뱀처럼 긴 혀 '재수 없네' … 징크스 단어 유래
축구대표팀의 월드컵 첫 경기를 앞두고 마음은 벌써“대한민국”을 외치고 있다.
온 국민이 하나 되어 외치는 함성은 언제나 가슴을 뜨겁게 한다.
우리 선수의 슛이 골대를 맞추는 일 따윈 절대로 없길. 한국 축구에 골대 징크스는 없다!
징크스란 단어가 있다.
‘재수 없는 일 사람의 힘으로 어쩔 수 없는 운명적인 일’이란 뜻이다.
그런데 징크스가 바로 새에서 유래했다.
‘개미잡이’라고 부르는 이 새의 학명은 Jynx torquilla.
라틴어 Jynx에서 영어 징크스(Jinx)가 나왔다.
개미잡이는 분류학상 딱따구릿과에 속하지만 생태는 사뭇 다르다.
딱따구리의 필살기인 구멍 뚫기에 필수적인 강력한 부리가 없다.
대신 이 새는 느릿느릿 다니다 개미를 포착하면 긴 혀를 빼내 잽싸게 낚아챈다.
개미잡이의 생김새는 당혹스럽다.
온통 거무칙칙한 깃에 긴 혀를 빼내는 모습을 보면 뱀을 만난 듯 소름이 돋는다.
‘새는 아름답다’고 말하는 건 편견이란 걸 깨닫게 한다.
개미잡이의 영어 이름 Wryneck은 목이 180도로 꼬이는 것을 표현했다.
천적의 위협을 받으면 녀석은 똬리 튼 뱀처럼 목을 꼬아‘쉬익 쉬익’ 소리를 내며 대응한다.
이런 기이한 특성에 주목한 고대 그리스인이 길흉화복을 점치는 데 개미잡이를 활용하면서 운명과 연관된 새가 됐다.
모든 고정관념이 그렇듯이 징크스도 깨지기 위해 존재한다.
통쾌하게 깨지는 징크스처럼 우리 모두의 액운이 사라지는 6월이길 기대한다.
☞ Joongang Joins ☜ ■ 안성식 기자 ansesi@joongang.co.kr
草浮 印萍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