萍 - 저장소 ㅁ ~ ㅇ/실전 MBA

K팝의 미래, '文化 클러스터'에 달렸다

浮萍草 2014. 2. 17. 11:28
    한류 지속 발전의 길… 연관 기업들 협력과 상호작용에 있다
    소설 해리포터가 영화로도 성공한 이유… 최신기술과 글로벌 배급사 만났기 때문 좋은 콘텐츠 대형 작품으로 만들기 위해 투자·기획·제작·배급 업체 힘 합쳐야
    /일러스트=이철원 기자
    67개 언어로 번역되어 전 세계에 4억5000만부가 판매된 판타지 소설 해리포터 시리즈는 영국 작가 조앤 롤링의 작품이다. 그러나 정작 해리포터를 8편의 영화로 만들어 8조5000억원 이상 매출을 올린 것은 미국의 워너브러더스사였다. 촬영의 대부분이 영국에서 이뤄졌고 출연진도 작가 롤링의 강력한 요청으로 영국 국적의 배우들로 채워진 다분히 영국적 문화가 살아있는 작품이지만 이를 통해 가장 많은 부가가치를 창출한 것은 할리우드의 미국 영화 기업인 셈이다. 워너브러더스는 영화 이외에도 게임 캐릭터 상품 판매 등을 통해 천문학적인 수입을 올리고 있고 영화 속 마법 학교 호그와트를 재현해 놓은 올랜도의 해리포터 테마파크에는 관람객이 끊이지 않아 제2의 공원을 일본 오사카에 건립 중이라고 한다. 영국 입장에서는 콘텐츠 종주국이라는 자부심을 느끼기에 앞서 할리우드의 상업적 성공을 배 아프게 바라보지 않을 수 없을 것이다. 그렇다면 영국 콘텐츠가 어떻게 해서 미국 영화사에 의해 황금알을 낳는 거위로 재창조된 것일까? 그 해답은 바로 문화 클러스터에 있다. 클러스터란 상호 연관관계가 있는 기업 연구소 교육 기관 등이 일정 지역에 모여 지식과 정보를 교류하면서 서로 상승효과를 만들어 내는 네트워크를 말한다. 미국 서부의 실리콘밸리나 이탈리아 밀라노를 중심으로 한 섬유 패션 클러스터 등이 대표적인 자생적 클러스터의 예이다. 산업화 시기에 제조 기업들을 한 지역에 모아놓은'공단'과는 차별화되는 개념이다. 공단이 입주기업 간 유기적 연관성이 낮고 상하수도 전력 교통 등 기초 인프라만 공유하는 수준인 데 비해, 클러스터는 참여 주체들의 연구개발 성과나 산출물이 유기적으로 연결되어 있고 분업과 제휴 인적 교류 정보 공유 등의 활동을 통해 시너지를 극대화하는 것이 특징이다. 클러스터적 접근을 통해 큰 효과를 기대할 수 있는 산업은 첫째 다양한 아이디어가 모여서 혁신이 이뤄지는 정보 통신 나노기술 등 기술기반산업이 대표적이다. 둘째로는 불확실성과 리스크가 높고 투자 회수 기간이 길어 장기적 관점이 필요한 산업 즉 신약개발, 차세대 에너지 분야가 있다. 셋째는 문화산업 같은 원소스멀티유즈(한 콘텐츠로 여러 사업을 벌이는 것) 산업이다. 클러스터는 동종 기업들끼리 자생적으로 집적하면서 만들어지는 경우도 있고 영국이나 일본처럼 국가가 클러스터 조성 및 육성 조정 정책을 통해 관련 산업을 집중 육성하는 경우도 있다. IT(정보기술)나 제약 클러스터 등은 역사가 오래되었지만 최근에는 문화나 엔터테인먼트 산업으로 클러스터화가 확산되는 추세이다. 해리포터 사례처럼 좋은 콘텐츠를 싸게 사들여 특수효과 애니메이션 등 최신 기술을 가진 스튜디오들과 협력해 초대형 작품으로 만들고 글로벌 배급 역량을 가진 영화사들이 전 세계에서 동시 상영한 후 체험형 놀이공원이나 온라인 게임의 형태로 재활용하는 역량을 단일 기업이 모두 갖출 수는 없다.
    따라서 협력과 상호작용이 원활하게 이뤄질 수 있는 클러스터의 발달 정도가 콘텐츠 산업의 성패를 좌우한다. 종종 콘텐츠나 소프트웨어 산업을 기발한 아이디어만 있으면 성공할 수 있는 영역이라고 오해하는 경향이 있는데 이는 크게 잘못된 생각이다. 아이디어도 중요하지만 싹을 틔우고 큰 나무로 길러서 열매를 맺으려면 거대한 인프라가 갖춰져야 한다. 무수히 많은 기술 특허가 상업화되지 못하고 사장되는 것처럼 훌륭한 콘텐츠도 적절한 투자 기획 제작 배급 확산 역량과 결합되지 못하면 세상의 빛을 보기 어렵다. 높아진 한국 드라마와 K팝에 대한 관심을 발전시켜 지속적으로 고수익을 창출할 수 있는 문화상품으로 키워내고 문화강국으로 발돋움하려면 과거 중화학공업을 육성할 때처럼 막대한 투자와 정책적 지원이 집중되어야 한다. 산발적 노력들을 체계적으로 묶고 관련된 분야가 고루 성장할 수 있도록 생태계를 조성하고 정부·대기업·벤처기업·투자기관·학교·문화예술단체 등의 폭넓은 참여와 명확한 역할 분담이 뒷받침되어야 문화 클러스터는 성공적으로 육성될 수 있다.
    Biz Chosun     송기홍 딜로이트컨설팅 대표

     草浮
    印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