浮 - 채마밭/生活ㆍ科學ㆍ經濟

6년 전과 전혀 다른 소리 하는 이태진 전 국사편찬위원장

浮萍草 2016. 1. 2. 21:57
    "좌편향 역사교과서 거의 없다"
    ...6년 전에는 교과서와 국사학계의 좌편향 통절히 비판
     6년 전 그토록 가슴을 치며 걱정하던 ‘현대사를 여전히 민중이나 계급 중심의 좌파적 역사관으로 보는’  역사학자들은 이제 학계에서 없어졌습니까?  지금 <한국사> 교과서의 필진들은 그런 역사학자들이 아니라고 학자적 양심을 걸고 보증할 수 있습니까?
    태진 전 국사편찬위원장(2010.9~2013.9)이 CBS 라디오와의 인터뷰에서“아주 좌편향 내용을 많이 담고 있는 그런 책은 객관적으로 볼 때 거의 없다고 봐야 한다”고 주장하면서 국정화에 반대하고 나섰다. 그는“정부 초기에 검인정 작업 심사가 일단 끝났을 때도 청와대 교문수석실에서 한 부를 가져가서 한 열흘간 검토를 했다”는 걸“좌편향 교과서는 거의 없다는 주장 의 논거로 들었다. 박근혜 정부의 교문수석실에서 검토를 했다는 사실이 어떻게”좌편향 교과서는 거의 없다“는 주장의 근거가 될 수 있는 지 납득이 되지 않는다. 오히려 그때 교문수석실에서 검토한 걸 바탕으로 작년에 박근혜 대통령이 교과서 문제를 언급했고, 이번에 국정화 드라이브를 걸게 되었다고 하는 게 타당하지 않을까? 이태진 전 위원장의 이런 주장은 과거 자신의 주장과도 모순되는 것이다. 그는 서울대 정년퇴임을 하루 앞둔 2009년 2월26일자 조선일보 인터뷰에서는"좌(左)편향 교과서 비판 못한 역사학계 책임 통감한다"며 회한(悔恨)의 발언을 쏟아 냈었다. 그는 이렇게 말했다. "1980년대에 좌(左)편향 역사관을 지닌 제자들을 학교 밖으로 내 보낸 데 대해 회한이 많다. ‘대학 내의 진통이 국가적인 진통으로 이어지겠구나’싶었다. 권위주의 정권에 대항하기 위해 젊은 그들은 안타깝게도 좌파적 역사관을 받아들였다." 정확하고 솔직한 고백이었다. 이 인터뷰에서 그는 2008년 10월 역사 관련 학회들이 정부의 <한국근현대사> 교과서 좌편향 수정 방침을 비판하는 성명을 낸 것에 대해서도"학계에 대한 국민의 신뢰를 떨어뜨린 것 같아 걱정이다. 결과적으로 좌편향 교과서를 두둔한 셈이 됐다"며"교육은 학회의 의견 수렴을 통해 이뤄지는 것이 아니다. 국민의 상식에 어긋나지 않는 교육을 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 기사를 쓴 김기철 기자가“역사학계 내부에서는 한국근현대사 교과서 현대사 서술의 문제점에 대한 자성(自省)의 움직임이 거의 없었다”고 따지자 그는 이렇게 답했다. "역사학계의 책임 회피라고 할 수 있다. 나도 여기서 자유롭지 않지만…. 통일을 앞세우는 386세대의 역사관에 감히 손을 못 댄 것이 아닌가 싶다." 김 기자가 “역사학자의 필수적 덕목 중 하나는 균형감각인데, 왜 학계 안에서 이 문제가 공식적으로 거론되지 않았을까”라고 묻자 그는 국사학계 전반의 좌경화, 정치화를 지적했다. "1980년대에 대학을 다닌 사람들이 지금 교수가 됐고 역사 관련 학회 임원으로 활동하고 있다. 현대사를 여전히 민중(民衆)이나 계급 중심의 좌파적 역사관으로 보고 있는 게 문제다. 이미 유효성이 없는 것으로 결론났는데…. 그들은 역사학을 너무 정치화했다. 전교조 역사관(歷史觀)이 정치화한 역사학의 대표사례이다. 학자들은 그런 시각을 경계해야 한다. 근대사에서도 민중 봉기만 뽑아내고 대한제국의 개혁 운동은 무시한다. 학생운동 세례를 받은 386세대의 역사관은 금성사 근현대사 교과서와 가깝다." 그는 금성출판사 교과서에 대해서도 통렬하게 비판했다. "금성교과서의 현대사 서술은 교과서로서 지켜야 할 선(線)을 넘었다. 어떤 식의 통일인지는 따지지 않고 통일만 최우선 과제로 제시하고 있다. 특정 사건에 대해 전문가도 판단하기 어려운 내용을 학생들에게 스스로 판단하라고 한다. 남·북한이 2개의 국가로 존재하는 상황에서 대한민국의 교과서로는 어울리지 않는다. 교육부에서 이 교과서에 대한 의견을 물어왔기에 문구 수정은 별 의미가 없다고 했다. 근본적으로 대한민국 역사교과서를 다시 써야 한다." 이 인터뷰를 기억하는 나로서는 현재 <한국사> 교과서를 두고“아주 좌편향 내용을 많이 담고 있는 그런 책은 객관적으로 볼 때 거의 없다고 봐야 한다”는 이태진 전 위원장의 발언은 한마디로 황당하기 짝이 없다. 왜냐하면 이태진 전 위원장이“교과서로서 지켜야 할 선을 넘었다”“남·북한이 2개의 국가로 존재하는 상황에서 대한민국의 교과서로는 어울리지 않는다”고 했던 금성출판사 교과서들과 현재의 <한국사>교과서들은 ‘근본적’으로 달라진 게 없기 때문이다. 물론 이명박-박근혜 정부를 지나면서 달라진 부분이 없는 것은 아니다. 적어도 6.25가 남침이라는 사실에 침묵하거나,북한의 천리마운동은 찬양하면서 새마을운동은 폄하하는 식의 기술은 사라졌다. 주체사상의 내용을 소개할 때에도“북한 학계의 주장에 의하면”이라고 토를 달아서 적어도 대놓고 주체사상을 찬양하는 듯한 모습은 보이지 않고 있다. 하지만 이러한 변화는 이태진 전 위원장이 말한 “문구 수정”차원을 넘지 않는다. <한국사>교과서의 근본적인 좌편향성은 전혀 변하지 않았다. 당연한 일이다. 이태진 전 위원장이 6년 전 인터뷰에서 말했던 것처럼,1980년대에 대학을 다닌 사람들은 지금도 여전히 대학에 똬리를 틀고 교수노릇을 하고 있고,역사 관련 학회 임원으로 활동하고 있기 때문이다. 그리고 그들은 이 전 위원장의 말처럼 현대사를 여전히 민중이나 계급 중심의 좌파적 역사관으로 보고 있다. 그런데도 이태진 전 위원장은 6년 전과는 전혀 다른 소리를 하고 있다. 2008년 10월 역사 관련 학회들이 정부의 <한국근현대사> 교과서 좌편향 수정 방침을 비판하는 성명을 낸 것에 대해 "학계에 대한 국민의 신뢰를 떨어뜨린 것 같아 걱정이다. 결과적으로 좌편향 교과서를 두둔한 셈이 됐다"고 했던 이가,이번에는 “이건 민주주의에 역행한다고 해서 사회적인 반발이 굉장히 심해지지 않나”라고 하는 것도 사 람을 어리둥절하게 만든다. 이태진 전 위원장이 금성출판사 교과서를 예로 들면서“문구수정은 별로 의미가 없다. 근본적으로 대한민국 역사교과서를 다시 써야 한다”고 했을 때 그는 옳았었다. 이태진 전 위원장이 라디오 인터뷰하면서 무슨 생각으로 “아주 좌편향 내용을 많이 담고 있는 그런 책은 객관적으로 볼 때 거의 없다고 봐야 한다”고 했는지 모르겠다. 정년퇴임을 앞두고 솔직히 자신의 잘못을 고백했던 분이, 이제 와서 새삼 ‘국사업계의 대변인’을 자처하고 나섰다고는 생각하고 싶지 않다. 이태진 위원장에게 묻고 싶다. 6년 전 그토록 가슴을 치며 걱정하던 ‘현대사를 여전히 민중이나 계급 중심의 좌파적 역사관으로 보는’ 역사학자들은 이제 학계에서 없어졌습니까? 지금 <한국사> 교과서의 필진들은 그런 역사학자들이 아니라고 학자적 양심을 걸고 보증할 수 있습니까? ‘대한민국의 교과서로는 어울리지 않는’교과서들이 판을 치고 있던 상황이 불과 6년 만에“아주 좌편향 내용을 많이 담고 있는 그런 책은 객관적으로 볼 때 거의 없다 고 봐야 한다”고 말할 정도로 국사학계가 극적으로 정화된 게 맞습니까? 6년 전 <조선일보> 인터뷰에서“국민의 상식에 어긋나지 않는 교육을 해야 한다”고 했는데 여전히 김일성의 보천보전투를 대서특필하고 전태일을 이순신보다 더 중요하게 다루고 노근리는 다루면서 이승복은 사라진 교과서가 국민의 상식에 맞는 교과서입니까? 마지막으로“아주 좌편향 내용을 많이 담고 있는 그런 책은 객관적으로 볼 때 거의 없다고 봐야 한다”고 했는데 지금 시중에 유통되는 <한국사> 교과서를 읽어나 보고 그런 말씀을 하신 겁니까?
    ☞ 역사학 원로 이태진 교수, 自省의 '쓴소리' ☜
              글 | 배진영 月刊朝鮮 기자

    草浮
    印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