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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 지하철-버스 2 정거장 앞에 내려 걸어라

浮萍草 2014. 4. 25. 06:00
    포츠의학을 하는 의사의 한 사람으로 최근 언론에 보도된 두 건의 기사가 자꾸 머리 속을 맴돈다. 첫째는 얼마 전 질병관리본부가 발표한‘2013 지역사회건강’조사,둘째는 그 전에 통계청이 발표한‘2013 한국의 사회지표’이다. ‘지역사회 건강 조사’ 결과에 따르면 한국인의 비만율은 증가하고 있는 반면 걷는 시간은 줄고 있다. 또 ‘한국의 사회 지표’ 조사에 의하면 2012년 한국인 사망 원인에서 암은 1위를 지켰지만, 종전 3위였던 심혈관질환이 2위로 올라섰고 뇌혈관질환이 3위로 내려갔다. 동물성 지방 섭취 증가, 운동 부족 등으로 한국인의 건강에 위험 경고등이 켜져 있다는 사실은 알려져 있었지만 구체적인 숫자로 나온 것을 보니까 심각성이 와닿았다. 비만율 증가, 운동부족은 이미 수년 전부터 지속되고 있다.
    ㆍ왜 운동해야 하나?
    운동이 중요하다는 말을 자주 듣는다. 그렇다면 왜 운동을 해야 하나? 운동하면 살이 빠지고 혈압이 내려가고 혈당 조절이 잘 되기 때문인가? 만일 그게 전부라면 마르고 고혈압이나 당뇨병 등 만성 질환이 없는 사람은 운동하지 않아도 될 것이다. 또 체중 감량이 운동의 목적이라면 이미 목표에 도달한 사람들은 운동을 그만두어도 된다는 주장을 할 수 있다. 열심히 운동했는데도, 살이 안 빠지고, 혈압도 그대로라면 운동의 의미를 실감하기 어렵다. 운동의 목표를 수치 개선으로만 잡으면 이런 문제점이 나타날 수 있다. 그렇다면 혈압, 콜레스테롤, 체중 등의 수치 변화와 상관없이 운동은 몸에 좋을까? 답은 ‘그렇다’이다. 그 근거가 되는 연구를 소개한다. 지난해 말 미국 ‘공공과학도서관지(PLoS)’에 발표된 호주 커틴대학 연구팀의 논문을 보자. 연구팀은 심장병,당뇨병 등을 앓은 적이 없는 30~55세 8662명의 자원자를 모아 이들의 콜레스테롤,허리둘레,혈압,흡연 유무 등을 파악하고 15년 동안 추적 관찰했다. 혈압,콜레스테롤,비만 등을 확인한 이유는 이것들이 심혈관 질환 발병에 영향을 주기 때문이다.
    이는 미국 매사추세츠주 프레밍검시 주민 5200명을 대상으로 한 연구 결과에서 밝혀진 바 있다. 그래서 혈압과 콜레스테롤 수치 등으로 10년 뒤 사망 위험도를 예측하는 것을‘프레밍검 위험 지수(Framingham risk score)' 라고 부른다. 여기에 운동은 빠져 있다. 연구팀은 이것에 주목했다. 연구팀은 참가자들을 △운동을 거의 하지 않는 그룹 △가끔 운동하는 그룹 △열심히 운동하는 그룹 등 3개로 나눴다. 그 다음 사망등록부에 오르는 명단과 사인(死因)을 확인했다. 연구팀이 확인한 심혈관 질환 사망자는 211명이었다. 이들 대부분은 프레밍검 위험 지수가 높은 사람들이었다. 그런데 3개 그룹 간에 사망률 차이가 있다는 것이 확인됐다. 즉 운동을 거의 하지 않는 그룹의 사망률은 가끔 운동하는 그룹의 2배 열심히 운동하는 그룹보다는 무려 6배나 높았다. 주목할만한 사실은 프레밍검 위험 지수와 허리둘레 등의 변수를 통제하고 분석한 결과에서도 운동은 심혈관 질환에 의한 사망률을 유의하게 낮춰준다는 것이었다. 즉, 운동을 해서 혈압이나 콜레스테롤이 떨어지고 허리둘레가 줄지 않아도 사망률이 감소한다는 것이다. 이렇게 말한다고 해서 콜레스테롤이나 혈압 등을 무시해도 된다는 말은 아니다. 고혈압 당뇨병 등의 만성질환은 반드시 적절한 치료를 받아야 한다. 다만 심혈관 질환으로 인한 사망에 미치는 영향의 측면에서 운동은 콜레스테롤이나 혈압만큼이나 중요하다는 사실을 이번 연구는 보여주고 있다. 살 안 빠지더라도 운동 계속하는 사람이 오래 산다 운동을 하면 콜레스테롤, 혈압, 비만 등 대부분의 지표가 호전된다. 하지만 원하는 만큼 개선되지 않을 수도 있다. 만약 운동이 항상 확실한 효과가 있다면 약물 복용 등 치료를 받지 않아도 될 것이다. 하지만 실제로 그렇지는 않다. 그래도 운동해야 한다. 운동만으로도 심혈관 질환에 의한 사망률을 확실히 줄여주기 때문이다. 한국인 사망 원인 2위인 심혈관 질환에 의한 사망을 줄이는 비법이 운동이라는 뜻이다. 운동하라고 하면 헬스클럽에 등록해야 하나 등산화를 구입해야 하나 고민하는 사람들이 있다. 어렵게 생각할 필요 없다. 지하철이나 버스를 이용하는 사람은 두 정거장 앞에서 내려 목표까지 걷자. 두 정거장 걸으면 대략 30분쯤 걸린다. 아파트나 건물에서는 엘리베이터나 에스컬레이터를 과감히 포기하고 계단을 오르자. 걷기가 힘든 사람이라면 맨손체조라도 하자. 운동은 과학적으로 증명된 ‘불로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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