浮 - 채마밭/환경생태 물바람숲

사냥 실패를 위해 고양이 목엔 방울을

浮萍草 2013. 6. 19. 13:00
    미국서 한해 새 37억마리, 포유류 207억마리 사냥, 
    주로 집 밖 고양이나 들고양이
    섬 생태계 등에 치명적인 `최악 외래종 100종' 포함… 방울 달면 사냥 성공 30% 감소
    토끼를 잡아먹고 있는 어린 들고양이. 고양이는 강력한 포식자이기도 하다. 사진=제이크 베르손, 위키미디어 코먼스
    을 쓰다듬으면 가르릉거리는 보송보송한 털 뭉치 같은 고양이에게서 킬러의 모습을 찾기는 쉽지 않다. 그러나 공중의 장난감을 향해 점프하거나 길을 잃은 나방을 낚아채기 위해 발톱을 세우고 달려들 때 고양이는 영락없는 야생의 포식자이다. 고양이는 밤눈이 사람보다 6배나 좋고 청각은 포유류 가운데 최상위에 속한다. 냄새도 개보다는 못해도 사람보다 월등하게 잘 맡는다. 여기에 유연성과 순발력 날카로운 발톱과 이빨을 갖추었다. 주인과 잘 놀기 위한 능력이 아님은 분명하다. 믿기지 않겠지만, 고양이는 세계자연보호연맹(IUCN)이 지정한 세계에서 가장 큰 피해를 일으키는 외래동물 100종 가운데 하나이다. 여기엔 전체 조류 종의 14%에 해당하는 섬의 새 33종을 쥐와 돼지 등 다른 가축과 함께 멸종으로 이끈 전력이 크게 작용했다.
    참새를 사냥한 고양이. 목에 방울을 달면 사냥 성공률이 30%쯤 떨어진다고 한다. 사진=마크 마레크, 위키미디어 코먼스

    우리나라에서도 환경부는 고양이가 생태계에 끼치는 위해성이 높다고 보아 뉴트리아와 함께 생태계 위해성 2등급으로 분류한다. 또 야생화한 고양이를 가리키는 들고양이를 조수 보호 및 수렵에 관한 법률에서 ‘유해 조수’로 분류해 시장·군수의 허가를 받아 잡을 수 있도록 했다. 아울러 야생 동식물 보호법에서도 고양이를 유일한 ‘관리 동물’로 지정해 해마다 국립공원에서 수십~수백 마리를 잡아내고 있다. 사실 사람이 만든 환경은 수많은 야생동물을 죽음으로 이끈다. 정확히 알 수가 없어서 그렇지 해마다 창문이나 자동차와 충돌하거나 농약에 중독돼 죽는 야생동물의 수는 천문학적일 것이다. 고양이의 숨겨진 야성의 희생물쯤은 비할 바도 아닐 것이다. 하지만 최근 미국의 연구진은 놀라운 연구결과를 내놓았다. 기존 연구를 바탕으로 추정한 결과 미국 본토에서만 해마다 고양이에게 죽임을 당하는 새는 14억~37억마리, 포유류는 69억~207억마리에 이른다는 것이다. 이런 결과는 기존의 예상을 크게 뛰어넘는 수치다. 다른 어떤 인위적인 요인보다도 고양이가 야생동물에 끼치는 영향이 크다는 것을 보여준다.  이 연구에서 대부분의 피해를 일으키는 것은 길고양이나 들고양이처럼 집 밖을 떠도는 고양이로 나타났다. 집에서 기르는 고양이라도 밤중에 자유를 얻는 개체라면 사냥을 마다하지 않는다. 주요 공격 대상은 쥐, 다람쥐, 토끼, 파충류, 양서류 등이었다. 물론 이것은 고양이 9000만마리를 전체 가구의 34%에서 기르고 있는 미국 이야기이다. 고양이가 꼭 야생동물에 해가 되는지도 논란의 소지가 있다. 섬 등에서 고양이는 명백한 피해를 일으키지만 환경에 따라서는 고양이를 없앴을 때 쥐 등 새의 천적이 늘어 오히려 새의 피해가 늘어날지도 모른다.
    국립공원에 놓은 포획틀에 붙잡힌 들고양이. 해마다 들고양이 수백마리가 국립공원에서 제거되고 있다. 사진=국립공원관리공단

    우리나라에서도 고양이는 점차 인기있는 반려동물이 되고 있다. 그에 따라 버려지는 개체도 늘고 있다. 고양이로 인한 야생동물 피해를 줄이기 위해선 무엇보다 고양이의 집 밖 출입을 막고 길고양이는 붙잡아 중성화 수술을 해야 한다. 무분별한 판매를 입양으로 대체하는 것도 중요하다. 단독주택에서 기르는 고양이에게 정 자유를 주고 싶다면 목에 방울을 매달라고 영국의 한 동물보호단체는 권한다. 쥐들이 좋아하겠지만 실제로 방울은 고양이의 사냥 성공률을 3분의 1로 떨어뜨린다고 한다. ■ 기사가 인용한 논문 원문 정보
    The impact of free-ranging domestic cats on wildlife of the United States Scott R. Loss, Tom Will & Peter P. Marra NATURE COMMUNICATIONS 4:1396 DOI: 10.1038/ncomms2380

    Hani     조홍섭 환경전문기자 ecothink@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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