浮 - 채마밭/生活ㆍ科學ㆍ經濟

人相

浮萍草 2015. 8. 7. 11:10
    末年 福과 後孫 福 따라오게 하는 觀相의 特徵은...
    가경영전략연구원(NSI)이라는 조찬 포럼(Forum)이 있다. 필자가 이곳에 나간 지도 올해로 20년이 넘는다. 이 모임은 대체로 나이가 70대인 ‘장년층’이 주류를 이루고 있다. 50~60대는 청년 축에 든다. ‘여기 참석한 인물들은 어떻게 했기에 만년(晩年)까지 존경받는 인생을 사는 것인가’ 이런 생각으로 참석자들 얼굴을 쭉 둘러본 때가 있었다. 정답은 바로 여기 있었다. 유달리 얼굴 상(相)이 좋은 사람들이 많았던 것이다. 그러나 그게 전부가 아니라는 것을 깨닫는 데는 그리 오래 걸리지 않았다. 비결은 긍정적인 생각에 있었다. 긍정적인 생각은 얼굴에 나타난다. 찰색(察色)과 탄력으로 말이다. 이른바 ‘긍정의 힘’이 성공한 인상과 인생을 만든 비결인 것이다. 이 모임이 오랜 시간 이어갈 수 있었던 또 다른 이유는 남을 칭찬하는 것이 전통처럼 유지됐기 때문이다. 한번은 새로 가입한 회원이 어떤 질문에 대해 부정적 견해를 피력한 적이 있었다. 그는 간혹 남을 비판하는 이야기를 화제로 올렸다. 그럴 때면 어김없이 회원들은 위트로 받아 넘겼다. 비판을 웃음으로 받아 넘기는 것을 보면서 긍정의 힘이 얼마나 훌륭한지 새삼 깨달았던 기억이 난다. 참석자들은 하다못해 넥타이 하나만 새로운 것을 매고 와도 칭찬하는 걸 주저하지 않는다. 새로 가입한 회원이 있으면 도와주기 위해 적극적으로 나선다. 하나같이 사회적으로 성공한 사람들이지만 남을 도와주기 위해 팔을 걷어붙이고 나서는 모습을 보며 많은 것을 느끼고 배운다. 필자는 이러한 미덕을 현장에서 학생들에게 적극 가르치고 있다. 말이 학생이지 대부분 기업 CEO(최고경영자)나 교육종사자들이다. “맨 처음 만나는 사람의 상을 읽을 때 좋은 기질부터 찾아 칭찬하고 격려하라. 가급적 선배는 후배에게 멘토가 되라.” 아랫사람을 잘 가르쳐 ‘청출어람(靑出於藍)’이 됐으면 성공이고 더 나아가 만년 역시 행복할 것이다.
    ㆍ좋게 생각하는 긍정의 힘이 성공의 열쇠
    얼마 전 국책연구기관장을 지낸 사람과 자리를 함께할 일이 있었다. 평생을 연구하며 산 그는 태어나 처음으로 현직에서 물러나 1년간 보람된 시간을 보냈다. “처음에는 좋더군요. 옛날 같으면 매일 밤새워 연구하고 그래야 하는데,그걸 안 해도 되니 어찌나 좋은지요. 그런데 1년이 지나니까 이런 생각이 들었어요. ‘내가 이렇게 놀아도 되나. 혹 내가 가지고 있는 재능을 이렇게 방치하고 있는 것이 잘하는 걸까’라고 말이죠.” 그는 “무작정 현업으로 복귀하는 것도 맘에 걸리는 게 한 두 가지가 아니다”고 했다. 무엇보다 자신의 복귀가 전도유망한 젊은 인력이 발탁되는 데 걸림돌이 되지 않을까 염려했다. ‘젊은 사람에게 기회를 줘야 한다’는 신념 때문이다.
    고민을 듣고 그의 얼굴을 잠시 쳐다봤다. 여전히 ‘일 복(福)’이 있어 보였다. 업무에 대한 열정과 건강이 매우 반짝이는 눈빛에 고스란히 녹아 있었다. 현실과 이상 속에서 고민하는 그에게 필자는 말했다. “나이가 들면 귀가 멀고 이가 빠지고 시력이 약해지죠? 왜 그런지 아십니까. 단순히 나이 들어 육체적으로 쇠약해져서만은 아닐 겁니다. 봐도 못 본 척, 들을 것은 가려들으라는 뜻에서 조물주가 애초부터 그렇게 사람을 만들었을 수 있습니다. 기력이 약해졌으니 자만하지 말고 지혜로운 원로(元老)가 돼 백수(白壽·99세)하시라고요. 원장님은 눈빛이 살아 있습니다. 연구원으로 돌아가는 걸 단순히 젊은이 일자리 하나 없애는 것이라고 생각하지 마세요. 젊은이들을 이끌어 주는 역할도 필요합니다.” ‘여생(餘生)’의 사전적 의미는 ‘죽을 때까지 남은 시간’이다. 우리의 노년이 오로지 여생이 돼서는 곤란하다. 어떻게 의미 있게 보내야 할지를 고민해야 하는 귀한 시간이다. 더군다나 요즘은 연륜을 가진 노년층이 서비스직에 종사하는 세상이 아닌가. 발상의 전환은 노년의 삶에 있어 굉장히 중요하다. 앉거나 넘어진 사람이 일어서는 모습을 유심히 관찰한 적이 있는가. 몸을 꼿꼿하게 세우면 일어설 수 없다. 구부려야만 일어난다. 이것이 인생이다. 전성기를 지났다 해도 몸을 한번 수그리면 인생 2모작은 가능하다. 3모작도 가능하다. 3모작이 무슨 뜻인가. 추수를 세 번 한다는 것이다. 필자는 정기적으로 노인복지관에 간다. 많은 이들의 얼굴에 ‘나는 노인이다. 나는 몸이 아프다’라고 쓰여 있다. ‘저 건드리지 마세요. 어쩌면 쓰러질지 몰라요’라는 자세와 표정으로 말하는 사람이 부지기수다. 하지만 그 가운데 어떤 이는 동년배와는 다르게 열정적이다. 우선 목소리부터 우렁차다. 매사에 적극적이다. 눈빛도 살아 있다. 마치 요정처럼 눈이 빛난다. 갱년기, 노년기라는 말은 아예 입에 올리지 않는다. 인상학에서 눈은 정신세계를 가리킨다. 외부로 돌출된 뇌라고도 한다. 정신이 맑고 깨어 있는 사람을 보면 어김없이 눈이 반짝거리는 특징이 있다. 몸과 정신이 함께 건강해야 진정한 건강이다. 평소 독서로 정신을 건강하게 관리하면서 체력이 있는 사람의 눈은 남다르게 빛난다. 반대로 눈에서 서늘하고 날카로운 기운이 나오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 당장 눈앞의 이익을 좇는 이는 눈은 빛나더라도 그윽하지 못하고 바쁘다. 삶이 그렇다고 눈이 말하는 것이다.
    ㆍ후손 복 받으려면 평소 관대함 길러야
    ▲  인상학에서 눈은 정신세계를 가리킨다.
    정신이 맑고 깨어 있는 사람을 보면 어김없이
    눈이 반짝거리는 특징이 있다.
    마지막으로 인생에 있어 매우 중요한 것은 후손이다. 노후 최고보험이 자식 잘되는 거라는 말도 있지 않은가. 예전 우리 부모 세대들은 자신의 피(血)를 판 돈으로 자식을 키울 정도로 헌신적이었다. 자식을 먼저 떠나보내는 이들의 당시 인상을 보면 턱뿐만 아니라 이마 찰색도 벌겋다. 자손은 조상과 연결하는 뿌리다. 심장이 상해 이마 색이 벌게졌다는 것의 인상학적 해석은 ‘조상 뵐 면목이 없다’는 것이다. 평생 남에게 인심을 쓰지 못한 이가 자식이 잘되기를 바라는 것은 과욕이다. 필자가 아는 한 의료인의 경험이다. 자식이 예능에 소질이 있어 어릴 적부터 유명강사들에게 개인교습을 많이 받았다. 강사를 마치 종 부리듯 하는 그를 보며 ‘너무 심하지 않나’라는 생각이 들 때가 종종 있었다. 결론적으로 그의 자녀는 아직도 예술계에서 자리 잡지 못하고 있다. 괄시받던 강사들이 훗날 주요 대학의 교수가 되면서 그에 대한 고약한 평판은 학계에 널리 퍼져 있다. 진작에 마음을 잘 썼어야지 지금 와서 잘못을 후회한들 무슨 소용 있겠는가.
    Pub.Chosun        글 주선희 원광디지털대 얼굴경영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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