳐 놓는가 하면 자기 아이를 낳은 여인이 궁핍하고 비참하게 살아가는 것을 차갑게 외면했다. 오죽하면 빈의 카사노바’로 불리며 14명의 사생아를 남겼을까. 어쩌면 그 대단한 여성 편력이 그에게 ‘여성의 화가’라는 명성을 부여했는지도 모른다. 클림트가 살았던 세기말의 빈은 방종의 시대였다. 거리는 매춘과 성도착으로 만연해 있었다. 하지만 양갓집 규수들만은 성적인 것으로부터 완전히 격리되어 있었다. 그녀들은 몸매 선을 감추기 위해 늑골이 휘어질 만큼 코르셋을 조인 다음 그 위에 페티 코트를 몇 겹씩 덧입었다. 보기에는 좋았을지 모르지만 자유로운 섹스는커녕 걷기조차 힘든 상태였다. 하지만 제아무리 단단하게 조여 맸던 코르셋과 겹겹의 페티코트도 빈의 카사노바로 불리며 여성의 성적 욕망을 꿰뚫었던 클림트의 눈을 가리기엔 역부족이었다. 매춘과 환락으로 뒤덮인 거리를 원인 모를 두려움과 환상의 눈빛으로 응시했을 그녀들 에게서 클림트는 가장 원초적인 여인의 욕망을 읽었던 것. 1913년에 완성한 작품 처녀는 여심에 대한 그의 음흉하고도 절묘한 해석을 담고 있다. 클림트의 회화에서 중요한 주제는 관능이다. 그 외설스러움이 비판의 대상이 되었지만 클림트의 그림에서 에로스는 반복되는 주제이다. 처녀는 잠재적 성욕을 내포하는 여인을 포착하고 있다. 여성의 육체를 표현하는 데 있어서 물결 모양의 육체와 구불구불한 긴 머리는 노골적인 관능을 드러내는 당시 회화의 큰 특징이었다. 이 그림을 통해 그는 어린 소녀가 성숙한 여인으로 변해 가는 과정을 이야기하고 있는데 같은 인물을 여러 번 묘사해 변화하는 모습을 마치 꿈인 듯이 표현해 내고 있다. 뒤죽박죽한 자아처럼 뒤엉킨 여인의 모습은 시간의 흐름에 따라 소용돌이치며 마치 우주 공간을 유영하는 듯 둥둥 떠돈다. 그 혹성에서 지성과 의식은 잠들고 감각과 무의식이 깨어난다. 기형적인 모습을 하고 있는 인물이 그림 속의 화려한 색채에 의해 하늘거리듯 춤을 춘다. 천진했던 소녀가 관능에 눈을 떠 성적 쾌락의 절정에 다다르게 되는 생의 여정을 보여주고 있는 것. 물속을 떠도는 물뱀들처럼 중력의 영향도 받지 않는 혹성. 성장기를 겪는 소녀라면 언젠가 한번쯤 그런 꿈을 꾸어 본적이 있을 것이다. 예민한 감각과 관능이 깨어나고 낯선 욕망이 온몸을 휘감아서 한순간에 솟구쳐 오르다가 다시 한순간에 잦아드는 꿈. 두려움이 깃든 소녀의 표정엔 어느새 환희와 만족감이 드러나고 있다. 여인의 심리적 표현이 강조된 작품 속의 눈감은 처녀는 이 낯선 꿈에 철저히 지배당하고 있겠지만 이 그림 자체가 또 하나의 꿈결 같은 환상으로 다가오기도 한다. 어쩌면 대단한 여성 편력을 자랑하던 클림트에게조차 미지의 영역이었던 처녀라는 대상 자체가 그로 하여금 가장 에로틱한 환상에 젖어들게 했던 것은 아닐까. 소유할 수 없기에 더욱 아름다운 그녀 아니 어쩌면 그는 아직 소유하지 않은 그녀의 잠재된 성욕을 관망하며 야릇한 미소를 흘렸을지 모른다. 화려한 기교가 두드러지는 색채와 육감적인 표현은 기대와 환상에 들떠있는 화가의 마음을 그림 속 처녀에게 교묘하게 흘러 넣고 있는 것이다. 클림트의 삶과 그림을 관류했던 것은 사랑이라는 고전적인 그리고 언제나 현재적인 테마였다. 그가 과연 자신의 화두를 풀었는지 못 풀었는지는 알 길이 없다. 풍경화에 몰두한 그의 말년의 모습에서 그저 어렴풋이 헤아려 볼 뿐이다. 완전한 사랑이란 영원히 인간의 손에 쥐어지지 않으며 우리가 가질 수 있는 건 낡고 남루한 집 같은 사랑일지도 모른다. 클림트는 세기말(19세기)에 활동한 오스트리아의 화가로 계몽주의식 이성이 흔들리면서 종말론적 퇴폐와 새로운 시대에 대한 불안과 희망이 교차하는 그 혼돈의 시대에 에로티시즘을 손에 쥔 유겐트 양식의 우두머리이다. 동양적인 장식 양식에 착안하고 추상화와도 관련을 가지면서 템페라·금박·은박·수채를 함께 사용한 다채롭고 독창적인 기법을 구사했다. 결혼전문지 Wedding21 글 : 공선옥 danmee.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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