萍 - 창고 ㅈ ~ ㅎ/漢字 世上을 말하다

歐巴<오빠>

浮萍草 2014. 2. 9. 10:02
    자는 뜻글자다. 
    소리글인 한글과 다르다. 
    언어는 진화한다. 
    한자도 마찬가지다. 
    외래어는 진화를 촉진한다. 
    한자의 외래어 표기법은 세 가지다. 음역·의역·혼합이다.
    음역은 서양 인명에 주로 사용한다. 
    한자문화권의 이름은 예외다. 
    혼합형은 상표에 주로 쓰인다. 
    코카콜라를 가구가락(可口可樂·커커우커러) 비아그라를 위가(偉哥·웨이거)로 바꾸는 식이다. 
    의역의 사례로는 우먼 파워=여강인(女强人) 핫라인=열선(熱線) 패스트푸드=쾌찬(快餐) 등이 있다.
    한글도 중국엔 외국어다. 
    최근 중국에 한글 외래어가 생겼다. 
    한류스타 이민호가 중국의 설 특집 방송인 춘완(春晩)에 출연하면서다. 
    이민호의 중국 별명은 ‘긴 다리 오빠(長腿歐巴)’다. 
    오우바(歐巴)는 오빠의 중국식 표기다. 
    구(歐·오우)와 파(巴·바)는 음역에 주로 쓰이는 한자다. 
    오바마(歐巴馬) 유럽(歐洲) 버스(大巴)가 용례다. 
    오우바는 일본어 오바상(おばあさん, おばさん)의 음역어였다. 
    중국에서 할머니·아줌마란 뜻으로 쓰였다. 
    한·중, 중·일 관계의 역전이 말글에까지 영향을 끼친 셈이다.
    오빠가 첫 한글 외래어는 아니다. 
    2005년 서우얼(首爾)이 처음이었다. 
    서울시가 주도해 한청(漢城)을 서우얼로 바꿨다. 
    중국정부는 받아들이면서도 내심 불편해했다는 후문이다. 
    오빠는 서울과 다르다. 
    중국이 스스로 만들었다.
    양동숙(중문학) 전 숙명여대 교수는 서우얼(首爾)이 아닌 서울(首爾) 표기를 주장했다. 
    한자의 생성 원리인 육서(六書) 중 소리를 빌리는 가차(假借) 방식을 도입하면 된다는 설명이다.                                                                                           
    “옌지(延吉) 공항은 서울행 표기를 ‘수이행(首爾行)’으로 하고 있다. 
    머리 수(首)의 뜻과 발음에 서울 서(首)를, 너 이(爾)에는 서울 울(爾)을 추가하자”고 말했다. 
    같은 논리라면 오빠(歐巴)도 가능하다.
    문제는 한국이다. 한자 교육이 표류한 사이에 중국어 붐이 일었다. 
    공자(孔子)를 쿵쯔로 표기하자는 주장도 나온다. 
    세종대왕이 훈민정음을 창제한 실제 이유는『동국정운(東國正韻)』 편찬이었다. 
    혼란스럽던 당시 우리나라의 한자음을 바로잡아 통일된 표준음을 정하고자 간행된 책이다. 
    중국의 영향력이 커지면서 중국어가 한자를 빠르게 대체하고 있다. 
    한자음을 중국어에 맞추는 튜닝이 일어나지 않는다고 장담할 수 없겠다.
    
    Sunday Joins Vol 361   신경진 중국연구소 연구원 xiaoka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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