萍 - 계류지 ㄱ ~ ㄹ/家族 ♥ 男女

<23> 다문화 가족

浮萍草 2014. 11. 10. 09:34
    色 달라도 그들도 우리처럼 변해가는데… 色 다르게 우리도 그들처럼 다가서야죠
     
    “배우고 싶은 한국 음식 있으면 얘기해요.”,“콩비지요.”“순댓국요.” 요리강사의 당부가 끝나자마자 다문화 여성 수강생들의 주문이 쏟아진다. 지난 4일 오전 10시 서울 청량리 한신아파트 내 동대문구 제1여성복지관 3층 요리실. 여성 결혼이민자의 한국생활 조기정착 도움 프로그램으로 동대문구 다문화가족지원센터가 개설한'뚝딱 뚝딱 생활요리'의 이날 메뉴는 오삼불고기와 순두부찌개다. 요리강사는 재료를 준비하다가 고등어가 싱싱해서 조림을 추가했다. 생활요리교실은 연 단위로 화요일 오전 10시부터 3시간 동안 월 2회 무료로 진행된다. 시연과 실습을 거쳐 자신의 작품을 점심 삼아 맛본다. 이날은 중국,베트남,일본,캄보디아 출신 등 여성 16명이 참여했다. “배워도 집에 가서 직접 해 보지 않으면 소용이 없어요.” “맞아요.” “말이 빨라요.” “천천히 할게요.” “선생님, 오징어 안 넣고 돼지고기만 넣어도 되나요.” “그럼요.” 강사의 한마디 한마디에 집중하며 받아 적고 묻는 수강생들의 얼굴은 진지하면서도 행복한 표정이다. 매콤 달콤한 3가지 음식 냄새가 실내에 퍼지면서 시연이 끝나고 각자 실습에 들어갔다. 3년 전 입국해 한국인 남편과 함께 사는 다이커쥔(39·戴可君)은“한국 음식을 배워 집에서 요리하면 가족이 잘 먹으니 좋다”고 말한다. 처음에는 음식과 문화적 차이 때문에 힘들었지만 한국어를 배우고 자조모임과 동대문구 다문화 합창단인 행복 메아리에도 참여하는 등 다가센터를 자주 이용 하면서 개선됐다. 그는 한국은 생활시설과 대중교통이 편리하고 사람들이 친절해서 좋지만 가끔 ‘중국에도 TV와 냉장고가 있느냐’고 이상한 질문을 하는 등 다문화를 이해하지 않으려 하고 무시하는 사람이 있을 때는 힘들다고 말한다. 초등학교 5학년 아들은 학교에서 엄마가 중국 사람이라고 놀리는 친구들이 간혹 있는 것을 제외하면 잘 적응하는 편이다. 중국이나 베트남이 어떤 나라인지 등 문화 차이 교육을 한국인에게 더 많이 시켜서 인식을 개선하고 서로 가까이 살면 좋겠다고 했다. 2007년 한국에 온 30대 초반의 도 티 김룽(베트남)은“남편 소개로 3번째 참석하는데 요리를 잘 배울 수 있어서 도움이 많이 된다”고 말한다. 한국의 아이 키우는 법과 남편 대하는 법 등이 베트남과 많이 다르다고 했다. 남편 말을 잘 못 알아들어서 답답하고 갈등도 있었지만 가족과 함께 교회에 다니고 한국말 연습도 하면서 화목하게 지낸다. 아들(6)이 어린이집에 다니는 데 불편은 없단다. 한국 생활 8년째로 딸(8)과 아들(5)을 키우는 나카무라 히토미(34·中村仁美)는 한국 음식이 맛있고 다문화센터가 있어서 좋다고 했다. 그러나 시장에 가면 어떤 게 좋은지, 가격을 비싸게 받는 건 아닌지 알기가 어렵고 아이와 함께 걸어갈 때 차가 골목길에서도 빨리 다녀 무섭다고 덧붙인다. 김선유 요리강사는“낯선 땅에서 정착하려면 힘들 텐데 내 수고로 인해 이들이 적응하는 데 도움이 된다니 뿌듯하다”고 흐뭇해했다. 동대문구 다가센터 다문화교육 담당자인 홍인옥씨는 연령과 국가에 따라 다양한 욕구에 맞춰 프로그램을 진행하기가 쉽지 않다고 말했다. 결혼이민자들은 한국에 와서 적응하는 데 많은 시간이 필요한데도 ‘한국에 온 지 1년이나 됐는데 왜 아직도 한국말을 못하고 혼자 못 다니느냐’고 말하는 등 다문화 가족을 선뜻 이해하려 하지 않는 시선을 힘들어한다고 전했다. 자신이 살던 나라와 전혀 다른 환경과 언어,문화에서 살아가는 다문화가족을 위해 좀 더 따뜻한 시선으로 바라봐 주면 좋겠다고 그는 당부한다. 다가센터는 국비와 지방비를 지원받아 운영하는 시·군·구 단위 센터로 결혼이민자와 만 18세 이하 중도입국자녀를 대상으로 한국어교육과 가족통합교육을 한자리 에서 또는 집을 방문해 실시하고, 만 3~12세의 다문화가족 자녀에게 숙제지도 등 방문 생활 지원 서비스를 한다. 개인·가족 상담과 사례 관리 등을 하며, 나눔봉사단과 자조모임 등 문화사업도 곁들인다. 언어영재교실 등 특성화사업과 다문화 인식 개선사업, 다문화합창단과 자녀연극단을 비롯한 외부지원사업도 진행한다. 동대문구 다가센터는 지난해 전체 이용자가 연인원 3만 8000명에 이르며 특히 한국 문화 교육이나 체험 프로그램이 호응을 받는 편이다. 다문화합창단 행복 메아리는 2009년 다양한 국가 출신의 여성들이 스트레스 해소를 위해 함께 모여 노래를 부르기 시작하면서 만들어졌다. 꾸준한 연습과 모임을 통해 현재까지 지역사회의 크고 작은 무대에서 공연 활동을 하고 있다. 단원들이 합창을 하면서 공동체의식을 나누고 각자의 고유한 문화를 교류하기도 한다. 오는 13일에는 제4회 정기공연이 예정돼 있다. 이은정 팀장은 “결혼이민여성의 입국 시기나 경제적 상황에 따라 다르긴 하지만 다문화가족이 절실하게 필요로 하는 것은 가족,특히 배우자의 적극적인 지지와 지원”이라고 말했다. 한국 배우자의 가족에 대한 가부장적이고 권위적인 태도 등이 한국 문화에 익숙하지 않은 결혼이민여성에게 큰 어려움이 될 수 있다는 것이다. 이 팀장은 갈등 상황을 상담하기 위해 센터를 찾은 결혼이민여성이 본인의 의지와 센터 지원을 통해 점차 안정적인 가족생활을 영위하는 것을 볼 때 보람을 느낀다고 했다. 하지만 실질적인 서비스나 체계적인 지원을 제공하기 어렵다는 점에서 우리 사회의 다문화가족이 여전히 사각지대에 놓여 있다며 안타까워했다.
    Seoul ☜       김주혁 선임기자 happyhome@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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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다문화가족지원센터의 과제는 
    결혼 초기 다문화 가족 해체 53.1% →37.8% 한국어 등 초기 적응 프로그램 지원 탈피를
    동대문구 다문화가족지원센터의 생활요리교실.
    혼이민자와 배우자로 이뤄진 국내 다문화가족은 모두 79만명에 이른다. 그 자녀만 20만명 수준이다. 국내에 체류하는 전체 외국인 수는 1년간 20만명이나 늘어 지난 8월 기준으로 171만명을 웃돈다. 이와 맞물려 다문화가족지원센터는 2006년 결혼이민자지원센터 21곳이 생긴 이래 전국적으로 인프라가 확장돼 현재 217곳으로 늘었다. 다문화 사회로의 급속한 진전을 보여 준다. 최성지 여성가족부 다문화가족정책과장은 그동안 다가센터가 확대되면서 한국어교육,방문교육,언어발달 지원 등 다양한 지원 프로그램이 확대됐고 많은 다문화 가족이 도움을 받고 있다고 평가했다. 일례로 2012년 다문화가족실태조사에 따르면 2009년 실태조사에 비해 다문화가족의 결혼 초기(5년이내) 해체율이 53.1%에서 37.8%로 감소했고 본인이 한국어를 잘한다고 응답한 비율이 37.3%에서 57.5%로 늘어나는 등 결혼이민자의 한국어 능력이 향상됐다. 고용률은 남성 74.3%에서 80.3%로 여성 36.9%에서 53.0%로 증가했고 월평균 가구소득 200만원 이하 가구비율이 59.7%에서 41.9%로 줄어드는 등 빈곤 상태도 완화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하지만 다문화가족에게 실질적으로 도움을 주는 맞춤형 서비스를 제공하는 데는 여전히 한계가 있다. 최 과장은“센터에서 제공하는 프로그램 중에 한국어교육 등 초기 적응을 위한 것이 많고 맞춤형 취업 지원 등 다양한 수요를 반영한 서비스가 부족하다”고 말했다. 자녀 양육 지원에 대한 수요가 증가하지만 센터에서 제공하는 서비스는 언어발달 지원이나 학교생활 적응을 위한 방문교육 등 영·유아 및 초등학생 지원에 집중돼 있는 점도 개선이 필요한 대목이다. 여가부는 다문화가족을 다양한 가족의 한 형태로 인정하고 이들을 실질적으로 지원하기 위해 건강가정지원센터와 다가센터를 통합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가족통합 문화 프로그램 등을 통해 다문화에 대한 일반 가정의 인식이 개선됐고 다문화가족과 일반 가족이 자연스럽게 융합하는 현상도 나타나고 있다고 최 과장은 전했다. 센터 통합은 향후 9개 센터의 시범사업 운영 결과와 지방자치단체의 의견을 모아 단계적으로 확대하고 그 과정에서 다문화사업이 축소되지 않도록 현장 의견을 지속적으로 수렴할 예정이라고 그는 밝혔다. 향후 다가센터 등이 중심이 돼 지역 내 결혼이민자에게 특화된 일자리 모델을 발굴하거나 고용센터와 새일센터 등 유관기관과의 연계를 강화할 방침이다. 아울러 지자체(다가센터)와 시도교육청,청소년 상담복지센터 등과 연계를 강화해 지역별로 다문화 청소년 지원사업을 효율적으로 추진하고 다문화 청소년 역량을 강화하는 과제를 발굴, 추진하겠다는 뜻도 밝혔다.
    Seoul ☜       김주혁 선임기자 happyhome@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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