萍 - 저장소 ㅁ ~ ㅇ/삼국지의 여인들

3 초선과 여포

浮萍草 2015. 9. 20. 08:00
    ▲   여포는 초선과 함께 도망쳤다.
    탁의 애첩이 된 초선이 잠시 휴가를 얻어 집에 다니러 오자 초선의 의부이자 한나라의 사도(司徒)인 왕윤(王允)은 초선과 함께 여포(呂布)를 이용하여 동탁을 제거하기로 한다. 이에 여포의 저택으로 왕윤의 사자가 달려갔다. 여포는 칠보로 장식된 황금 관을 쓰고는 적토마를 타고 왕윤의 저택으로 갔다. 여포가 오자 얼굴에 화색이 도는 초선을 보고 왕윤은 몰래 한숨을 쉬었다. “왕윤 나리. 어인 주안상입니까?” 여포는 느닷없는 환대에 뭔가 미심쩍은 얼굴을 하였다. 왕윤은 준비해 둔 말을 늘어놓았다.
      “장군의 용기는 한나라의 자랑거리입니다. 패수관에서 대승을 하고 변경까지 안정시키니 사방에서 장군에 대한 칭송이 자자합니다. 이 나라에 장군을 당할 자 그 누가 있겠습니까. 허니 이 늙은이가 경의를 표하는 것은 당연하지 않습니까. 진작 이러한 자리를 마련했어야 했는데 그간 결례가 컸습니다.”
      그 말을 듣자 여포는 기분이 매우 좋아졌다. 왕윤이 시녀에게 신호를 보내자 초선이 나타났다.
      “부르셨어요, 아버님.” 오늘따라 유독 멋지게 차려입은 그녀였다. “이 여인이 바로 댁의 따님이었군요. 처음 본 것이 패수관 전투 때이니… 벌써 2년이 지났소. 그때도 아름다웠지만 지금은 이루 말할 수 없이 아름답습니다.” “저를 기억해 주시니 소녀 기쁩니다. 그날처럼 오늘 밤도 장군을 위해서 이 초선이 검무를 보여드리겠습니다.” 초선이 손에 칼을 들고 다시 나타났다. 여포는 깜짝 놀랐다. 왕윤은 땀에 젖은 손을 꽉 쥐었다. “검무라니…. 기대되는구려.” ㆍ초선의 劍舞로 싹튼 여포의 戀心
    스스로 의식하지 않아도 그녀의 모습과 표정에는 요염함과 순진한 맛이 뒤섞여 있었다. 때로는 요염하게 때로는 과감하게 초선은 자기가 지닌 모든 기교를 선보이며 춤을 추었다. 한 번씩 칼끝이 여포를 향함에도 여포는 까딱하지 않았다. 초선은 춤에 열중하면서 조조를 만났을 때 자신이 추었던 검무를 떠올렸다. 냉혹하고 재치 있는 조조에 비해 여포는 통이 크고 상대적으로 정이 넘쳐흐르는 듯 느껴졌다. ‘조조님 죄송합니다. 이제 저는 약속을 지킬 수 없게 되었습니다. 당신을 믿고 기다릴 수 없는 상황이 되어버렸습니다.’ 그녀는 춤을 추며 눈물을 흘렸다. 왕윤의 얼굴이 파랗게 질렸다. 그 눈물의 의미를 왕윤도 여포도 알 리가 없었다. 검무를 마친 초선이 결심한 듯 입을 열었다. “여포 나리. 저를 데려가 주세요. 저는 이미 나리를 심중에 두고 있습니다. 동탁 곁으로는 다시 돌아가고 싶지 않습니다.” 여포는 당황하였다. 주군인 동탁의 애첩이 자기를 마음에 두고 있다? 동탁이 이 말을 들으면 그는 초선을 죽일 것이다. 이것이 그녀의 진심일까? “오늘은 제가 과음한 것 같소이다. 왕윤 나리 그럼 이만 실례하겠습니다.” 여포는 적토마에 올라탔다. 왕윤과 초선은 둘 다 온몸이 땀으로 흠뻑 젖어 있었다. 왕윤은 긴장으로 초선은 춤과 격정적인 심정으로 그리된 것이었다. 여포가 왕윤의 표정을 제대로 살폈더라면 여포를 이용해 동탁을 제거하려는 초선의 계획은 꼬리를 잡혔을지도 모른다. 고문이라도 하면 왕윤도 자백할 수밖에 없었을 것이다. 하지만 어리석은 여포는 그런 생각을 할 머리가 없었다. 물론 초선이 여포를 사모하는 건 사실이었다. 초선으로서는 동탁도 제거하고 여포도 얻는 그야말로 두 마리 토끼를 한꺼번에 얻는 일이었다. 무엇보다 기울어가는 한나라를 재건하고 백성을 고통 속에서 구해내는 일이었다. 초선과 왕윤의 계획은 이제 다음 단계로 넘어간다. ㆍ동탁 정벌
    ; 왕윤은 동탁에게 편지를 보냈다. 이번에는 조조를 조심하라고 한 일전의 그 밀서와는 전혀 다른 성격의 편지였다. 말하자면 은밀한 초대였다. 동탁은 그렇지 않아도 초선이 왕윤의 집으로 간 지 여러 날이 되어 무척 궁금하던 차였다. 초선이 없는 틈을 타 눈여겨둔 몇몇 궁녀를 겁탈하듯 품어보았으나 초선만 한 여자가 없다는 사실만 새삼 확인했을 따름이었다. 편지에서 초선의 달콤한 향취가 풍겨오는 것만 같아 동탁은 지체없이 왕윤의 저택을 방문하였다. 수레에서 내린 동탁은 무장한 100여 군사의 호위를 받으며 대문 안으로 들어섰다. 동탁이 자리에 앉자 왕윤은 동탁의 공덕을 찬양하기 시작했다. 풍류소리가 울려 퍼지는 가운데 산해진미와 좋은 술이 연이어 나왔다. 왕윤은 동탁이 한나라의 뒤를 계승하게 될 것이라고, 천문학의 건상(乾象)을 살핀 결과임을 과시하며 말했다. 동탁은 그 말을 듣고 자기는 그것을 바라지 않는다고 겸손을 떨었지만 눈빛은 음흉하게 빛났다. 왕윤은 동탁의 도의와 패기로 그 뜻이 이루어질 것이라고 다시 치켜세웠다. 동탁은 마지못한 척, 천명이 자신에게 오면 왕윤에게도 거기에 어울리는 자리를 주겠다고 약조하였다. 왕윤이 그때를 놓치지 않고 초선을 부르니 악사들의 현금 연주소리가 은은히 울려오는 가운데 초선이 나타나 매우 미묘하고 교태 어린 춤을 추었다. 춤이 끝나자 동탁은 초선에게 가까이 오라고 하였다. 초선은 오랜만에 보는 낭군에게 다가가서 머리를 숙였다. 동탁은 그녀의 뛰어난 미모와 자신에 대한 그리움에 불타는 듯한 눈동자를 보고 다시금 넋이 나간 채 그 비대한 몸 어딘가에 행복이라는 게 밀려오는 느낌을 받았다. “왕윤 사도. 나는 정말 복받은 사람인 것 같소. 당신 같은 인재에다 초선과 같은 절세미녀를 곁에 둘 수 있으니 말이오.” “동탁 나리. 초선이 매우 피곤한 것 같습니다. 들어가 쉬라고 해도 괜찮겠습니까.” “아니오. 그녀는 나와 함께 지금 성으로 돌아가야 하오. 요즘 여포가 이곳에 드나든다는 말을 언뜻 들었소. 하하 나 이 동탁이 걱정이 좀 되는구려. 여포 이 친구가 내 시녀와 정을 통한 전과가 있어서 하는 말이오.” 시녀와의 치정사건은 여포가 어전에서 동탁의 호위를 맡고 있을 때의 일이었지만 이 말을 듣는 초선의 얼굴은 금세 어두워졌다. 그것을 혐오감의 표출로 본 동탁이 웃으며 말을 이었다. “걱정할 것 없다. 그 녀석이 아무리 단순무식해도 내 여자에게 손댈 만한 바보는 아니니까.” 동탁이 어젯밤 초선을 데리고 돌아갔다는 소식을 듣고 여포는 바로 적토마를 타고 왕윤에게로 달려갔다. “왕윤 나리. 어제의 일은 대체 어찌된 것이오.” “어찌되다니요. 장군이 스스로 찾아온 것뿐이온데….” 여포의 낭패한 모습을 보고 왕윤은 얼버무렸다. “설마 쓸데없는 이야기를 하지는 않았겠죠?” ㆍ동탁 곁의 초선을 본 여포
    흥분한 여포가 다그쳤다. “나도 초선도 아무 말도 하지 않았소. 동탁 태사야말로 여포 장군이 초선에게 마음이 있는 게 아닌가 하고 걱정하더이다.” “뭐라고요? 초선이 무슨 말을 하기 전에 당장 내 뜻을 장군에게 알려야겠소.” 이렇게 말하고 여포는 질풍처럼 사라졌다. 초선의 앞날을 생각하자 왕윤은 매우 우울해졌다. “이러다 내 딸과는 영영 이별이 되겠구나.” 왕윤은 한숨을 쉬었다. 여포가 왕윤의 집에서 나올 무렵 초선은 동탁의 품에 안겨 있었다. 쾌락에 젖은 척 신음을 내던 그녀가 탄식하며 말했다. “저번에… 여포 장군이… 오셨을 때… 사실 사랑을 고백받았습니다.” “뭐라고?” 동탁은 그 절구통 몸을 멈추고는 어서 고하라고 재촉했다. “그것뿐입니다. 그 말에는 응할 수 없다고 전했습니다. 여포 장군은 제가 동 태사의 애첩인 것 때문에 괴로워했습니다.” “흠, 그래 알겠다. 내 오늘은 몹시 피곤하구나. 그만 쉬거라.” 의외로 동탁은 추궁을 멈추었다. 초선은 알고 있었다. 동탁의 가슴에 질투의 뜨거운 불길이 타오르는 것을. 여포가 동탁의 처소로 가자 아니나 다를까 동탁 곁에 초선이 붙어 있었다. 젖은 눈동자에서 방사되는 눈빛이 여포의 몸을 녹여내듯 휘감아왔다. 그 요염한 눈길을 털어버리듯 입구에 우뚝 선 채로 여포가 동탁에게 말했다. “나리께서 오해하는 일이 없었으면 합니다. 저는 동 태사께 거듭 충성을 맹세코자 왔습니다.” “물러가라. 오늘은 아무 말도 하고 싶지 않다.” 여포는 동탁의 심상치않은 기색을 보고 불안한 마음으로 돌아섰다. 며칠 후 초선은 여포에게 <여포 나리. 저를 영원히 가져보지 않겠습니까> 하고 단도직입적으로 적은 편지를 보냈다. 단순한 여포에게는 구구절절 설명보다는 강렬한 한마디가 통할 거로 보았던 것이다. 만약 여포가 거절하면 왕윤 부녀의 목숨은 이미 저세상으로 간 거나 다름없었다. 동탁은 배신을 절대 용서하지 않는 인간이었다. 얼마 전 사도 장온이 원술과 내통했다고 사람을 시켜 무고하고는 연회석에서 그를 죽여 그 시체를 요리하여 문무백관과 나누어 먹고 나머지는 개에게 준 적이 있는 동탁이었다. ㆍ여포를 달랜 동탁
    여포도 동탁을 쳐야 할 이유가 없었다. 동탁이 죽으면 각지에서 반동탁파의 제후들이 일어설 것이고 그전에 동탁의 부하들이 난을 일으킬 것이 뻔했다. 그러면 자신도 매우 위험해진다. 여포는 초선을 손에 얻는 일과 이 위험을 저울질하였다. 초선이 조조나 동탁 앞에서도 검무를 춘 것을 알고 있는 여포로서는 그녀를 손에 넣는 것은 그들에 대한 승리이기도 했다. 수많은 전투에서 승리한 여포지만 사랑의 전투에서만은 초짜였다. 그러기에 사모의 정이 한 번 거세게 일어나자 그 불길은 모든 우려를 잠재우며 활활 타올라 꺼질 줄 몰랐다. 여포는 생각했다. 초선을 위해 동탁을 죽여야겠구나. 하나 워낙 목숨이 걸린 일인지라 아직은 주저하고 있었다. 어느 날 여포가 동탁이 편찮다는 말을 듣고 문병차 들르자 동탁은 잠에 빠져 있고 초선은 침실에서 눈물을 떨구고 있었다. 여포는 가슴이 터지는 듯하였다. 잠에서 깨어난 동탁은, 여포가 침상 뒤를 주시하고 있고 거기에 초선이 서 있는 것을 보고는 화를 내며 소리쳤다. “이놈, 내가 아끼는 계집을 넘보아 어쩌려는 거냐! 다시는 이곳에 오지 마라.” 동탁은 감미로운 쾌락에 젖는 시간을 잠시도 낭비할 수가 없었다. 동탁은 초선을 맞은 후부터 아예 정사를 돌보지 않았다. 동탁이 조금만 몸이 아파도 초선은 잠은커녕 허리띠도 풀지 않고 정성껏 돌보는 시늉을 하여 동탁은 거기서 헤어날 수가 없었다. 여포는 분을 참은 채 그 자리를 물러섰다. 돌아오는 길에 동탁의 사위 이유를 만나 억울한 속사정을 털어놓았다. 이유는 그 길로 동탁을 찾아갔다. “천하를 손에 넣으실 태사께서 어찌 하찮은 일로 여포를 책망하십니까. 여포의 마음이 변하면 천하대사를 그르치게 될 수도 있습니다.” “그럼 나보고 어쩌라는 거냐.” “내일 여포를 불러 금은보화를 내리시고 달래시죠.” 다음날 동탁은 여포를 불러 위로하였다. 동탁이 마지못해 사과하고 금품을 하사하자 여포는 기분이 다소 풀렸으나 마음은 이미 초선에게 가 있었다. 어느 날 동탁이 헌제와 대담하는 틈을 타 여포는 동탁이 거주하는 승상부로 말을 몰았다. 후당에 꿈에 그리던 초선이 있었다. 초선은 후원 봉의정(鳳儀亭)에 가 기다리라고 속삭이고는 얼마 후 옷을 갈아입고 거기로 나타났다. 초선이 여포의 가슴에 안기며 울먹였다. “저는 왕 사도의 친딸은 아니지만 친딸처럼 아낌을 받으며 자랐습니다. 그런데 장군을 만나뵙고 사모하게 되어 평생 장군을 모시리라는 소원을 품었는데 동탁 태사께서 이 몸을 다시 더럽혔습니다. 이 초선은 그저 죽고만 싶습니다. 이제 다행히 장군을 뵈었으니 더 이상 바랄 것이 없습니다. 더는 장군을 모실 수 없으니 장군님 앞에서 목숨을 끊고자 합니다.” ㆍ초선과 껴안고 있는 여포를 발견한 동탁
    초선은 갑자기 난간을 붙잡고 연못에 뛰어들려고 하였다. 여포는 다급하게 초선을 붙들고 애간장이 타는 심정으로 속삭였다. “나도 그 마음을 알고 있소. 진작 말을 나누지 않은 내 잘못일 뿐이오.” “초선에게는 하루가 일 년처럼 지루합니다. 저를 불쌍히 여기신다면 속히 구해주세요.” 초선이 슬프게 바라보니 여포의 가슴은 불타는 듯했다. “지금은 잠시 몰래 빠져나온 것이오. 의심을 살지 모르니 우선은 돌아가야겠소.” “장군님께서 이처럼 남의 눈을 두려워하신다면 제 눈은 햇빛을 볼 수 없게 될 것입니다.” 여포는 초선을 달랬다. “나에게도 생각이 있으니 두고 보오.” 여포가 급히 가려 하자 초선이 앞을 가로막고 말했다. “장군께서 천하의 영웅이라는 소문이 이 궁 안에서는 자자합니다. 전쟁터에서 우레와 같이 지른 소리는 어디 갔습니까. 그 명성을 가지고 이 세상에서 무엇이 두렵단 말입니까.” 그녀의 눈에서 눈물이 펑펑 쏟아졌다. 여포는 부끄러워서 얼굴이 붉어졌다. 여포는 다시 말에서 내려 초선을 품에 안고 위로하였다. 두 사람은 서로 껴안은 채 떨어지지 않았다. 동탁은 주위에 여포가 보이지 않자 수상쩍은 생각이 들어 급히 헌제와 작별하고 승상부로 돌아왔다. 승상부 앞에 여포의 적토마가 매여 있는 것을 보고 문지기에게 여포가 돌아왔느냐고 물었다. “네, 장군께서는 후당으로 가셨습니다.” 동탁은 급히 후당으로 갔으나 여포는 보이지 않았다. 초선도 보이지 않았다. 시첩이 초선 아씨는 후원에서 꽃구경을 하고 있다고 아뢰었다. 동탁이 그곳에 가보니 여포와 초선이 서로 부둥켜안고 있었다. 분노한 동탁이 고함을 지르자 놀란 여포가 뒤를 돌아보고는 도망치려 하였다. 여포는 동작이 민첩해 급히 도망쳤고 비대한 동탁은 그를 따를 길이 없었다. 화가 난 동탁이 창을 던져 여포를 죽이려 했으나 날랜 여포는 그 창을 받아 땅에 내던졌다. 동탁은 여포를 쫓아 뒤뚱대며 달려가다 후원 문 밖에서 한 사내와 부딪쳐 그만 나가떨어졌다. 동탁과 부딪친 자는 모사 이유였다. 이유는 동탁을 일으켜세워 서원으로 모시고 갔다. “여포 이놈이 나의 계집을 희롱하다니! 그놈은 죽어 마땅하다.” “태사님께서 잘못 생각하고 계시는 겁니다. 초선으로 말하자면 하나의 계집에 지나지 않습니다. 여포는 태사님을 지켜주는 심복입니다. 이왕 이렇게 된 김에 초선을 여포에게 주면 여포는 그 은혜에 감동하여 목숨을 바쳐 태사님을 도울 것입니다.” 동탁은 이 말을 듣고 곰곰이 생각을 하였다. “그것도 일리 있는 말이군. 잘 생각해 봐야겠다.” 이유가 돌아가자 동탁은 초선을 불렀다. “너는 왜 나 몰래 여포와 정을 통하느냐?” ㆍ왕윤과 여포의 만남
    초선이 억울하다는 얼굴로 말했다. “제가 후원에서 꽃구경을 하는데 갑자기 여포 장군이 나타난 것입니다. 여포가 ‘나는 동탁 태사의 아들인데 왜 나를 피하느냐?’ 하고 소리치며 덮치려 했습니다. 분하고 두려워 연못에 몸을 던져 죽으려 하는데 붙드는 바람에 억지로 그의 품에 안기게 되었습니다. 그때 태사님이 갑자기 나타나신 것입니다.” “…정녕 그러냐? 이왕지사 이렇게 된 거 내 너를 여포에게 주려고 한다. 네 생각은 어떠냐?” 초선은 눈물을 하염없이 쏟았다. “저는 태사님의 것인데 갑자기 그런 말씀을 하시다니… 그럴 바에야 죽어버리겠습니다.” 초선이 벽에 걸린 칼을 집어 자기 목을 찌르려 하자 동탁이 놀라 칼을 빼앗고 초선을 달랬다. “내가 농담 삼아 해본 말이다.” 초선은 동탁의 가슴에 얼굴을 묻고 흐느꼈다. “태사님. 이것은 이유의 모략입니다. 그는 여포와 친한 사이라 태사님의 체면은 아랑곳 않고 저를 선물처럼 주고받으려는 겁니다.” “어찌 내가 너를 버리겠느냐.” “태사님이 소첩을 불쌍히 여기고 사랑해 주셔도 이제는 이곳에 머물기 어렵게 되었습니다. 언젠가는 여포가 해를 가해올 것입니다.” “염려 마라. 내가 누구냐. 나는 동탁이다.” 다음날 이유가 동탁을 찾아왔다. “오늘 초선을 여포에게 보내시지요.” “어찌 초선을 그 녀석에게 내주겠느냐. 부자지간임을 고려해서 저번 일은 용서해 주겠다는 말이나 전하라.” “태사님, 초선에게 너무 깊이 빠지면 안 됩니다.” “그럼 네놈은 네 부인을 여포에게 줄 수 있겠느냐. 초선의 일을 더 이상 거론하면 네놈의 혀를 뽑겠다.” 이유는 불길한 예감에 탄식을 하며 돌아섰다. 그날로 동탁이 초선을 데리고 미오성(郿塢城)으로 가겠다고 명을 내리자 문무백관이 모두 허리를 굽히고 전송하였다. 초선을 실은 수레가 멀어져 가자 여포는 언덕 위에서 수레바퀴가 내는 먼지를 보며 분개하였다. 이때 여포의 등 뒤에서 말 멈추는 소리가 들려왔다. 돌아보니 사도 왕윤이었다. “이 노부가 몸이 불편해서 며칠간 장군을 뵙지 못했습니다. 오늘 태사님께서 미오로 가신다기에 나와봤는데 오히려 장군을 뵙게 되는군요. 한데 어찌 한숨만 쉬고 계십니까.” “왜겠습니까? 사도님의 따님 때문이지요.” 이에 왕윤은 시치미를 떼고 말했다. “그럼 아직 태사님이 제 여식을 놓아주지 않았나요.” “흥, 그 늙은이 혼자 재미 보기 바쁘죠.” “어허, 안타까운 일입니다. 집으로 가서 자세한 이야기를 하십시다.” ㆍ왕윤의 계략
    여포는 왕윤을 따라 그의 저택에 갔다. 이윽고 주안상이 나오고 술이 취하자 여포는 봉의전에서 있었던 일을 자세하게 늘어놓았다. “태사가 장군이 사랑하는 여자를 놓아주지 않는다니 난감하군요. 그러나 세상 사람들은 태사보다는 오히려 장군을 비웃을 겁니다.” 왕윤의 말에 여포는 얼굴이 벌겋게 달아올랐다. “두고 보시오. 내가 동탁을 죽여서라도 초선을 되찾고 말겠소.” “장군, 말조심하십시오. 그러다가 우리 모두 큰 화를 입게 될 거요.” “남아 대장부가 모욕을 당하면서까지 남의 밑에 있을 수는 없지 않소.” “하긴 장군처럼 능력 있는 분이 동 태사 밑에 있을 필요가 있겠소만….” 여포의 마음이 이미 정해졌음을 왕윤은 알 수 있었다. 여포가 돌아가자 왕윤은 심복 중에 활 잘 쏘는 무사 손서와 황완을 불러 이 문제를 의논하였다. 손서가 먼저 말했다. “듣자니 주상께서 병환에서 회복되셨다 합니다. 말재간 있는 자 하나를 동탁에게 보내 주상께서 의논할 일이 있다 한다고 전하죠. 한편으로는 천자의 밀서를 여포에게 내리게 하여 대궐문 안에 군사를 매복시켰다가 동탁이 들어올 때 주살하는 것이 어떨는지요.” 이에 황완이 물었다. “그럼 누구를 보내는 것이 좋을까요.” “여포의 고향 친구 이숙이 어떤지요. 그는 동탁이 좋은 벼슬을 주지 않아 앙심을 품고 있습니다. 그를 보내면 동탁은 그의 말을 따를 겁니다.” 왕윤이 여포를 불러 의논하니 여포도 동의하였다. 이숙을 불러 여포가 말하였다. “이숙, 지난날 공께서 나더러 정원(丁原)을 죽이고 동탁의 편이 되라고 하지 않았소. 그런데 지금 동탁이 백성을 못살게 굴지 않소. 그러니 공께서 조서를 만들어 미오로 가 동탁에게 입궐하라고 전하시오. 그런 다음 복병을 매복시켜 입궐하는 동탁을 주살해 문무백관과 만백성의 시름을 덜어주는 게 어떻겠소.” 이숙이 이에 답했다. “나도 그 역적놈을 제거해야 한다고 오래전부터 생각해 왔소. 다만 뜻을 같이할 동지가 없었는데 장군이 그런 뜻을 가지셨다면 기꺼이 그 일을 해야지요.” “성공하면 큰 벼슬을 얻게 될 것입니다.” 다음날 이숙은 수십 기병을 이끌고 미오로 가 천자의 조서를 가지고 왔다고 알리고 동탁에게 정중하게 고개를 숙였다. “무슨 조서인가.” “아마도 천자께서 문무백관 앞에서 태사님께 제위를 물려줄 뜻이 있어 이 조서를 내리신 듯합니다.” 이 귀가 솔깃할 말에 놀라 동탁은 다그쳐 물었다. “거기에 대한 왕윤의 의견은 어떤가?” “왕 사도께서는 찬성이십니다. 태사님이 오시기만 기다리고 있습니다.” “간밤에 용이 내 몸을 감싸는 꿈을 꾸었는데 오늘 이런 기쁜 소식을 듣는구나.” ㆍ동탁의 최후
    동탁은 심복 이각, 곽범에게 정병 3000명으로 미오를 지키라고 이르고 바로 장안으로 들어갈 준비를 하였다. 초선에게 궁궐에 간다고 알리고 수레를 타고 장안을 향해 떠났다. 중도에서 동탁을 태우고 가던 말이 갑자기 울부짖더니 말고삐가 끊어지고 재갈이 벗겨졌다. 동탁이 이숙에게 물었다. “혹시 불길한 징조는 아니겠지.” “태사께서 한나라의 제위를 받게 되시니 옛것을 버리고 새것을 맞이하는 징조입니다.” 그 해석이 그럴듯하여 동탁은 매우 기뻤다. 동탁이 승상부에 오르자 여포가 축하 인사를 드렸다. 동탁은 ‘내가 등극하게 되면 너는 천하의 군사를 거느리는 자가 될 것이다’라고 뻐기듯이 말했다. 이 말에 여포는 감사를 표하였다. 다음날 동탁이 측근들을 거느리고 대궐문에 들어서니 수많은 군신이 예복을 입고 늘어서 그를 맞이하였다. 이숙은 10명의 군사만 수레를 따르게 하고 나머지는 궐문 밖에서 기다리게 하였다. 동탁이 둘러보니 왕윤을 비롯한 여러 장수가 보검을 손에 들고 전문에 서 있었다. 동탁은 놀라 이숙에게 물었다. “왜 보검을 들고 있느냐.” 이숙은 대답 대신 동탁의 수레를 전문으로 밀어 넣었다. 이때 왕윤이 고함을 쳤다. “역도가 왔다. 무사들은 어디 있느냐!” 그러자 100여 명의 무사들이 창과 칼을 휘두르며 나타났다. 동탁은 예복 밑에 갑옷을 입고 있었다. 한 무사가 동탁의 팔을 찌르자 동탁은 수레에서 굴러 떨어지며 큰 소리로 여포를 불렀다. 여포가 수레 뒤에서 뛰어나와 “여기 역적 동탁을 죽이라는 천자의 조서를 가져왔다”고 외치며 긴 창으로 동탁의 급소를 찌르자 이숙이 그의 머리를 베어버렸다. 문무백관이 일제히 환호성을 질렀다. 동탁의 시체는 지나치게 살이 쪄 군사들이 그의 배꼽에 심지를 박고 불을 붙이자 기름이 지글지글 끓어 땅바닥에 넘쳐흘렀다. 지나가는 백성들이 머리를 발로 차고 시체를 마구 짓밟았다. 여포는 왕윤의 명을 받고 군사 5만을 거느리고 미오로 갔다. 여포는 먼저 동탁의 재산부터 몰수하였다. 금은보화와 비단 등 갖가지 보물이 헤아릴 수 없이 쏟아져 나왔다. 몰수한 재물을 왕윤에게 바치자 왕윤은 그것을 군사들에게 나누어주었다. 동탁이 그렇게 간단히 처치된 후 1000명 가까운 후궁의 여인들은 능욕당하고 보물이 있는 궁전에서는 병사 간에 경쟁이라도 하듯 약탈전이 벌어졌다. 이 지옥에서 초선은 여포의 힘으로 화를 면할 수 있었다. 피와 시체의 아비규환 속에서 두 사람은 뜨겁게 포옹하였다. “초선아, 오늘 너는 정말로 아름답구나.” 여포답지 않은 이 말에 초선은 능욕의 현장에서도 철없이 깔깔대고 웃었다. 그날 밤 초선은 평생 처음으로 사랑하는 사람과 잠자리를 하였다. 아침 일찍 여포는 여태 꿈을 꾸고 있는 초선을 남겨놓고 밖으로 나갔다. 동탁의 잔당을 완전히 소탕해야 했다. 잠에서 깨어난 초선은 여포가 보이지 않자 말을 타고 그를 찾으러 나섰다. 한참 후 그녀는 여포를 찾았고 여포는 이상한 얼굴로 그녀를 내려다보았다. “나리. 저도 함께 싸우겠습니다.” 대답도 기다리지 않고 초선은 적토마에 올라타 여포의 등에 바짝 붙었다. 그녀의 굳은 결의에 행복해진 여포는 말없이 적토마를 달리게 하였다. 동탁군을 무찌르고 여포의 군은 산으로 숨어 들어간 이각,곽범의 군과 싸웠다. 여포와 초선은 결전 이외의 경우에는 항상 붙어 지냈다. 서로 어루만지고 도취되는 끝없이 달콤한 시간이었다. 그러나 초선은 이 행복이 오래가지 않을 것 같은 불길한 예감에 사로잡혔다. 왕윤도 동탁파를 소탕하는 일에 앞장섰다. 초선은 장안의 의부가 걱정이 되었다. “나리, 대감님의 안위가 걱정이 되어 견딜 수가 없습니다.” “나도 그러하니 어서 장안으로 가야겠다.” 여포는 초선을 안은 채 적토마를 타고 장안으로 향했다. 여포가 달려갔을 때 이미 장안은 불바다가 되어 있었다. 이각과 곽범이, ‘동탁을 죽인 왕윤이 서량의 모든 백성을 죽이려 한다’는 소문을 퍼뜨려 장안은 불바다에 아수라장이었다. 그 와중에 기동대가 나타나 왕윤을 처형하고 말았다. 의부의 죽은 모습을 본 초선은 너무나 슬픈 나머지 눈이 바짝 말라 눈물조차 나오지 않았다. 강직한 성격 때문에 모함과 오해도 많이 받았지만, 누가 뭐라 해도 한족의 부흥을 위해 평생을 바친 의부였다. ㆍ여포와 조조와 초선, 사랑과 전투
    장안을 떠난 지 2년, 여포는 영토가 없는 장군의 몸으로 군사를 이끌고 방랑하였다. 초선과 여포가 공을 세운 대가는 그 무엇도 없었다. 그에 비해 조조는 동탁의 죽음으로 세력을 회복하고 황건적을 쳐 그 잔영을 자기 군에 편입시켜 진동장군이라는 칭호를 조정에서 받게 되었다. 조조의 군사는 10만을 넘었다. 초선은 조조에 대한 애증으로 괴로워하다가 분연히 일어나 하나의 계략을 세웠다. 우선 여포의 곁을 떠나 방랑생활을 빙자하여 조조에게 갔다. 초선은 갖은 계책을 써가며 몰래 여포를 돕고자 하였다. 그러다 여포에게 기회가 왔다. 조조가 살해당한 부친의 보복을 위해 연주를 떠나 서주로 쳐들어간 것이다. 천하평정의 라이벌이고 사랑의 경쟁자인 여포는 이 틈을 타 연주를 빼앗았다. 전승의 축하연 때 초선은 장군들 앞에서 감격의 눈물을 흘리며 검무를 추었다. 광야를 떠돌며 방랑하던 여포와 장군들도 눈시울을 붉혔다. 지금까지의 숱한 고생이 보답을 받는 기분이었다. 조조는 연주가 공격당했다는 보고를 받고 서주태사 도겸을 도우러 온 유비의 화친 서신을 받은 김에 급히 연주로 돌아갔다. 서주에서 돌아온 조조군에게 부하들이 패배하여 여포는 영토와 성을 잃게 된다. 최후의 전투 때 초선은 여포의 적토마에 매달려 조조와 싸웠다. 전황이 점점 불리해지자 초선은 여포를 설득했다. “이번 전투에서 조조의 목적은 저를 취하는 것입니다. 저를 여기 버리고 가면 조조는 싸움을 멈출 것입니다.” “아니다. 내가 어찌 너를 두고서 혼자 살아남기를 바라겠느냐.” 여포는 초선과 함께 도망쳤다. 그러나 상황은 더 불리해졌다. 설상가상으로 극도로 약체화된 그를 원소까지 공격해 왔다. 결국 초선은 마지막 희망으로 유비의 땅으로 도망치라고 여포를 설득하였다. “유비는 덕이 있으니 나리를 도울 것입니다.” 결국 서주로 도망쳐 여포는 다시 근거지를 마련할 수 있었다. 그 후 여포는 서주를 빼앗고 유비는 조조에게로 도망쳤다. 여포는, 원술의 대군 20만을 피해 서주 근처 소패성에 든 유비를 다시 물리쳤다. 그러나 성내의 백문루(白門樓)의 싸움에서 조조군에게 패하였다. 그전에 여포에게는 마지막 활로가 있었다. 조조에게는 전쟁을 오래 끌 수 없는 두 가지 이유가 있었던 것이다. 하나는 도시를 비워놓는 위험, 또 하나는 인마와 양식의 수송이 어려운 겨울이 다가온 것이었다. 군량미를 치면 여포의 군에 길이 열릴 수가 있었다. 그러나 성을 떠나는 것은 위험하였다. 성 안에서 누가 배반할지 모르기 때문이었다. 초선은 여포에게 매달려 이 전투를 만류하였다. “전투는 장군의 영역입니다. 제가 간섭할 일은 아닙니다.” “그렇소.” “거듭 말씀드리지만 저를 조조에게 넘겨주고 도망가세요.” 그녀는 더 이상 말하지 않았다. 그의 결단 순간을 방해하고 싶지 않았다. 결국 여포는 초선을 포기하지 않기로 한다. 성을 사수하기로 한 것이다. 그 순간 초선은 여포의 천명이 여기서 끝나리라는 것을 깨달았다. 자신의 운명도 마찬가지였다. 그날 밤 초선의 침소에 조조의 밀서를 가지고 온 사자가 있었다. <여포는 이제 끝장이다. 나에게 돌아오라.> 초선은 수고했다고 말하고 하나 조조의 부름에 응할 수 없노라며 사자를 돌려보냈다. 그러자 잡병으로 변장하여 그 근처에 와 있던 조조가 들어섰다. “나요. 우리에게는 아직 남은 시간이 많소. 나와 함께 갑시다.” 혼란에 빠진 초선은 멍하니 있었다. 조조를 따라나서는 것이 가당키나 한 일인가. 초선이 움직이지 않자 “생각할 시간을 주겠소. 눈이 내릴 때 데리러 오겠소” 하고 조조는 돌아갔다. 초선은 조조의 말뜻을 곰곰이 되새겨 보았다. 며칠 후 여포군에게는 패망의 눈이 초선에게는 절망의 눈이 내렸다. 그 와중에 여포에게 불만을 품은 신하들 가운데 배신자가 나왔다. 적토마를 도적맞은 채 잠자다 결박된 여포는 성 밖으로 끌려나와 처형되었다. 처형당하기 전에 여포는 조조에게 ‘자기가 기병을 인솔하고 그대가 보병을 인솔하여 둘이 힘을 합쳐 싸우면 천하에 두려울 것이 없을 것이다’라며 목숨을 구걸 하였다. 조조는 그 순간 매우 망설였으나 유비가 여포는 의부인 정원과 동탁을 연이어 죽인 자이니 또다시 배반할 것이라고 해 결국 여포를 교살하였다. ㆍ조조의 눈물
    “아. 그리운 여포님.” 눈만 감으면 함께 적토마를 타고 달리던 여포의 체온이 몸에서 되살아났다. 그 소리, 냄새, 몸이 닿는 감각. 추억 속의 여포는 언제나 순하고 당당했다. 갑자기 달콤한 꿈을 깨뜨리는 소리가 수면을 깨고 메아리쳤다. 그립고도 가증스러운 초선의 첫 남자, 조조였다. 조조는 한번 마음먹은 것은 기필코 취하는 인간이었다. 하지만 이제는 늦었다고 초선은 생각했다. 사랑하는 사람을 잃은 지금 내게 무슨 삶의 보람이 남아 있단 말인가? 초선은 결국 마지막 선택을 한다. 독을 탄 술을 마시고 피를 토하며 쓰러졌다. 조조는 그 싸늘한 몸을 안고 말없이 눈물을 흘렸다. 이 기묘한 운명…. 병사들은 그녀가 여포에게 바친 사랑에 감격하여 적과 동지를 가리지 않고 눈물을 흘리며 두 사람을 제사지냈다. 초선이 없었더라면 조조가 일찍이 항전을 계속하지 않았을지도 모르며 동탁이 제국을 세울 수 있었을지도 모른다. 조조는 사람 보는 눈에 빈틈이 없었다. 관운장을 유비에게 돌려보낼 때, 조조는 관운장의 그 의리가 후에 가장 어려웠던 적벽전에서 자신을 구해주리라는 것을 꿰뚫어보고 있었다. 그런 조조였지만 초선이 여포의 여자가 되어 자신에게 칼을 겨눌 줄은 꿈에도 몰랐던 것이다. 한 여인의 마음을 얻는 것이 천하를 얻는 것보다 힘들었던 것이다.⊙
            글 : 민희식 전 서울대교수 / 그림 : 유승배

    草浮
    印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