萍 - 창고 ㅈ ~ ㅎ/漢字文盲 벗어나자

3 교육과정에 한자가 없다

浮萍草 2014. 3. 5. 06:00
    어려운 古典만 가르치는 학교… 大韓民國도 못 읽는 학생들
    中高校, 옛 문장 위주로 교육 일상 생활에 필요한 어휘 적고 그나마 있던 과정도 축소 추세 초등학교 정규교과 아예 없어… 학부모 89% "한자 교육 필요"
    '談虎虎至(담호호지)요 談人人至(담인인지)라(호랑이를 말하면 호랑이가 오고 사람을 말하면 사람이 온다).' '天下(천하)에 難得者(난득자)는 兄弟(형제)요,易求者(이구자)는 田地(전지)라(세상에 얻기 어려운 것은 형제요,구하기 쉬운 것은 밭과 땅이다).' 현행 중학교 한문 교과서에 나오는 문장이다. 현대 실생활에서 그다지 쓰이지 않는 어려운 어휘와 문장으로 이뤄져 있다. 서울의 공립고에 다니는 김지수(17)양은 "한문 과목에는 부모님께 여쭤봐도 무슨 뜻인지 모르겠다고 하시는 문장이 많이 나온다"며"배워 봐야 별 소용도 없다고 생각하는 친구들이 많아 수능에서 선택과목으로 택하지 않으면 제대로 공부하지도 않는다"고 했다.
    ㆍ'한문(漢文)'은 일부 배우지만 '한자(漢字)'는 모른다 현재 우리나라 중·고교 교육과정에는'한문'과목이 있으나 현대 한국어에서 사용되는 한자어가 아니라 고전 (古典) 한문 중심으로 이루어져 있다. 현행 교육과정은 중·고등학교 한문 과목의 목표에 대해 '한문에 대한 기초적 지식을 익혀 한문 독해와 언어 생활에 활용하는 능력을 기른다''선인(先人)들의 삶과 지혜를 이해하고… 전통문화를 바르게 이해하고 창조 적으로 계승·발전시키려는 태도를 지닌다'고 했다. '한문'을 배우는 목표 자체가 현재 우리말 어휘의 약 70%를 차지하는 한자어를 독해하는 데 있는 것이 아니라 '옛 한문 문장의 이해'에 있는 것이다. 상당수 대학생이'大韓民國(대한민국)'이나'社會(사회)' 같은 기초 한자어를 읽거나 쓰지 못하는 데는 이런 이유가 있었다. 전광진 성균관대 중문과 교수는"'이등변(二等邊)삼각형'이'두[二] 변(邊)의 길이가 같은[等] 삼각형'이고' 조도(照度)'란 말이 '밝게 비치는[照] 정도[度]'라는 뜻인 것을 알고 나서 수학·과학 수업을 들으면 한자 교육의 연계성이 훨씬 커질 것"이라며 "하지만 지금 한문 교과서에는 그런 어휘가 나오지 않는다"고 말했다.
    ㆍ줄어드는 한문 교육 현행 '2009 개정 교육과정'이 실시된 이후 기존 '한문' 교육이 축소되었다는 지적도 있다. 이전 교육과정에서는 고교 일반선택 과목으로 '한문'과 '교련' 중 하나(6단위)를 선택하고, 심화선택 과목으로 '한문고전'(6단위)을 선택할 수 있었다. 그런데 2009 개정 교육과정(7차)에서는 '기술·가정' '제2외국어' '한문' '교양' 등 생활·교양 영역에서 16단위 이상만 개설하면 되도록 바뀌었다. 한문을 선택하는 기회가 실질적으로 줄어든 셈이다.
    일러스트=박상훈 기자

    황기모씨의 계명대 석사 논문'2009 개정 교육과정에 따른 한문 교육의 문제'에 따르면,교육과정이 바뀐 뒤 대구의 고등학교 중 문과에서 한문 과목 편성을 기존 6단위로 유지한 곳은 31곳에서 7곳으로 대폭 줄어들었다. 이과에서 아예 한문 과목을 없앤 학교는 1곳에서 8곳으로 늘어났다. 그나마 있는 한문 교육조차 부실화되고 있는 것이다.
    ㆍ학부모 89%, "초등학교 한자 가르쳐야" 하지만 학부모와 교사는 한자 교육을 강력하게 요구하고 있다. 한국교육과정평가원이 2009년 학부모와 교사 5200여명을 설문조사한 결과 학부모의 89.1%,교사의 77.3%가 초등학교 한자 교육 시행에 대해서 찬성한 것으로 나타 났다. 초등학교 한자 교육의 이점으로는'어휘력 신장'(35.4%)'교과의 주요 개념 이해'(27%)'사고력 신장'(3.8%) '아시아 각국과 이해·교류 증진'(3.1%)'인격 향상'(2.5%) '맞춤법에 맞게 쓰는 데 도움이 됨'(2.2%) 순으로 대답했다. 한자 교육 문제에 대해서는 정치권에서도 여야를 뛰어넘어 공감하고 있다. 지난 2009년 김종필 전 총리부터 한명숙·한덕수 전 총리까지 당시 생존한 역대 국무총리 21명 중 20명의 서명을 받은'초등학교 정규 교육과정 한자 교육 촉구 건의서' 가 청와대에 제출되기도 했다. 현재 초등학교에서는 학교 재량에 따라 창의적 체험 활동 시간을 활용해 한자 교육을 할 수 있게 돼 있지만 정규 교육과정에는 편성돼 있지 않은 상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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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日과 비교되는 한자 교육
    우리나라, 초등학교 600자 정했지만 책마다 범위 다르고 학년 구별 모호
    일본은 '국어' 교과서 통해 한자 교육… 생활 한자 가르친다

    진태하 인제대 석좌교수가 전직 총리 20명
    에게서 받은 ‘초등학교 한자 교육 촉구’ 서명
    부를 들어 보이고 있다. /주완중 기자
    재 일본 초등학교에서는 1981년 제정한 상용(常用)한자 중 1006자(字)를 학년별 수준에 맞춰 배우도록 하고 있다. 우리와 다른 점은 일본은'한문'이 아닌'국어'교과서를 통해 한자를 교육하고 있다는 점이다. 박세진 춘천교대 강사의 논문'한·일 초등학교의 한자교육 비교연구'에 따르면 일본은 검정 국어 교과서 5종으로 1학년 272시간(한자 80자) 2학년 280시간(160자) 3학년 235시간(200자) 4학년 235시간(200자) 5학년 180시간(185자), 6학년 175시간(181자)씩 학습하도록 하고 있다. 학년마다'학습한 한자는 문장 속에서 쓸 수 있도록 한다'는 목표를 정해 놓고 학습 부담이 과중되지 않게 단계별로 구분했다는 점에서 매우 체계적인 방식으로 평가받고 있다. 만약 초등학교에서 1006자를 익히지 못하고 중학교에 진학하면 새로운 상용한자를 학습해야 하는 부담이 생기기 때문에 초등학교부터 기본 한자를 철저히 익혀야 하는 것이다. 이에 비해 우리나라의 초등학교 한자 교육은 정교하지 못하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중학교 한문 시간에 배우도록 한 900자 범위 내에서 '600자가량' 가르치도록 규정해 놓았지만 그 600자 범위도 책마다 다른 데다 학년별로 배워야 할 한자가 구분돼 있지도 않다. 한자 수업이 정규 과정에 있는 것이 아니라 학교 재량 수업인'창의적 체험 활동' 시간을 통해 이뤄지고 있고 교육청의 정식 인정을 받은 교과서는 10% 남짓이라는 조사도 있다. 심지어 교재마다 실린 한자어 수준이 다르고 초등학교 언어생활에서는 다루기 힘든 한문 영역을 포함하는 교과서도 있다. 진태하 인제대 석좌교수는"지난 정부 들어 초등학교에서도 일부 한자 교육을 할 수 있게 한 것은 큰 성과지만 아직도 체계적 교육은 이뤄지지 않고 있다"며"초등학교부터 우리말 어휘에 나오는 기초 한자 1000자 정도를 철저히 교육해 국어교육 정상화에 나서야 한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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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祖父母가 새 부모님?
    심각해지는 세대간 어휘 不通 한 가수의 부친·조부모상 당시 실시간 검색어에 '조부모' 올라
    근 한 아이돌 가수의 부친과 조부모가 한꺼번에 사망하는 비극적인 사건이 일어나자 인터넷 실시간 검색어 순위에는'조부모'란 단어가 3위까지 올랐다. 당시 한 인터넷 게시판에는 이런 질문이 올라왔다. "언니들 조부모가 무슨 뜻이야?" 그러자 한 네티즌이 답변을 했다. "응,'조'자가'새 조'자잖아. '새(new) 부모님'이란 뜻인가 봐."'조부모(祖父母)'라는 한자어가 '할아버지와 할머니'를 뜻한다는 사실을 젊은 네티즌 중 상당수가 모르고 있는 것이다. '한자 교육의 실패'는 우리가 일상에서 사용하는 여러 어휘까지도 의미 불통(不通)으로 만들고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가 높다. 특히 큰 뉴스가 나올 때마다 급상승하는 실시간 검색 순위가 한자어 어휘 이해력의 현주소를 보여준다는 지적이다. 지난해'유임(留任)''경질(更迭)' '실각(失脚)'이란 말이 뉴스 제목에 포함됐을 때 어김없이 검색 순위 상위권에 올랐다. 최근 한 교대 입시에서는'십시일반(十匙一飯)'이란 단어의 뜻을 묻는 문제가 나왔다. '밥 열 숟가락이 한 그릇이 된다'는 뜻으로'여러 사람이 조금씩 힘을 합하면 한 사람을 돕기 쉽다'는 의미였다. 하지만 많은 응시자가 무슨 뜻인지 몰라 '피차일반(彼此一般·두 편이 서로 같음)과 비슷한 뜻'이라고 쓰기도 했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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