萍 - 저장소 ㅁ ~ ㅇ/이야기가 있는 불교미술관

37. 부처님 발우에 흙을 보시하는 아이

浮萍草 2013. 11. 2. 07:00
    어린 시절 부처님께 흙을 공양한 아소카왕

    2~3세기, 파키스탄 페샤와르박물관
    처님은 죽림정사에 계실 때 날마다 라자가하 시내로 탁발(托鉢)을 하러 나가셨다. 그러던 어느 날 흙을 가지고 놀던 두 아이를 만났다. 한 아이는 덕승(德勝)으로 가장 집안이 좋은 귀족의 아들이었고,다른 한 아이는 무승(無勝)으로 두 번째로 집안이 좋은 귀족의 아들 이었다. 이 두 아이가 흙을 가지고 노는데 흙으로 성(城)을 만들고,성 가운데 다시 집과 창고를 만들고는,흙으로 만든 보릿가루를 창고 안에 쌓았다. 부처님을 보자 덕승은 부모님이 보시하는 모습을 흉내내어 흙을 부처님의 발우에 넣으면서 ‘이것은 보릿가루다’라고 이야기했다. 덕승 동자는 흙을 보시하고는“장차 저로 하여금 천지를 덮어 공양을 베풀 수 있도록 해 주세요”라고 발원했다. 덕승 동자의 행위를 보신 부처님이 미소를 짓자 아난이 그 연유를 여쭈었다. 그러자 부처님은 말씀하셨다. “내가 열반한 뒤 백년 후에 이 어린아이는 마땅히 전륜성왕이 되어 화씨성(花氏城)에서 법을 다스리는 아서가(阿恕伽)라는 왕이 될 것이다. 그리고 나의 사리를 나누어 8만4천의 보탑을 만들어 많은 사람들을 풍요롭고 이익되게 할 것이다.” 이 이야기는 ‘아육왕전’ 제1권에 전하는 것으로 아서가왕은 인도를 최초로 통일한 아소카왕을 말한다. 간다라 불전미술 가운데 어린아이가 부처님 발우에 흙을 보시하는 에피소드를 표현한 작품은 여럿 남아 있다. 조각의 일부가 깨졌지만 부처님은 오른손에 든 발우를 어린아이에게 내밀고 있고,어린아이는 두 손으로 발우 안에 무언가를 넣고 있다. 두 명이 표현되는 경우도 있으나 페샤와르박물관 소장품에서는 한 아이만이 표현되었다. 어린 아이 뒤에는 귀족 복장을 한 한쌍의 부부가 있는데,어린 아이의 부모로 생각된다. 어린아이의 어머니 뒤에는 나무가 표현되어 있어 이 사건이 야외에서 일어난 것임을 암시하고 있다. 어린아이가 흙을 보시한 이 이야기는 중국의 운강석굴을 비롯한 여러 석굴 사원과,불탑 표면에 즐겨 새겨지는 이야기 가운데 하나 였다. 또한 우리나라 ‘삼국유사’에도 비슷한 이야기가 전해지고 있다.
    Beopbo Vol 1118         유근자 박사 한국미술사연구소 연구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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