萍 - 저장소 ㅁ ~ ㅇ/세상 바꾸는 체인지 메이커

10 DIY 선두주자 ‘테크숍’ 창업자 짐 뉴턴

浮萍草 2013. 7. 7. 00:00
    혼자 뭐든 만들어볼 수 있는 ‘꿈의 공장’ 공장장
    짐 뉴턴 테크숍 회장 겸 창업자는 ‘제조업 2.0 시대를 연 인물’로 꼽힌다. 세계에서 가장 유명한 DIY 전문가다. / 사진 테크숍
    가 몸담고 있는 은행권청년창업재단은 석 달 전 서울 테헤란로 인근에 D캠프(D.CAMP)라는 국내 최초의 창업 생태계 허브를 설립했다. 많은 이가 “왜 A도 B도 아닌 D캠프냐”는 질문을 한다. 꿈(Dream) 역동성(Dynamic) 디자인(Design) 디지털(Digital) 같은 의미와 더불어 특히 ‘DIY 정신’을 강조하기 위해서라고 하면 또 한 번 고개를 갸우뚱댄다. “DIY는 뜨개질이나 가구 리폼 같은 걸 뜻하는 게 아니냐”는 것이다. DIY는 ‘스스로 만들기(Do It Yourself)’의 줄임말이다. 미국처럼 자작(自作)의 풍토가 강한 나라에서 ‘만듦’의 대상은 상상을 초월한다. 전기자동차, 인공위성, 원자로까지. 그 주인공들은 스스로를 자부심 가득한 표현으로 메이커(Maker) 혹은 ‘DIY족(DIYer)’이라 칭한다. 이들은 손과 각종 도구를 이용해 머릿속 아이디어를 실제화한다. 몸과 머리를 함께 쓸 줄 아는, 인간 존재와 생활의 물리적 지평을 확장하는 21세기형 장인(匠人)들이다. 이들이 갈수록 소중해지는 건 상품의 생산·유통·소비 패러다임이 급변하고 이로 인해 고부가가치를 창출하는 방식 또한 달라졌기 때문이다. 기술 발달로 이전보다 훨씬 쉽고 저렴하게 뭔가를 만들고 팔 수 있다. 시장은 개인화·다변화한 상품을 원한다. 대기업은 이런 변화 속도를 따라잡기 위해 외부로부터의 혁신 DNA 수혈을 갈망한다. 그러한 수요를 충족시킬 수 있는 제1 후보군이 바로 메이커다. 무엇보다 창업 성공이 풍성한 일자리 창출로 이어지려면 강력한 소프트웨어와 뛰어난 하드웨어가 결합한 융합형 제조업이 활성화돼야 한다. D캠프가 DIY 정신을 유독 강조하는 연유다. 실은 그래서 참 부러운 것이 있다. 4년 전 미국에서 처음 접한 ‘테크숍(TechShop)’이다. 캘리포니아주 멘로 파크는 실리콘밸리 중심인 스탠퍼드대 인근 부촌이다. 그곳에 자리한 테크숍 1호점은 별천지였다. 계약기간에 따라 월 116~175달러(2013년 6월 기준)를 내면 총 100만 달러 가치의 기기들을 맘껏 사용해 무엇이든 만들 수 있었다. 도대체 이런 멋진 걸 창안한 사람은 누굴까. 회장이자 설립자인 짐 뉴턴(Jim Newton·50)이다. 그는 해외언론과 혁신 전문가들로부터 ‘제조업 2.0 시대를 연 인물’로 꼽힌다. 테크숍 홈페이지에서 발견한 그의 프로필 첫 줄은 이랬다. ‘최강의 DIY족, 일평생 메이커’. 그러니 테크숍은 다른 누구보다 짐 뉴턴 자신을 위한 ‘꿈의 공장’인 셈이다. ㆍ기부받은 3만 달러가 씨알자금
    뉴턴은 실리콘밸리의 동쪽 끝이랄 수 있는 새너제이 태생의 소프트웨어 개발자이자 그래픽 아티스트다. 로렐시스템스라는 일종의 웹 에이전시를 설립한 것인 1990년. 이후 16년간 시스코시스템스·썬마이크로시스템즈 같은 기업들과 각종 프로젝트를 진행했다. 여러 개의 디자인 특허를 취득하고 발명 및 아이디어 개발 전문가로도 이름을 얻었다. 2003~2005년에는 샌머테이오 대학의 로봇 강좌를 이끌었다. 2004년에는 세계적 인기 프로그램인 디스커버리 채널의 ‘호기심해결사(MythBusters)’의 과학 자문위원으로도 출연했다. 이처럼 발명-과학-교육-창업을 잇는 영역을 개척하며 그는 남다른 갈증을 느끼게 됐다. 본인도 그렇고 학생이나 시청자도 그렇고, 남다른 발상을 실제화해볼 방법이 별로 없다는 거였다. 뉴턴은 직접 나서기로 한다. 2006년 말 멘로 파크에 첫 테크숍을 열었다. 지역 독지가들로부터 기부받은 3만 달러가 씨알자금이 됐다. 테크숍은 창의성과 도전정신이 남다른 실리콘밸리 주민들로부터 큰 각광을 받았다. 곧 인근 샌프란시스코와 새너제이에 매장을 냈다. 주목할 만한 히트작들이 속속 등장했다. ‘두두케이스’도 그중 하나다. 2010년 당시 28세의 패트릭 버클리는 아이패드를 보며 남다른 아이디어가 떠올렸다. 아이패드를 손에 쥘 때 마치 책을 만지는 듯한 감촉을 느낄 수 있게 하면 어떨까. 그는 집 근처 테크숍에서 4주간 틈틈이 견본을 완성했다. 이를 인터넷 쇼핑몰에 올리자 구매 요청이 이어졌다. 1000달러도 안 되는 돈을 투자해 아이패드 판매 첫 4개월 동안에만 100만 달러 매출을 올렸다. 두두케이스는 이제 어엿한 글로벌 디자인업체다. 이외에도 인큐베이터를 대체하는 미숙아용 담요, 인조 다이아몬드 제조기, 원가를 대폭 낮춘 무인항공기 같은 혁신적 제품들이 테크숍에서 탄생했다. ㆍ“창업가, 바빠지면 호기심 잃을 수도”
    현재 미국 피츠버그 오스틴 디트로이트에도 지점을 개설한 테크숍에는 3D 프린터 밀링 머신 캐드(CAD) 시스템 컴퓨터 수치제어기 같은 첨단 기기와 소프트웨어들이 갖춰져 있다. 직원들이 사용법을 세심히 교육한다. 해결하기 힘든 문제에 직면하면 수십만 명의 온라인 회원이 협업과 멘토링에 나선다. 투자 유치에도 관여한다. 사이버 홍보로 시장성을 확인받으면 알리바바닷컴 같은 중계사이트를 통해 중국 동남아 등지의 주문자상표부착생산(OEM) 방식 제조업체에서 싼값에 소량 생산을 할 수 있다. 테크숍이 1인 제조업 시대의 첨병, 오픈 이노베이션의 범례로 꼽히는 이유다. 뉴턴은 종종 “인간은 본래 메이커로 태어났다”고 말한다. 만드는 그 자체만으로 충분히 즐거울 수 있다는 것이다. 이 때문에 뉴턴은 테크숍이 단지 1인 공장이 아닌 놀이터이자 커뮤니티로 자리매김하길 원한다. 그는 2007년 미국 온라인미디어인 ‘Inc닷컴’과의 인터뷰에서 이런 말을 했다. “창업가는 너무 바빠서는 안 된다. 호기심을 잃을 수 있기 때문이다. 열심히 일하기보다 열심히 생각하는 시간을 확보해야 한다… 기업을 운영한다는 건 잠잘 때도 돈이 들어온다는 뜻이다. 만일 그렇지 않다면(수면시간까지 줄여 돈 벌 궁리를 해야 한다면) 내가 비즈니스를 소유한 것이 아니라 비즈니스가 나를 소유한 것이다.” 어쩌면 이런 그의 말 속에서 우리나라에 테크숍 유사한 시설이 여럿 등장했음에도 큰 반향을 일으키지 못하고 있는 이유를 찾을 수 있을지 모른다. 테크숍의 기본 요소는 재미, 호기심, 커뮤니티다. 그러니까 아무리 대단한 장비를 가져다놔도 거기에 특유의 문화를 심지 못하면 성공할 수 없다는 뜻이다. 뉴턴은 2011년 콘퍼런스 참가를 위해 방한했을 당시 국내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이런 요지의 말도 했다. “한국인은 무언가 만드는 것을 화이트칼라 업무에 비해 천하다고 생각하는 듯하다. 이는 테크숍의 한국 진출과 시민 발명가 양성에 걸림돌이 된다”고. D캠프가 입주한 건물에는 천장이 높고 널찍한 지하 공간이 있다. 근처에 갈 때마다 불쑥 욕심이 솟는다. “여기 진정 메이커들의 문화가 살아있는 한국판 테크숍을 꾸밀 방법은 없을까.” 창조경제의 뇌간이 무한 상상력이라면 그 등뼈는 이를 현실화·사업화할 수 있는 강력한 문화적 동인과 실질적 기회일 테니 말이다.
    Sunday.Joins Vol 328     이나리 은행권청년창업재단 기업가정신센터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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