萍 - 저장소 ㅁ ~ ㅇ/우리 음식 이야기

어글탕

浮萍草 2013. 10. 30. 18:18
    어는 제사나 명절음식 상차림에서 빠져서는 안 되는 식재료다. 일상식에서도 북어를 이용한 국물음식은 숙취해소에 좋다고 하여 해장국 등에 많이 이용된다. 예전에는 북어를 겨울에 주로 먹었다. 보통 북어음식은 속살을 이용해 만든다. 그런데 껍질도 쓰이는 곳이 있었다. 바로 어글탕이라는 국이었다. 전통요리연구가 김숙년(79) 씨에 따르면 어글탕을 만들기 위해선 먼저 북어껍질을 벗겨 내 물에 불려 깨끗이 씻은 후 지느러미 꼬리 등을 잘라내야 한다. 이어서 익혔을 때 오그라드는 것을 막기 위해 칼집을 내어 물에 담갔다가 먹기 좋은 크기로 편평하게 썰어 놓 는다. 육수는 양지머리와 소금, 간장을 조금 넣고 맑게 끓여낸다. 속재료는 다진 쇠고기와 살짝 데친 숙주, 곱게 으깬 두부 소금 다진 마늘, 참기름을 넣어 만든다. 준비한 북어껍질 안쪽에 밀가루를 살짝 뿌린 뒤 양념한 속재료를 얇게 펴놓고 위에 밀가루를 뿌리고 달걀물을 묻혀 전으로 지진다. 북어껍질전은 그대로 전으로 먹어도 되지만 어글탕으로 만들려면 냄비에 양지머리 육수를 붓고 북어껍질전을 넣은 후 한소끔 더 끓이면 된다. 여기에 실파, 붉은고추와 다진 마늘을 넣고 소금간을 해 중간불에 2∼3분 정도 가열하면 어글탕이 완성된다. 어글탕의 맛은 부드럽고 시원하면서 개운하다. 특히 서울의 탕음식은 양지머리를 육수로 하는데 어글탕에 양지머리 국물을 쓰는 것도 이 때문이 아닌가 한다.
    그러나 원래 어글탕 국물은 북어 대가리 멸치 표고버섯, 토막무, 다시마를 넣어 만들어낸다고 한다. 어글탕은 한국민속음식조사보고서(1972년)에는 경상남도 향토음식으로 소개되고 있는데 명태가 많이 잡히는 동해안 쪽에서 북어가 많이 나오기 때문이라고 본다. 음식의 조리법은 시대에 따라 변한다. 어글탕도 예외는 아니다 명태를 얼렸다 말렸다를 반복해 만든 황태로 끓인 황태어글탕을 파는 집도 생겼다. 대전 탄방동 맛집으로 알려진‘황태명가’에서는 황태껍질을 항아리에 넣고 자체개발한 효소를 발라 5일간 숙성 발효시켜서 양파 다시마, 황기 녹각을 넣어 24시간 무쇠 가마솥에 끓여 손님상에 올린다. 진하고 뽀얀 국물이 특징이다. 황태어글탕에는 두부도 곁들여 낸다. 만추의 계절에 진한 단풍을 감상하며 뜨끈한 어글탕 한 그릇을 먹으면서 몸과 마음을 푸근하게 만들어 보는 건 어떨까.
    Munhwa     김갑영 영양학자 공주대 명예교수·전 한국가정과학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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