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MOH/文化財사랑

巫女 저 너머 世上으로 가는 길을 닦다 平安道 다리굿

浮萍草 2013. 10. 12. 22:13

    ㆍ다리굿, 망자를 좋은 곳으로 보내기 위한 무속의례 “망자亡者를 좋은 곳으로 보내기 위한 굿이 다리굿이에요. 더러 살아 있을 때 다리굿을 하면 장수한다고 해서 나이든 사람을 위해서 다리굿을 하기도 합니다.” 예순을 넘긴 나이라고는 믿기지 않을 만큼 고운 김남순 보유자가 다리굿 설명에 공을 들인다. 이틀 정도가 소요되는 다리굿에서 가장 중요하게 여기는 것이 바로‘조상다리’‘망자다리’‘수왕다리’등으로 불리는 ‘다릿발’. 다리굿이라는 이름도 바로 굿에 등장하는 ‘다릿발’에서 연유한 것이다. “일곱자 일곱치 길이의 삼베나 무명으로 다릿발을 만들어요. 이것을 굿청 중앙부터 문을 지나 바깥까지 기다랗게 늘어뜨려 놓고 나중에 다릿발을 가르는 거지요.” 다리굿에서 다릿발은 곧 저승길이다. 많은 사람들이 TV를 통해 한번쯤 보았을 법 한 ‘다릿발 가르기’는 망자가 좋은 곳으로 가도록 하기 위한 의미를 지니는 다리굿의 클라이막스다.
    ㆍ이 세상과 저 세상을 잇는 무속인으로서의 삶
    서울올림픽이 개최된 1988년의 어느날, 성당을 다니던 평범한 30대 후반 여성이 북한산 중턱에서 내림굿을 받았다. 지금의 김남순 보유자다. “열한 살 되던 해부터 이유 없이 자주 아팠어요. 병원, 한의원 뭐 안 다녀본 곳이 없었지. 꿈도 많이 꾸고.” 좋지 않은 꿈이 현실로 나타날 때가 가장 힘들었다고 그녀는 회상한다. 평안도의 이름난 큰무당 정대복을 만나면서 김남순 보유자는 다리굿을 비롯한 여러 가지 굿을 익혔다. “굿에도 문서文書가 있어서 이를 ‘굿문서’라고 해요. 2004년에 정대복 만신께서 세상 뜨시기 전까지 그분에게 굿을 많이 배웠어요. 특히 다리굿은 서도西道 창법으로 굿소리를 내야 하는데 그게 참 어렵더라고. 콧소리하고 속소리가 섞여서 목을 떨어야 하거든요.” ”다리굿에서 불려지는‘산염불’‘비나수’‘푸념’등의 소리들은 서도 창법으로만 그 맛을 제대로 낼 수 있기에 이를 익히기 위해 그녀는 많은 노력을 기울였다고 한다.

    ㆍ평안도 다리굿의 맥을 잇는 사람들의 바람
    “굿은 무녀 혼자서 하는 게 아닙니다. ‘술말이(전문적인 장구잽이)’를 비롯해서 제금 태평소 피리 대금악사도 있어야 하고 굿을 마무리 하는 뒷전을 맡는 사람도 있어야 해요. 지금은 굿을 함께하는 제자들이 있어 사정이 그나마 좋아 졌지만 많은 분들이 굿에 대해 관심을 주시면 더 힘이 날 것 같습니다.” 오늘날 한국전쟁 이후 월남한 1, 2세대 무녀들에 의해 명맥을 유지해 온 이북지역의 굿을 만나기란 쉽지 않다. 평안도 굿도 마찬가지로 제차祭次는 물론 복식 제물 음악 춤 등 굿의 여러 가지 구성요소들을 온전하게 이어가는 무녀는 몇 남지 않은 형편이다. 평안도 지역을 대표하는 다리굿의 김남순 보유자와 그녀와 함께 하는 제자들이 더욱 고마운 이유가 여기에 있다. 사진. 문화재청, 이문경
    ☞ 문화재청 ☜    글. 황경순 문화재청 국립문화재연구소 무형문화재연구실 학예연구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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