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례한 甲질 고객 내보내겠습니다”
 | ▲ 21일 서울 서초구 강남대로 스노우폭스 매장 출입구 옆에‘우리 직원에게 무례한 행동을 하시면 고객을 내보내겠습니다’라고 쓰인 안내문이 붙어 있다. 권오혁 기자 hyuk@donga.com |
'우리 직원에게 무례한 행동을 하시면 고객을 내보내겠습니다.’
도시락 전문점 ‘스노우폭스’ 뱅뱅점 출입구 옆에는 이런 문구가 적힌 안내문이 붙어 있다.
직원을 함부로 대하지 말아 달라는 내용의 ‘공정서비스 권리 안내’다.
안내문을 처음 붙인 건 10월 말.요식업 특성상 고객을 자주 접하는 직원도 보호하고 사기도 진작시키기 위한 조치였다.
직원들의 근무 만족도는 크게 높아졌다.
점장 우정훈 씨(27)는 “회사에서 이런 부분까지 신경 써 줄지 몰랐다”며“안내문을 보고 손님들도 (직원들에게) 더 신경 써 주는 게 느껴진다”고 말했다.
‘스노우폭스’의 공정서비스 권리 안내는 고객들에게도 호응을 얻고 있다.
21일 매장에 들른 김현재 씨(39·여)는 “나도 서비스업 종사자여서 (직원과 고객이) 서로 예의를 지켜야 한다는 점에 더욱 공감했다”며 “서비스를 제공받는 걸 당연
하다고 여기고 예의 없이 행동하는 일부 소비자의 행태는 바뀌어야 한다”고 밝혔다.
스노우폭스코리아 백현주 한국지사장은“직원들이 단순히 서비스를 제공한다는 이유만으로 고객에게 무시받는 상황은 이해할 수 없다”며 “기업이 고객을 상대하는
직원의 보호막이 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스노우폭스 사례와 같이 ‘감정노동자’의 근무여건 개선을 위한 ‘작은 노력’이 모이면서 감정노동자를 바라보는 소비자의 시선도 긍정적으로 바뀌고 있다.
‘감정노동을 생각하는 기업 및 소비문화조성전국협의회’가 올해 6∼9월에 걸쳐 소비자단체 회원 1115명을 대상으로 소비자 의식조사를 진행한 결과 감정노동과
감정노동자의 업무환경에 대한 이해는 지난해에 비해 소폭 상승한 것으로 나타났다.
지방자치단체와 기업,시민단체의 노력도 계속되고 있다.
서울 성동구근로자복지센터는 10월 지역 내 콜센터 상담사들을 위한 요리 강습,숲속 목공체험 등 ‘치유 프로그램’을 실시했다.
내년부터는 ‘감정노동 개선 서포터스’를 모집해 주기적인 실태조사와 정책 제안 간담회를 열 예정이다.
기업들도 전문적인 심리치료 프로그램 등을 갖춰 가는 추세다.
☞ ☜ ■ 권오혁 동아일보 기자 hyuk@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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