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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마트 병원 구축의 7가지 조건

浮萍草 2014. 7. 5. 06:00
    ▲ 입원 환자가 병상에 설치된 컴퓨터 모니터로 진료 스케줄과 담당 의사에 대한 정보를 확인하는 모습. 이미 분당서울대병원에서 실시하고 있다. 이정렬 교수 제공
    난 회에 병원의 원격 진료를 포함한 병원 전산화가 이제 거스를 수 없는 흐름이라는 것을 이야기했다. 이번 회에는 좀 더 자세히 단계별로 짚어보려 한다. 의료전산화의 1단계가 의료정보 전산화라면 앞으로 진행할 2단계는 진료 분야 이외 부문에 대한 전산화 작업이다. 병원이란 조직은 특성상 매우 다양한 직종(서울대병원은 40종에 달한다)과 매우 복잡 다양한 전문 업무가 존재한다(업무기술서 기준만 해도 6000가지다). 따라서 의료의 질 관리와 고객만족관리,인재관리,자원관리,성과관리,업적관리,경영분석,부서운영도구,의료정보통합포털 등 다양한 과제들에 대한 전산화 작업이 이뤄져야 한다. 예를 들어 서울대병원에서 올해 완성한 디지털 병원운영 시스템(스누미)은 병원 관련 모든 자료를 통계처리하고 분석할 수 있게 했으며 현재와 미래의 진료 트렌드, 경영효율, 자원배분 등을 예측하고 적시에 대안을 제시할 수 있게 해 주고 있다. 2단계에 이은 3단계는 이렇게 구축된 병원 내부 콘텐츠가 모바일 환경과 접목되어 환자와 병원 사이에 소통 메신저 기능을 할 수 있도록 하는 소위‘스마트 병원화’를 달성하는 것이다. 예컨대 이런 상상을 해보자. 오전 7시 기상 벨이 울리면서 당신의 휴대전화에 ‘오늘 내과 최우수 교수 오전 9시 15분에 예약이 되어 있으십니다. 혈당검사와 혈관 컴퓨터단층촬영(CT)을 위해 아침 식사는 하지 마시고 오십시오’라는 문자메시지가 뜬다. 병원에서 제공한 앱을 바탕으로 찾아오는 길을 안내 받고 도착해 주차장으로 들어서면 ‘제3주차장에 123석이 비어 있습니다’라는 문자가 뜬다. 차에서 내리는 순간 안내 모니터가 발견되고 터치패드 몇 개만 누르면 길을 안내받을 수 있다. 외래 앞에 도착하면 내 차례가 전광판에 뜨고 기다리는 동안 모바일 앱을 통해 내 질환에 대한 지식을 습득할 수 있으며 간호사의 오프라인 설명도 들을 수 있다. 수납은 모바일 수납기로 셀프 결제를 하고 카드를 쓸 경우 명세서만 챙기면 된다. 이런 절차를 모두 마치고 병원 밖을 나서면 ‘오늘 검사한 CT 소견은 이틀 후 결과가 판독될 예정이며 혈당수치는 정상 범위였습니다. 다음 외래는 6개월 후인 12월 1일 수요일 9시 반입니다’라는 문자가 뜬다. 이 같은 병원 현장의 스마트화는 이미 출발선을 넘었으며 매우 빠른 속도로 진행되기 시작했다. 4단계가 되면 현재까지는 존재하지 않은 새로운 형태의 병원 모델이 탄생한다. 의사중심사고에서 완벽하게 고객중심사고로의 획기적인 전환이다. 가상현실을 포함하는 사이버 병원이 바로 그것이다. 서울대병원을 예로 들어본다면 이유 없이 소화가 안 되고 배에 가스가 차고 복통까지 생긴다고 할 경우 서울대병원>소화불량>전문의사>외래예약>검사>진단> 수술 같은 일련의 병원 방문 과정에 대해 온라인 사이버 병원에서 일하는 의료진을 먼저 만나 상담하는 것이다. 필요할 경우 오프라인 병원과 연결돼 병원 위치는 물론이고 병원 내 시설까지 이미지로 미리 확인하고 방문할 수 있다. 사이버 병원끼리는 네트워크 구축이 어떤 다른 형태의 병원보다도 쉽다. 그러니 병원 도움이 필요할 때 동네 병원이나 종합 병원을 찾는 것과 마찬가지로 사이버 병원을 찾을 수 있게 되는 것이다. 물론 개인정보보호 오프라인 병원과의 진료의 질 차이 병원 균형발전 수가 체계 등 넘어야 할 산이 많기는 하다. 그러나 안 되는 이유만 찾고 있을 때가 아니다. 의료전산화 마지막 5단계는 한국형 의료 관련 정보통신 적용 모델을 산업화하는 것이다. 대형 게임 소프트웨어 회사의 게임을 능가하는 거대 병원 정보 관련 소프트웨어를 개발하면 된다. 게임 개발사업자의 입장에서도 번 돈을 의료 소프트웨어 개발에 투자하면 훨씬 높은 부가가치를 창출할 수 있을 것이다. 의료의 국제화를 위한 병원 수출 모델에도 의료시설 건설, 인력교류 교육연수 환자유치 등을 묶어 병원 정보통신 소프트웨어까지 추가한다면 병원 플랜트 수출 모델의 중요한 부품으로 손색이 없을 것이다. 국가 차원에서 플레이어들의 구성 협력,조직 기획이 첨가된다면 미래창조에 좋은 요소가 될 것이 분명하다. 병원 전산화 과정은 다행히 한국에 딱 들어맞는 선구적인 모델이 될 수 있다. 우선 인구규모가 정보통신 사업에 적절하고 땅 덩어리가 그리 크지 않은 데다 정보통신 마인드와 활용도가 이미 세계 최고이며 특히 의료계에는 온갖 수재들이 다 모여 있다. 온라인을 받쳐 줄 오프라인 의료 실력도 세계적이다. 이미 훌륭한 모델들이 개발되어 있고 의료에 필요한 전산 시스템의 최종목표와 모양새가 상당히 구체적으로 개념화되어 있다. 또 의료정보 전산화의 핵심을 파악하고 있는 그룹이 있고 그 결과 이미 실제로 성공 사례가 많다. 이를 위한 선결과제들이 몇 가지 있다. ① 구체적인 경험과 업적이 있는 병원 현장의 목소리를 경청했으면 한다. ② 범부처 간 협조 모드가 가능했으면 좋겠다. ③ 제도정비와 미래형 표준화작업을 원점부터 다시 시작할 수 있었으면 좋겠다. ④ 의료진, 정부, 민간사업자, 정보통신기술자, 시스템 개발자 등 플레이어들을 빠짐없이 규합하여 자율적으로 성공 모델을 만들 수 있도록 환경을 조성해 줄 수 있었으면 좋겠다. ⑤ 온라인 진료 행위도 공짜는 아니었으면 한다. ⑥ 범국가적 차원에서의 재원 할애가 가능했으면 한다. ⑦ 국민에게 다가올 의료미래에 대한 희망을 심어줄 홍보가 강화되었으면 좋겠다.
    Donga ☜       이정렬 서울대병원 흉부외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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