萍 - 계류지 ㄱ ~ ㄹ/‘남자, 여자, 그리고 섹스’

근친 성추행 상처

浮萍草 2013. 9. 20. 00:00
    섹스 혐오증 혹은 섹스 중독 후유증

    은색 양복을 입은 사내 둘이 그의 팔을 양쪽에서 잡고 상담실을 나갔다. 휘적거리던 그의 뒷모습이 닫힌 문 위로 한동안 잔상을 남겼다. 김진(27·가명). 모 재벌가의 2남3녀 중 2남으로 세 번째 자살시도를 했고 이후 정신병원에 감금돼 1년 3개월간 치료받은 뒤 6개월 전 나왔다. 상담의뢰서에 딸려온 의사진단서엔 ‘Major Depressive Disorder(단극성 기분장애·우울증), OCD(강박증)로 약물치료 병행 요함’이라고 써 있었다. 꽤 유명한 심리상담 전문가가 맡은 환자였는데 그분이 긴급히 서너 달 외국에 나가 있어야 해 내게 이관된 경우였다. 김씨의 수행비서는 김씨가 정신병원에서 감금 치료를 받기 전 있었던 기행들을 무표정한 얼굴로 하나하나 늘어놓았다. 마약섹스파티, 과속질주, 폭력, 성추행, 중독에 가까운 섹스행각…. 첫 상담에서 김씨는 창백한 얼굴에 몽롱한 눈동자, 멍한 표정이어서 대화가 불가능했다. 향정신성 약물은 무기력, 몽롱함, 집중장애 같은 부작용을 낳을뿐더러, 우울증 처방제인 SSRIs에 속하는 프로작, 팍실, 루복스 등은 치료제가 아닌 세로토닌 재흡수 억제제다. 세 번째 상담에서 김씨의 정신과 주치의와 협의해 약물복용을 중단했다. 7번의 상담으로 알아낸 사실은 극도로 불안할 때마다 섹스를 해야 불안이 해소된다는 점 퇴원한 후부터는 섹스 대신 사람 크기의 인형을 계속 쓰다듬는 것으로 반복적 행동이 대치됐다는 점 정도였다.... (계속)




    Weekly. Donga Vol 895         마야 최 심리상담가 juspeace3000@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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