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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성 골수성 백혈병 김동욱 서울성모병원 교수

浮萍草 2013. 11. 25. 10:45
    40대 남성, 살 빠지거나 식은땀… 혈액건강 체크를 
    질병 특히 암에는 낭만이 개입할 여지가 없다. 
    일단 발병하면 생사를 건 투병이 있을 뿐이다. 
    그러나 문학작품 등의 영향으로 백혈병을 ‘로맨틱한 암’으로 여기는 분위기가 없지 않다. 
    만성 골수성 백혈병(CML·Chronic myeloid leukemia)도 그런 대상이다. 
    그러나 막연하게나마 그렇게 생각하기에는 환자들이 감당해야 하는 고통이 너무 크고 무겁다. 
    2002년 한국중앙암등록사업본부 통계에 따르면 국내 조혈계통의 암 발생 빈도는 2.6%로 전체 암 중 8위를 차지하고 있으며 이 가운데 
    CML은 20% 정도를 점유하고 있다. 
    또 해마다 300명가량의 환자가 새로 발생하고 있다. 
    이런 CML을 두고 서울성모병원 혈액내과 김동욱 교수와 얘기를 나눴다. 
    이 병원 암병원 연구부장을 맡고 있는 김 교수는 CML에 관한 다국적 연구를 주도하는 등 세계적인 CML 권위자로 꼽힌다.

    만성 골수성 백혈병은 우리나라에서 해마다 300명 안팎의 환자가 새로 발생하고 있으나 최근 들어 효과적인 치료술과 표적항암제가 속속 개발되면서 치료 및
    생존율이 크게 늘어나고 있다. 사진은 김동욱 교수가 환자를 진료하는 모습.
    ㆍCML을 정의해 달라. CML은 정상인에는 존재하지 않는 유전자의 이상으로 혈액세포가 과다 증식하여 백혈구나 혈소판이 증가하는 병으로 만성적인 경과를 보이는 혈액암의 일종이다. 급성 백혈병과는 달리 발병 후 진단까지 시간이 오래 걸린다. 만성기로부터 가속기 급성기로 서서히 진행하는 만성적인 경과를 보이며 조기에 치료 계획을 세워 환자의 상태에 따라 적절한 치료가 되어야만 완치나 장기 생존을 기대할 수 있다.
    ㆍCML은 세부적으로 어떻게 구분하는가.
    이 혈액암의 가장 특징적인 현상은 만성기·가속기·급성기 등 3병기로 나눠지며 97% 이상 즉 대부분의 환자 들은 만성기에 진단을 받게 되지만 처음부터 가속기 또는 말기인 급성기로 진단되는 환자도 3%가량 된다. 지금처럼 치료 효과가 좋은 표적항암제들이 쓰이기 전인 2000년까지만 해도 CML은 진단 이후 평균 4∼5년 뒤에는 가속기로 악화하고, 다시 1년 이내에 급성기로 진행되어 치명적인 상태에 이르곤 했다. ㆍ우리나라에서의 발생 추이는 어떤가.
    2011년 자료에 따르면 국내에서는 매년 250∼300명의 환자가 새로 발생하며 현재 2500∼3000명가량의 CML 환자가 생존하고 있는 것으로 추산되고 있다. 이 병은 여성보다 남성에서 1.6∼1.8배 많이 발생하며 한국인의 평균 발병 연령은 40∼45세 사이로 파악되고 있다.
    이는 평균 50∼55세 사이에 발병하는 유럽이나 미국 등 서양 환자들에 비해 상대적으로 젊은 나이에 발병한다는 점을 보여준다. 그러나 최근 들어 글리벡을 포함한 슈펙트, 타시그나 스프라이셀 등 다양한 표적항암제가 개발돼 7년 생존율이 94%에 이르고 있다. ㆍ발생 원인은 무엇인지 상세히 설명해 달라
    . 안타깝게도 무엇 때문에 필라델피아 염색체의 이상이 발생하는지는 아직도 자세히 파악되지 않고 있다. 다만 방사능에 피폭된 사람이나 중금속 염색약 반도체 와이퍼 표면의 세척에 쓰이는 벤젠이나 톨루엔 등 유기화학물질에 과다 노출되거나 아니면 소량이라도 장기간 노출될 경우 상관관계가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그러나 이런 경우라도 실제로는 소수에서만 연관성이 규명되고 있다. ㆍ이런 발생 원인이 구체적으로 CML 발병에 어떻게 관여하는가.
    이런 요인들이 장기지속적으로 유전자에 손상을 가하게 되면 결국 유전자의 불안정성이 유발되어 암을 일으키는 유전자로 변형된다. ㆍ최근의 국내 발병률 추이에 관여하는 특정 원인이 따로 있나.
    이에 대한 연구가 있었지만 알려진 것과 크게 차이는 없었다. ㆍ증상은 어떻게 나타나는지 병기별로 구분해 설명해 달라.
    가장 흔한 증상은 피로감과 쇠약감이다. 그러나 처음에는 일반적인 증상 상태로 나타나 단순히 업무나 일상생활이 힘들어 그러는 것으로 착각하는 경우가 많다. 이 밖에 빈혈·고열을 동반한 감기몸살 증상·출혈·뼈와 관절의 통증·체중 감소와 대사성 부작용이 나타나기도 한다. 간 또는 비장이 커지며, 많은 환자들이 밤에 잠자리에 든 뒤 식은땀을 흘리는가 하면 실제로는 열이 없지만 몸이 뜨거워지는 열감을 보이기도 한다. 증상이 진행되어 백혈구 수가 증가하면 혈액의 점도가 높아져 끈적거리게 되며 이 때문에 남성에서 성기 발기현상이 나타나거나 귀울림, 멍한 정신상태 등이 초래 되기도 한다. 병기별로 보면 만성기의 경우 피로감과 체중감소 식욕부진 복부팽만감과 조기 포만감·발한·비장 및 간 비대 등이 나타난다. 가속기에 접어들면 빈혈과 필라델피아 염색체 외에 다른 염색체 이상이 나타날 수 있고 암세포가 골수가 아닌 다른 신체 조직이나 기관을 침범할 수도 있다. 또 비장이 더욱 커지는 등 급성백혈병과 유사한 증상이 나타난다. 급성기에는 가속기의 일반적인 증상이 지속되는 가운데 비장이 더욱 커지고 빈번하게 감염과 출혈이 반복된다. 그런가 하면 증식한 백혈구가 엉겨 폐와 뇌의 혈류 저하를 초래 폐렴·호흡곤란·어지럼증·운동 능력의 부조화 등이 나타나며 겨드랑이와 사타구니 림프선이 비대해 지기도 한다. ㆍ특히 환자가 자각할 수 있는 특징적인 증상이 따로 있나.
    피로감과 체중감소, 감기몸살 등 비특이적인 증상이 있지만 이런 증상으로는 CML을 특정하기가 쉽지 않다. CML이 아닌 다른 요인 때문에도 흔히 생기는 증상들이기 때문이다. 이외에는 특이한 증상이 거의 없다. ㆍ검사 및 진단은 어떻게 하는가.
    임상적으로는 비장이 커지는 증상이 중요하지만 모든 환자에게 나타나는 소견은 아니다. 따라서 혈액검사를 통해 백혈구나 혈소판의 증가가 확인되면 CML을 의심한다. 일단 의심 소견이 제시되면 골수흡인 및 조직검사를 통해 확진하게 된다. CML 환자의 경우 골수검사를 해보면 형태가 다양한 골수구 계열의 세포들이 보이는데 여기에는 미성숙 단계의 세포는 물론 성숙한 호중구들이 많이 증식해 있는 것이 일반적이다. 최종적으로는 말초혈액이나 골수를 이용하여 암 유전자인 ‘Bcr-Abl’ 필라델피아 염색체를 확인하기 위해 분자생물학적 유전자 증폭검사나 염색체 검사를 시행하게 된다.
    Seoul         심재억 전문기자 jeshim@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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