浮 - 채마밭/健康ㆍ醫學

기존 항암제 1200배 효과' 알려지자 품귀현상 빚은 잡초

浮萍草 2015. 10. 13. 13:00
    노벨 생리의학賞 '개똥쑥 말라리아 치료법' 동의보감에도 있다
    향약집성방에도 효능 수록… 中교수도 "古書에서 영감" 예전엔 길가에 흔했지만 '항암제 1200배 효과'說에 마구 채취 복용해 품귀… 약효 의문 일자 거품 꺼져 돼지풀과 비슷해 주의해야
    '개똥쑥'에서 말라리아 치료제 성분을 찾아낸 투유유(屠呦呦·85) 중국중의과학원 교수가 5일 올해 노벨 생리의학상을 받으면서 다시 개똥쑥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투 교수는 개똥쑥에서 말라리아 특효약인'아르테미시닌'을 뽑아내 1990년대 이후 말라리아 퇴치에 크게 기여한 공로로 이 상을 받는다. 신화통신은 "이 약 덕분에 100만명 이상이 목숨을 구했을 것"이라고 보도했다. 농촌진흥청은 6일"한방에서는 개똥쑥을 말라리아 치료제로 이용해 왔고,우리나라 동의보감, 향약집성방 에서는 학질(말라리아)·허열 등을 치료하는 청열(淸熱)약으로 알려져 있다"고 밝혔다. 투 교수도 이 점에 착안해 개똥쑥에서 말라리아 치료제 성분을 추출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투 교수는 "1600년 전 고대 의학서가 영감을 주었다"며 "아르테미시닌은 현대 과학과 전통 의학이 결합한 성과물"이라고 했다. 개똥쑥은 전국 길가나 공터, 강가에서 자생하는 1년생 풀이다. 우리나라만 아니라 세계 곳곳에 분포하는 식물이다. 우리나라에 있는 쑥 40여 종의 하나이며 예부터 길가에 흔한 잡초였다. 개똥처럼 흔히 볼 수 있다는 뜻과 함께 개똥이 있는 외진 곳에서 잘 자란다고 해서 개똥쑥이라는 이름이 붙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다른 쑥과 달리 당근이나 코스모스처럼 잎이 잘게 갈라져 봄에 개똥쑥을 보면 당근 잎과 매우 비슷하게 생겼다. 그런데 요즘은 이 개똥쑥을 찾기가 쉽지 않다. 2008년 미국 워싱턴대학 연구팀이 개똥쑥에 있는 항암 성분이 기존 항암제보다 1200배 높은 효과를 보였다 는 연구 결과를 내놓자 전국적으로 이 풀을 마구 채취해 복용했기 때문이다. 인터넷에 들어가면 지금도 이 식물의 효능과 복용 방법에 대한 글이 무수히 올라와 있다. 그래서 개똥처럼 흔하던 잡초가 품귀 현상을 보이게 됐고, 한때 많은 농가가 신소득 작물로 재배할 만큼 각광받기도 했다. 그러나 2년 전 한 종편 프로그램에서 개똥쑥의 항암 효과에 의문을 제기하는 방송을 내보내면서 지금은 이 식물에 대한 거품이 빠진 상태라고 한다.
    바위솔,쇠비름,퉁퉁마디 등도 항암 효과 등 약효가 있다는 소문이 나면서 요즘은 주변에서 보기 힘들어진 식물들이다. 농촌진흥청 약용작물과 이정훈 박사는"워싱턴대 연구는 아주 초기 단계이기 때문에 개똥쑥의 항암 효과는 부풀려진 측면이 있지만 개똥쑥은 먹어도 문제가 생기는 식물은 아니다"고 말했다.
    사람들이 개똥쑥과 혼동하는 일반 쑥(왼쪽)과 돼지풀. /김민철 기자

    개똥쑥은 일반 쑥은 물론 독성이 있는 돼지풀과 비슷해 주의가 필요하다. 돼지풀을 개똥쑥으로 오인해 먹을 경우 복통을 일으킬 수 있다. 개똥쑥과 쑥을 구분하는 방법은 먼저 잎 크기를 보는 것이다. 일반 쑥은 잎이 큰 편이지만 개똥쑥은 잎이 작고 잘게 갈라져 있다. 또 개똥쑥은 쑥향이 아니라 약간 역한 독특한 냄새가 나는 것이 특징이다. 돼지풀은 잎에 연한 털이 있어 전체적으로 좀 하얗게 보이고 무엇보다 냄새가 전혀 없다는 점이 다르다. 김지호 대한한의사협회 이사는"개똥쑥이 해열,항산화 효과 등이 있는 것은 동의보감에도 나와 있지만 일반인들이 소문만 듣고 무분별하게 복용하면 부작용을 초래할 수 있다"고 말했다. 김 이사는"개똥쑥으로 노벨 의학상을 받았다는 소식에 사람들이 무분별하게 개똥쑥을 복용하지 않을까 걱정"이라며 "반드시 전문가와 상의한 다음 복용하는 것이 좋다"고 말했다.
    Premium Chosun        김민철 조선일보 논설위원 mckim@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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