萍 - 창고 ㅈ ~ ㅎ/한국문화 대탐사

19 - 3 한옥 <하>

浮萍草 2014. 7. 6. 18:06
    다층 한옥, 변형 한옥 … 비판 말고 경험 축적 기회 삼아야
    ▲ 고건축 전문가 김영일 행수(왼쪽)와 현대한옥 설계사인 조정구 구가도시건축 대표.김씨가 1996년 지은 충북 진천 보탑사 3층 목탑 북쪽 경사면에서 바람과 물
    햇빛과 조화를 꾀하는 전통건축의 우수성을 설명하고 있다. 최정동 기자

    ▲ 1 경주 한옥호텔 라궁 2 서울 글마루한옥어린이도서관
    1층에서 나무계단을 통해 2층으로 올라간다. 방을 둘러본 뒤, 높다란 3층 난간 위에 섰다. 비 개인 여름날 아침 하늘은 탁 트였고 꽃잎처럼 빙 둘러쳐진 산봉우리들은 산뜻했다. 아래쪽 마당을 내려다보니 까마득하다. 1층과 2층 2층과 3층 사이에 건물 밖에서는 보이지 않는 암층(暗層)이 자리 잡고 있어서 실내는 5층이다. 이 암층은 사람이 실내에서 계단으로 오르내릴 수 있는 다층 목조건물의 비밀을 지녔다. 지붕과 천장 사이 다락방 같은 공간으로 철 구조물이나 쇠못 하나 박지 않고도 건물의 하중을 분산시키고 견고함을 유지할 수 있게 해준다. 창문은 없지만 다양한 용도로 쓸 수 있다. 한옥은 으레 단층구조라고 여기지만 한옥빌딩도 얼마든지 가능함을 체험할 수 있는 곳,충북 진천 보련산 보탑사(寶塔寺) 3층 목탑은 우리시대에 지은 문화재급 한옥으로 통한다. 1300여 년 전, 신라 선덕여왕 때 세운 황룡사 9층(암층 포함 17층 80m) 목탑 양식을 계승했다. 속리산 법주사 팔상전과 화순 쌍봉사 대웅전도 다층 목조건물이다. 하지만 실내가 하나로 트인 통층(通層)이거나 사람이 올라갈 수 없게 막힌 구조다. “한국의 대표적인 한옥 건축가 신영훈 선생의 제안으로 1991년 첫 삽을 뜬 이후 꼬박 5년 만에 완성한 건물 입니다. 『삼국유사』에 ‘탑들이 기러기 행렬 같다(塔塔雁行)’는 시 구절이 나오지요. 아름다운 다층탑이 그림처럼 그려지잖아요. 이 건물을 지을 때 우리들은 백제에서 불려와 신라 경주에 황룡사 탑을 세운 걸출한 건축가 아비지를 꿈꾸며 설렜습니다. 그런데 막상 재현하려니까 막막했어요. 황룡사 탑은 고려 때 이미 불타 없어져버렸고 전승된 기술도 없는 데다 아이디어조차 떠오르지 않는 겁니다.”
    ㆍ1300년전 황룡사 양식 이은 진천 보탑사
    문화재 보수기술자이자 고건축 전문가인 김영일(『한옥,사람이 살고 세월이 머무르는 곳』 저자) 씨는 이곳 공사를 총괄한 총감독이다. 전통장인들의 용어로는 행수(行首)가 된다.
    “한국은 석탑,중국은 전탑,일본은 목탑이 많지요. 두루 답사하고 다니다가 남원 실상사 백장암 3층 석탑에 새겨진 비파 연주하는 장면과 경주 남산 탑골 암각화에서 결정적인 힌트를 얻었습니다. 탑의 난간에 사람이 올라갈 수 있게 할 방도가 바위그림에 담겨있었던 겁니다. 우리는 천년이 가도 끄떡없도록 혼을 불어넣어 이 특수한 한옥을 지었어요. 나중에 후손들이 보고 ‘서기 1996년에 우리 선조가 저런 목탑도 만들었구나’하고 알아만 준다면 더없는 보람입니다.” 김영일 씨는 탑에 얽힌 일화와 요소요소에 담긴 건축적 의미들을 소개했다. 높이 108척(32.7m) 규모의 웅장한 3층 목탑은 그야말로 스토리 뱅크였다. 계단에서부터 피뢰침이 꽂힌 꼭대기 상륜부에 이르기까지 수많은 이야기와 건축기법이 서려 있었다. 법당으로 오르는 계단엔 망울진 연꽃을, 내려가는 계단엔 활짝 핀 연꽃을 조각해놓는 식이다. 가람을 둘러싼 산 자체가 연꽃 모양이고 그 터 중심에 앉힌 목탑은 꽃술이었다. 배 형국으로 치면 돛대가 된다. 자연과의 절묘한 조화다. “부속 건물의 배치는 물론 지붕의 모양이나 재료도 다채롭네요. 한 건물에 팔작지붕과 맞배지붕이 함께 있기도 하고 4각, 7각, 8각, 9각, 원형까지 다양할뿐더러 기와집,너와집,귀틀집까지 있군요. 지형과도 잘 어울리고 건물들끼리도 조화롭습니다. 건축을 공부하는 이들이 병산서원만 갈 게 아니라 이곳도 꼭 와서 봐야 할 것 같습니다.” 구가도시건축 조정구 대표는 현대건축을 전공하고 한옥을 자연스럽게 받아들여 그 경계를 허문 건축가 1세대다. 그가 설계한 경주 한옥호텔 라궁, 서울 글마루한옥어린이도서관 진관사 템플스테이 역사관 대구 임재양 외과 등은 도시한옥의 새 길을 열었다. “과찬입니다. 탑을 먼저 세우고 나서 바람 길을 따라 부속건물들을 배치했지요. 공을 하고 어느 이른 봄날 아침, 보탑사에 갔어요. 높은 지붕 위에 쌓였던 눈이 가속도가 붙어 떨어져 내려서 사람 다치게 생겼지 뭡니까. 아차 큰 실수를 했구나. 바람과 비와 햇빛을 충분히 고려하여 남남동향으로 앉혔던 것인데 북쪽지붕에 쌓이는 눈을 계산하지 못했던 것이죠. 죽고 싶었습니다. 그때 비로소 아비지가 황룡사 탑을 바람 골에 지은 까닭을 비로소 알았습니다. 눈이 쌓이지 않게끔 일부러 겨울바람이 부는 지형을 택했던 겁니다. 고민하다가 서북쪽 산의 잘록한 허리에서 겨울바람이 불어온다는 걸 알아챘습니다. 풍수용어로 요풍(凹風)이라는 거죠. 부속건물들을 세우기 전이라 바람개비 형태로 배치했습니다. 그 지붕을 타고 오는 바람을 이용해 탑 지붕의 눈을 날렸어요. 천만다행이죠.” 자연과의 절묘한 조화다. 한옥의 처마는 바람과 햇살의 과학을 담고 있다. 건강에도 좋다. 하지만 지금 대다수의 한국인에게 한옥은 한번쯤 꾸어보는 꿈으로 그친다. 아산정책연구원의 여론조사에 따르면, 국민의 한옥 선호도가 높아진 것으로 나왔다. 살고 싶은 집이 아파트냐 한옥이냐에 똑같이 48%의 선호도를 보였다. 한옥에 살고 싶은 이유로 45.8%가 ‘친환경적이어서’라고 답했고 아파트를 선호하는 이유로는 54.6%가 ‘생활 인프라가 잘 갖춰져 있어서’라고 답했다. 두 요소의 결합, 곧 생활 인프라를 잘 갖춰놓으면 친환경적인 한옥에서 살고 싶어 한다는 결론을 유추할 수 있다. 그래서 나온 게 한옥 아파트다. 아파트라는 기존의 주거 공간에 목재나 황토 한지 등 자연 마감재로 한옥식 인테리어를 한다. 유행성 독감에 잘 안 걸리고 머리도 맑아지더라는 것이다. 아파트의 거실 중심 방 배치가 마당 중심의 한옥에서 변형된 형태라는 견해도 많다. 그런 아파트에 한옥식 인테리어를 곁들였으니 한옥 아파트라는 주장이다. 쉽게 동조할 수 없더라도 독특한 한국식 주거문화임에는 틀림없다.
    ㆍ전통·현대 융합한 일본 사례 참고해야
    한옥 상편(제382호)에서 지적했던 것처럼 전통한옥이나 개량한옥의 개·보수,복원만으론 한옥시장 활성화가 어려운 상황이다. “의미는 차이에서 발생하죠. 양옥이 등장하면서 한옥이라는 용어가 생겨난 겁니다 저는 한옥전문가도 아니고 그저 지금 우리에게 어울리는 집을 추구할 뿐입니다. 마당과 처마만 있으면 한옥이라고 봅니다. 굳이 기와지붕이 아니고 슬라브주택이라도 상관없지요. 정부가 만든 한옥의 기준이나 그에 따른 한옥마을 조성책과 지원책은 오히려 한옥의 자생력을 떨어뜨릴 여지가 많습니다. 한옥 공사비가 비싸다며 비용 절감에만 치중하는데 그러다간 시대와 걸맞지 않는 어색한 한옥만 남게 돼요. 우리가 살아왔고 앞으로 살아갈 집 한옥은 문화적 총체입니다. 문화융성의 기회로 볼 필요가 있어요. 해외의 한국공관부터 멋진 한옥으로 짓고 국내에서는 산후조리원 어린이집 경로당을 한옥으로 짓는 데 과감하게 지원하는 겁니다. 연구개발도 태양열과 한옥, 지열과 한옥 같은 걸 해야죠. 창의적인 건물이 많이 들어서면 삶의 질도 더욱 나아질겁니다.” 조정구 대표는 일본의 화풍(和風) 건축시대 100년을 예로 들었다. 건축계에도 전통과 현대를 융합시키는 세대와 역사가 필요하다. 그러다 보면 차차 경계가 사라져버린다. 건축의 노벨상이라고 불리는 프리츠커상(Pritzker Prize) 수상자 세지마 카즈요 이토 토요 같은 건축가가 일본에서 거듭 나오는 바탕이다. 조 대표가 존경한다는 스리랑카의 국보급 건축가 제프리 바와 역시 같은 유형의 인물이다. “2~4층짜리 살림집을 한옥으로 지어달라는 건축주가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경험이 축적된 원로 장인들과 함께 500년 세월을 이고 가는 문화재 같은 집을 짓고 싶소. 자꾸 한옥이 비싸다며 반값 한옥 얘기가 나오는데 평당 건축비만 놓고 봐서 그래요. 한번 지으면 50년 가는 아파트와 500년 가는 한옥 어느 게 더 비싸요. 콘크리트집이 훨씬 더 비싼 거요. 게다가 한옥은 처마 안 공간을 활용할 수가 있어서 건평도 50%가 더 나오는 겁니다.”
    ㆍ김영일 행수의 우렁찬 목소리다.
    한옥은 현재 원형과 변형 사이에서 주춤거리고 있다. 건강하고 행복한 자연친화적 삶의 출발은 사람이 사는 집에서부터다. 한옥 아파트는 물론 신한옥 교회 신한옥 학교 신한옥 병원 등 다양한 시도를 하고 짐짓한 ‘소화 기간’을 가질 때다. 성급한 비판보다 실패를 보완해가며 경험을 축적하는 지혜가 필요하다. ‘빨리빨리’를 ‘은근과 끈기’를 가지고 줄기차게 해온 한국인은 이제 어떤 집에서 어떤 삶을 살까를 진지하게 고민해야 할 때다. ㆍ김영일 고건축 전문가가 한옥 애호가에게 주는 Tip
    ▶ 주춧돌과 닿는 기둥 아래쪽에 굽을 파고 그 안에 숯과 소금을 넣어두면 흰개미 같은 벌레 예방. 마루 밑에는 소금항아리를 묻어 벌레를 막아라. ▶ 기둥과 거기에 붙여 세우는 벽선(각목)에 홈을 두 개 파느냐, 하나 파느냐, 안파고 바로 붙이냐에 따라 단가와 내구성이 크게 달라진다. ▶ 지붕의 합각머리 삼각형 벽에 가문을 상징하는 장식을 넣어 기념하라. ▶ 처마를 줄이고 판자를 이용에 보첨을 달면 비용이 절감된다. ▶ 바람과 숲, 담장을 이용해 습기의 침입을 다스려야 집이 오래간다.
    Sunday Joins Vol 382 ☜        김종록 객원기자·문화국가연구소장 kimkisan7@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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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930년대 벽돌·유리·함석 사용 목재 서까래·기와로 정체성 지켜
    한옥의 변화와 진화
    ▲ 1 서울 세종로의 옛 미국공사관. 2 서울 정동의 대한성공회 수녀원.
    19세기 말 등장한 벽돌조 한옥은 새로운 가능성을 열어놓았다. 서울 삼청동 금융연수원 내에 있는 번사창은 현존하는 가장 오래된 근대기 벽돌조 건물이다. 1884년 준공된 번사창은 무기제조소와 창고로 쓰였던 건물이다. 짙은 회색의 전벽돌과 붉은색의 적벽돌이 적절하게 섞여 있어 조형적으로도 아름답다. 돌출된 아치에 사용된 이형벽돌과 화강석의 조합은 벽돌 사용에 대한 자신감을 느낄 수 있다. 건물 내부는 기둥을 사용하지 않도록 서양식 트러스 구조를 응용하고 있다. 1900년에 건립된 강화성공회성당도 대표적 벽돌조 한옥이다. 지붕면을 정면으로 하는 전통적인 한옥과는 달리 삼각형의 박공면 지붕을 주 출입구로 두었다. 기독교 교회의 전형적인 바실리카식 평면 구성을 통해 서양의 종교 의식을 완벽하게 수행할 수 있도록 했다. 측면 벽체를 붉은 벽돌로 쌓고 그 사이 사이에 기둥을 설치했다. 지붕은 2층의 겹처마를 이용한 팔작지붕으로 되어있다. 기둥은 붉게 칠하고 서까래와 벽면 위의 창방은 푸르게 칠한 단청은 측면벽체의 붉은 벽돌과 잘 어울린다. 근대기 동서양 문화의 완벽한 조화를 느낄 수 있다. 1883년 한국에 온 초대 미국공사 루셔스 푸트(1826~1913)는 민영교와 민계호 등의 집을 사들여 미국 공사관(사진 1)으로 사용하였다. 1900년경 수리하면서 벽체를 벽돌로 고쳤다. 민영익의 아들 민규식이 지은 집으로 알려져 있는 가회동 윤보선 가옥 역시 1870년대에 벽돌조로 지어졌다. 서울 북촌은 벽돌이 사용된 ‘도시형 개량형 한옥’ 밀집지역이다. 1930년대 이른바 ‘집장사’들은 유리·함석·타일과 함께 벽돌 등 근대적인 재료를 많이 사용했다. 흰색의 회벽을 바탕으로 수직 기둥과 수평의 인방으로 이루어진 목조가구식 구성의 벽체가 붉은색의 벽돌벽으로 대체되기 시작한 것이다. 이러한 벽체 구성의 변화에도 불구 목재 서까래와 기와지붕으로 말미암아 벽돌조라도 한옥의 정체성을 유지할 수 있었다. 벽돌조 한옥은 구조적 안정뿐만 아니라 단열처리 등 현대 설비의 처리에 있어서도 유리한 점이 있다. 목재 기둥의 굵기를 가늘게 함으로써 축조비용도 대폭 줄일 수 있다. 벽돌조 한옥은 1960년대에 이르기까지 지속적으로 늘어났다. 1956년에 지어진 한남대학교 인돈학술원은 벽돌조 한옥에서 서양인들이 어떻게 현대생활을 영위했는지를 잘 보여준다. 한국전쟁에서 파괴되어 1960년 새롭게 신축한 서울 정동의 대한성공회 수녀원(사진 2)에서도 벽돌조 한옥의 절제된 미학을 찾아볼 수 있다. 사실 근대기 재료라고 알려진 벽돌은 낙랑의 벽돌무덤에서부터 백제의 무령왕릉 신라의 전탑 등을 통해 일상적으로 사용되었던 재료였다. 우리나라 건축에 있어서 벽돌구축에 대한 기술력은 1794~1796년의 수원 화성(華城) 축조 기법을 통해서도 확인할 수 있다. 벽돌이 목조건축의 측벽이나 후면벽 등에 부분적으로 사용된 것은 이미 18세기 후반 지어진 종묘의 공신당과 칠사당 등에서 살펴볼 수 있다. 19세기에는 석파정 별당채(1863) 창덕궁 선향재(1828) 경복궁 집옥재(1868) 덕수궁 정관헌(1900) 등 궁궐에서도 활발하게 벽돌이 이용되었다. 서양에서도 르네상스 건축시대를 열게 된 것은 결국 벽돌 덕분이었다. 그리스나 로마 시대에 사용되었던 대리석을 사용하기에는 건물의 내부 공간이 이미 너무 커졌고 재료 자체도 구하기가 쉽지 않았다. 일정한 크기에 대량생산이 쉽고 운반과 시공이 용이했던 벽돌은 피렌체의 경제 발전에 따른 폭발적인 건축물의 신축 욕구를 충족시켜줄 수 있다. 또 테라코타를 이용하여 대리석처럼 마감을 함으로써 완벽하게 그리스·로마 양식을 부활시킬 수 있었다. 한옥은 고려나 조선시대 역사 속에 고정된 하나의 건축양식이 아니다. 생활변화와 사회적 요구에 따라 자연스럽게 변해가는 주거양식이다. 지금 우리가 원하는 한옥은 과거의 생활로 가기 위한 회귀의 대상이 아니라 보다 인간다운 삶을 위한 집과 공공건물이다. 따라서 다양한 요구를 무시하고 일정한 형식과 고정된 틀만을 고집한다면 국민적 호응을 받을 수 없다고 본다
    Sunday Joins Vol 382 ☜
            김종헌 배재대 교수, 배재학당역사박물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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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옥 좋다” 48% “아파트 좋다” 48%
    아산정책연, 주택 선호도 조사 … 남성이 한옥에 더 관심
    국을 ‘아파트 공화국’이라 부른다. 2010년 통계청의 인구주택 총조사에 따르면 아파트 거주 비율이 47.1%로 가장 높았다. 단독주택 거주비율(39.6%)을 처음으로 넘어섰다. 아파트 전성시대에 한옥의 인기는 어떨까. 뜻밖에도 아파트와 한옥에 대한 선호도가 각각 48%로 같았다. 아산정책연구원 여론연구센터가 6월 16~18일 전국의 만 19세 이상 성인남녀 1000명을 대상으로 유·무선 전화 인터뷰를 실시한 결과다. 성별로는 예상대로 남성의 53.5%가 한옥에서 살고 싶다고 답해 여성보다 많았다. 하지만 여성도 53.2%가 아파트를 선택하고 42.6%가 한옥을 꼽아 그 차이는 10.6%포인트밖에 되지 않았다. 한옥에 살고 싶은 이유에 대해서는‘친환경적’이기 때문이라는 응답이 45.8%로 압도적이었다. 소득이 향상되면서 웰빙과 같은 삶의 질에 관심이 높아졌기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 반면 아파트를 선택한 이유로는 ‘생활 인프라가 잘 갖춰져 있어서’가 54.6%로 가장 많았다.
    Sunday Joins Vol 382 ☜
            김석근 아산정책연구원 인문연구센터장 root@asaninst.or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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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50대 10명 중 6명은 한옥 선호 … 아파트 열풍에도 한옥 ‘건재’ 
    주택 선호도, 국민 여론 조사해보니 령별로는 50대의 60.3%가 한옥을 선택해 가장 높았고 19~29세가 32%로 가장 낮았다. 50대가 가장 높은 이유는 은퇴시기와도 관련이 있을 것으로 짐작된다. 은퇴 후 갑갑한 도시보다는 공기 좋고 자연이 살아 있는 전원마을에서 여생을 보내고 싶은 바람이 반영된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 60대와 40대도 51%대로 비교적 높았다. 30대는 42.7%였다. 지역별로는 강원·제주 주민의 한옥 선호도가 69.0%로 가장 높았다. 아파트를 택한 응답자는 23.2%였다. 자연경관이 상대적으로 덜 훼손된 지역적 특성과 무관하지 않은 듯하다. 반면 부산·울산·경남에서는 한옥을 택한 비율이 39.5%로 가장 낮았다. 절반이 넘는 55.5%가 아파트를 더 선호했다. 흥미로운 것은 이 지역에서 투자가치 때문에 아파트를 택했다는 비율이 평균(3%)의 3배를 넘는 10.7%라는 점이다. 직업별 응답도 뚜렷한 차이를 보였다. 농·임·어업 종사자의 82.5%가 한옥을 선택했다. 아파트는 9.6%에 불과했다. 도심에서 벗어난 지역적 특성과 관련이 있는 것으로 여겨진다. 그 뒤를 자영업(62.4%)과 블루칼라(52.8%)가 잇고 있다. 반면 학생 (68.4%), 화이트칼라 (53.1%)는 아파트를 택했다. 학력 면에서는 중졸 이하(54.3%), 고졸(60.6%)의 한옥 선호도가 높았다. 대학 재학 이상(56.6%)은 아파트를 택했다. 나이가 젊을수록, 학력이 높을수록, 엘리트층일수록 한옥보다는 아파트를 좋아했다. 소득별로는 월 301만~400만원 층의 한옥 선호도(59.7%)가 가장 높았다. 이들 중 ‘환경친화적’이란 이유에서라고 답한 사람이 45.6%로 가장 많았다. 그 다음이 100만원 이하로 53.4%가 한옥을 택했다. 이들 중 37.9%가 ‘생활하기 편해서’라고 답했다. 101만~300만원 층은 51%대로 비슷했고 이유에 대해서도 대부분 ‘환경친화적’을 택했다. 반면 401만~500만원의 경우는 42.2%가 한옥을, 57.8%가 아파트를 택했다. 501만원 이상은 한옥 대 아파트의 비율이 39.7% 대 57.3%였다. 고소득층이 아파트를 선호하는 이유로는 60.8%가 ‘생활 인프라가 잘 갖춰져 있어서’를 24.7%가 ‘안전해서’를 택했다. 고소득층이 한옥을 꺼리는 이유는 생활 인프라가 제대로 갖춰져 있지 않고 보안 문제가 걸림돌로 작용했을 가능성이 크다. 여성들의 아파트 선호도 이 때문일 수 있다. 투자가치 때문에 아파트를 택한 비율은 3.3%에 불과했다. 사람들이 더 이상 아파트를 투자의 대상으로 보고 있지 않다는 증거다. 최근의 부동산 시장 침체가 주 원인일 것으로 풀이된다. ‘한옥하면 가장 먼저 떠오르는 것’은 마당(34.8%) 마루(21.5%) 기와지붕(18.1%) 목재기둥(9.3%) 대들보(5.7%) 처마(5.0%)의 순으로 나타났다. 현대 건축물에 한옥의 요소를 가미하는 것에 대해서는 긍정 76.4%로 부정 7.4%보다 훨씬 많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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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석근 아산정책연구원 인문연구센터장 root@asaninst.or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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