萍 - 계류지 ㄱ ~ ㄹ/가정의학과 전문의 힐링푸드

7 '쌀이냐? 밀이냐?' '밥이냐? 빵이냐?'…통곡이 정답

浮萍草 2014. 3. 1. 06:00
    마 전에 쌀 소비량이 갈수록 줄어들면서 국민 1인당 하루 쌀 소비량이 2공기도 채 안 된다는 신문 기사를 읽었다. 
    1인당 쌀 소비량은 1984년 130.1 kg을 기록한 이래 해마다 감소해서 최근 10년간( 2003~2012년) 연평균 감소율이 2.2%, 전년도 대비로는 3.7% 감소했다고 하니 쌀 
    소비량이 줄어드는 정도가 점점 빨라지는 추세인 것 같다.
    굳이 통계를 보지 않더라도 주변을 둘러 보면 베이글이나 케잌 한 조각과 커피 한 잔으로 점심을 대신하는 20대 여성들을 심심치 않게 볼 수 있고, 밥보다 면이 좋다는 
    면 요리 선호가들도 적지 않게 볼 수 있으니 이러한 추세는 점점 증가하리란 생각이 든다. 
    최근에는 밀이 쌀보다 칼로리가 낮아 다이어트에 좋다는 기사가 나는가 하면,또 한 편에서는 밀이 만 병의 근원이라며 절대 먹지 말아야 할 음식 중 하나라고 주장
    하는 책들도 유행 중이다. 
    그야말로 쌀이냐 밀이냐…밥이냐 빵이냐… 그것이 문제가 아닐 수 없다.
    그런데 쌀·밀을 포함한 다양한 곡류들이 모두 똑같은 성분으로 되어 있지 않다는 것을 알아야 한다. 
    쌀에는 감마 오리자놀이라는 혈액 순환을 좋게 하는 강력한 항산화제가 있고 밀에는 강력한 항산화제인 셀레늄이라는 미네랄이 풍부하다. 
    메밀의 루틴은 동맥 경화를 예방하는 효과가 있다. 
    그렇기 때문에 여러 가지 곡류를 섞어 먹는 잡곡밥이 영양의 측면에서는 가장 좋다. 
    무엇이 좋고 나쁜가가 아니라 밥 하나를 먹어도 오곡밥처럼 골고루 다양하게 먹는 것이 건강을 위한 길이다. 
    즉 어떻게 먹느냐가 더 중요하다는 것이다.
    무엇을 주식으로 할 것이냐라고 한다면 좀 더 생각해봐야 할 점이 있다.
    아침을 빵 한 조각으로 때우고 점심이나 저녁에 국수나 파스타,라면 등을 먹는 모습은 우리 주변에서 이제 흔하게 볼 수 있다. 
    하루 세 끼 중 두 끼 이상을 밥으로 먹는 게 생각만큼 쉽지 않은 일이 되어버린 것이다. 
    1인당 하루 쌀 소비량이 두 공기가 안 된다는 것은 한국인의 주식이라는 쌀의 오래된 지위가 흔들리고 있음을 보여주고 있는 통계일 것이다.
    나는 한국인의 주식이 쌀이라는 게 건강의 측면에서 큰 행운이라고 생각한다. 
    왜냐하면 가장 많이 먹는 주식이라는 측면에서 쌀이 굉장히 많은 이점을 가지고 있기 때문이다.
    ㆍ빵이나 국수를 밥 대신 자주 먹고 있다면 생각해보아야 할 것들
    빵·국수·파스타 등 밀을 주식으로 한다는 것은 밀을 재료로 해서 만든 가공식품을 먹게 된다는 것을 의미한다. 이것은 보존제·팽창제·표백제 등 가공식품에 필수적으로 들어가는 각종 식품첨가물을 함께 먹게 된다는 것 짠 맛이 없어 간과하기 쉽지만 팽창제에 있는 나트륨 성분 때문에 염분 섭취가 늘어난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무엇보다도 밀에는 쫀득쫀득 찰기가 있게 하여 빵이나 면의 식감에 필수적인 글루텐이라는 성분이 있다. 글루텐은 여러가지 곡류에서 볼 수 있는 단백질 성분으로 특히 밀에 풍부하다. 글루텐은 채식주의자들을 위해 콩으로 만든 고기 패티에도 들어가고 약품의 캡슐 단백질 파우더, 수프의 베이스 등 우리가 미처 인식하지 못하는 여러 곳에 쓰인다. 글루텐을 소화하지 못 하는 경우를 글루텐 과민성이라고 하는데 글루텐 과민성이 있을 경우 장 점막이 위축되어 여러 가지 증세를 나타내게 되어 이것을 셀리악병 (Celiac spure)이라고 한다. 글루텐에 과민한 사람이 글루텐이 들어 있는 빵과 같은 음식을 먹으면 결국 음식을 소화하지 못 해 장 점막의 염증이 생기고 이로 인해 장 점막에 상처가 생긴다. 몸으로 흡수되지 않아야 할 완전히 소화되지 못한 식품 속의 큰 분자들이 이 장 점막의 상처를 통해 흡수되면 혈액을 통해 전신에 여러 가지 증상을 일으키게 된다. 왠지 모르게 늘 배가 더부룩하고 꾸룩꾸룩 소리가 나며 아프다던지 설사,변비 등 위장관 증세만이 아니라 신경 과민, 우울증 등 다양한 증상이 나타날 수도 있다. 주의력 부족 과다 행동 장애(ADHD) 환자에서 기존의 약으로 잘 치료가 되지 않을 때 최종적으로 글루텐 제거 식이를 했더니 증상이 나아지는 사례들도 있다. 미국인 중 0.5%에서 1%가 글루텐 과민성으로 진단받는다고 한다. 하지만 혈청 검사를 통해 살펴본 결과 실제 글루텐 과민성이 있는 사람은 훨씬 더 많을 것으로 추측되고 있다. 증상이 있어 진단된 사람은 빙산의 일각이고 증상이 심하지 않은 실제 환자 중 97%는 병원에서 진단받지 못 한 채 자신의 증상이 무엇 때문인지 모르고 있을 수 있다는 것이다. 서구인 300명 중 1명은 글루텐 과민성이 있으리라 추정되고 있다. 그렇다면 한국인은 어떨까? 한국인에서 글루텐 과민성이 어느 정도 있는지에 대해서 제대로 조사된 바는 많지 않다. 다만 오랫동안 밀을 주식으로 살아왔던 서양인들에게도 밀에 대한 불내성이 있다면 밀을 주식으로 먹지 않다가 새로이 먹게 된 동양인의 경우에는 글루텐을 소화 하지 못하는 경우가 좀더 많을 것이라 추측해볼 수는 있다. 동양의 경우 인도에서 글루텐 과민성의 유병율을 조사한 게 있는데 약 5% 정도로 미국보다 높아서 이러한 추측을 뒷받침한다. 글루텐 과민성을 줄이는 방법은 모유 수유를 해 주고 어릴 때 글루텐에 접촉하게 되는 시간을 최대한 늦춰주는 것이다. 아이들에게 밀가루로 된 음식을 최대한 늦게 주고 되도록 쌀로 된 음식을 주는 것이 바람직하다. 또한 밀을 발아시키면 과민성을 일으키지 않는다. 쌀에는 글루텐이 없고 가공식품 형태를 먹는 것이 아니어서 앞에서 거론한 문제들을 피해갈 수 있으니 쌀을 주식으로 하는 것만으로 얼마나 큰 건강상 이점이 있는지 모른다.

    ㆍ쌀이냐 밀이냐보다 더 중요한 것은 통곡을 먹는 것
    쌀이냐 밀이냐 논란에는 더 중요한 핵심을 벗어난 부분이 있다. 앞에서 얘기했듯 어떤 곡류가 좋은가보다 어떻게 먹어야 하는가가 중요하기 때문이다. 즉 곡류의 종류보다 가공의 정도 통곡이냐 아니냐가 건강에 있어 더 중요한 문제이다. 보통 시중에 있는 곡물은 여러 단계의 도정 과정을 거쳐 껍질을 벗겨낸 정제된 곡물이고 이와 달리 도정을 하지 않은 곡물을 통곡이라 한다. 곡물을 도정할수록 껍질을 씹을 때 질감이 부드럽고 유통기간이 늘어나게 된다. 그러나 부드러운 식감과 보관이 쉬워지는 장점이 있는 반면 도정 과정에서 배아와 겨 속껍질 등이 제거된다. 그런데 비타민 무기질 불포화 지방 단백질과 섬유소 파이토케미컬 등 곡물의 풍부한 영양분은 66% 정도가 씨눈에 29%가 속껍질에 있다. 따라서 도정을 거친 곡물에는 이러한 영양분들이 불과 5% 정도만 남게 되고 칼로리를 담당하는 탄수화물 성분만이 대부분을 차지하게 된다. 결국 껍질을 벗겨낸 정제된 곡물을 먹으면 영양소는 적고 칼로리만 있는 음식인 가공식품을 먹는 것과 같은 상황이 된다.
    도정 단계에 따른 쌀의 모양. 오른쪽에서 왼쪽으로 갈수록 더 많이 도정된 상태. 오른쪽은 현미, 왼쪽은 완전히 도정한 백미.

    현미는 쌀에서 겉껍질만 벗겨낸 후 더 이상의 도정을 하지 않은 쌀로 속껍질이 남아 있는 상태이고 속껍질을 9회에서 10회 정도 모두 깎아낸 것이 백미,오분도미는 5회,칠분도미는 7회 깎아낸 것을 말한다. 따라서 현미에는 백미보다 훨씬 영양소가 풍부하다. 현미의 속껍질에는 섬유소와 식물성 지방,씨눈에는 비타민과 미네랄이 풍부하기 때문에 탄수화물과 단백질만 있는 백미보다 훨씬 다양한 영양소를 한 번에 섭취할 수 있다. 현미는 풍부한 섬유소로 인해 장 내에 남아 있는 찌꺼기들을 쓸어내리는 효과가 크고 장 내 유산균들의 좋은 먹이가 되어 장을 건강하게 한다.

    이 그래프를 보면 백미밥을 매끼 먹을 경우 현미밥을 먹는 사람보다 섬유소와 비타민 무기질 섭취는 훨씬 적으면서 칼로리는 비슷하게 섭취하게 됨을 알 수 있다. 이렇게 영양소 없는 칼로리 덩어리를 먹는 것은 영양소 불균형을 가져오고 이러한 영양소 불균형은 비만과 만성 피로 등 여러 가지 현대인의 건강 문제를 낳게 된다. 칠분도미는 속껍질은 거의 벗겨내지만 배아는 남아 있기 때문에 현미와 비교했을 때 섬유소는 상대적으로 적지만 비타민과 무기질은 어느 정도 함유하고 있다. 그렇기 때문에 처음부터 현미와 같은 통곡류를 먹는 것이 힘들거나 소화·흡수가 약한 어린이나 어르신의 경우 칠분도미를 먹으며 차차 통곡에 적응하는 것도 한 방법이 될 수 있다. 이와 같이 정제된 곡물인 백미와 백밀은 통곡인 현미나 통밀과 같은 식품이라고 말하기 어렵다. 영양성분도 다르고 건강에 미치는 영향이 다르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 쌀과 밀 등 곡식이 혈당을 높이는 것으로 알려져 있지만 이는 백미와 같은 정제된 곡식에 해당하고 미네랄과 혈당 조절에 필요한 조효소가 풍부한 통곡인 현미는 혈당 감소에 효과가 있다. 그래서 최근의 건강 식사 피라미드를 보면 정제된 곡물과 통곡을 분리하여 정제된 곡물을 적게 먹고 통곡을 많이 먹도록 권장하고 있다.
    ㆍ주식만 바꿔도 성공. 주식부터 바꿔라!
    주식이 主식인 이유는 식사의 중심이자 가장 많이 먹는 음식이기 때문이다. 많이 먹기 때문에 식사의 전체적인 질과 양을 결정하는 것도 주식이다. 새해를 맞아 식생활 변화를 결심했지만 여러 가지 실천하기가 어렵다면 현미를 포함한 통곡류를 주식으로 먹는 것부터 일단 실천하라고 권하고 싶다. 다른 부분을 변화시키지 못 하더라도 통곡류를 먹음으로써 껍질의 풍부한 섬유소 배아의 불포화지방산 등 유익한 지방 비타민, 미네랄, 단백질, 탄수화물까지 영양소를 골고루 섭취할 수 있으며 섬유소로 해독 효과까지 다양한 효과를 얻을 수 있기 때문이다.
    ㆍ통곡류가 채소·과일보다 중요
    통곡류는 훌륭한 단백질 공급원일뿐만 아니라 섬유소 여러 가지 비타민과 미네랄 건강에 좋은 불포화 지방산이 풍부해서 건강을 위해 필수적이다. 특히 통곡류에는 자연 비타민인 비타민 E가 풍부하게 들어있는데 면역과 심혈관, 신경계의 노화를 막는 데 도움이 된다는 게 여러 연구를 통해 밝혀졌다. 종합비타민제제에는 보통 합성 비타민 E가 들어있고 자연 비타민 E가 들어 있는 경우는 굉장히 값이 비싸다. 굳이 가까이 좋은 게 있는 데 돈을 들여가며 합성 화학물질을 내 몸 속으로 집어넣을 필요가 있을까? 빵이나 면을 자주 먹고 있다면 밥으로 밥을 먹고 있다면 이왕이면 잡곡밥, 또는 현미밥으로 하루 하루 일상에서 자신의 선택을 바꿔나간다면 이것만으로도 큰 변화를 느낄 수 있을 것이다.
    Premium Chosun     이경미 MediSolution 대표 drhealingfood@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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