浮 - 채마밭/健康ㆍ醫學

마지막 메르스 감염자인 80번 환자의 안타까운 이야기…

浮萍草 2015. 11. 19. 18:20
    메르스 완치 판정 못 받아 암 치료 제대로 못 해
    "감염력 0%에 가깝다"지만 뚜렷한 기준 없이 무기한 격리 질본 관계자 "확실한 음성 나와야 격리해제…관찰 필요해"
    17일 오전 서울대병원 39병동(음압 격리병동)에서 '80번 환자' 아내
    배모 씨가 남편을 만나기 위해 보호장구(레벨D)를 착용한 뒤 들어갈 준비를
    하고 있다. 사진=이혜영 기자 lhy@hankooki.com
    내 마지막 중동호흡기증후군(MERS·메르스) 감염자인 '80번 환자' 김모(35) 씨의 이야기가 듣는 이들의 가슴을 저리게 하고 있다. 메르스 완치 판정이 늦어지면서 격리된양성 상황이 이어지자 상대적으로 암 치료를 원할하게 받기 어려운 상태가 지속되고 있는 것이다. 김 씨는 지난 6월 메르스 확진 판정을 받았고 그 무렵 혈액암(악성 림프종)이 재발했다. 암 환자로 면역력이 약해진 김 씨의 회복력은 일반 환자보다 한참 더뎠다. 항암제를 쓰면 면역력이 떨어져 체내 메르스 바이러스가 번졌고 항암제를 끊으면 암이 퍼지는 악순환이 반복됐다. 그러던 김 씨가 메르스 완치 판정을 받고 격리실에서 벗어난 건 지난달 초였다. 판정을 받은 지 116일 만이었다. 김 씨의 기록은 세계보건기구(WHO)에 보고된 메르스 환자 중 최장기간에 해당한다. 김 씨가 그토록 오랜 기간 양성 판정을 받은 건 면역력 때문이었다. 혈액암을 앓고 있는 데다가 과거 자가 조혈모세포 이식 사례가 있어 면역력이 저하될 대로 저하돼 일부 바이러스 조각들이 남아있던 것이다.
    17일 <데일리한국>과의 인터뷰에서 배 씨는 "남편이 가진 메르스 바이러스가 전염력이 없다는 것을 알면서도 대책없이 무작정 격리시키는 당국이 원망
    스럽다"고 토로했다. 사진=이혜영 기자 lhy@hankooki.com

    지난달 초 서울대병원 의료진은 김 씨의 아내 배모(36·여) 씨에게 퇴원을 권유했다. 오랜 기다림 끝에 두 차례 연속 음성 판정을 겨우 받아낸 것이다. 당시 병원 측에서는 다시 검사를 하면 몸속 바이러스 조각들 때문에 얼마든지 다시 양성이 나올 수 있는 점을 알고 있었다고 한다. 실제 김 씨의 유전자 검사 수치는 음성과 양성을 판단하는 기준점 주변에 위치해 있었다. 김 씨가 퇴원한 지 8일 만에 다시 양성 판정을 받은 것도 이 같은 몸 상태에 기인하고 있다. 양병국 질병관리본부장은 당시 브리핑 자리에서 "전문가 회의를 개최한 결과 퇴원 전 2개월간의 상태와 유사하게 환자 체내에 잠복해있던 극소량의 바이러스 유전자가 검출된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오명돈 서울대 감염내과 교수 역시"WHO 전문가들과 토론한 끝에 바이러스의 일부 조각이 몸속에 있다가 떨어져 나와 호흡기로 배출돼 유전자 검사에서 발견된 것이라는 해석을 들었고 우리도(서울대병원 의료진) 이에 동의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오 교수는 "다시 꺼져가는 불이 살아나 불똥이 튀어서 다른 환자를 만드는 그런 상황은 아니다"고 말했다. 김남중 서울대 감염내과 교수도"지금까지 코로나바이러스 지식을 통해 보면 주변에 있는 사람에게 감염력은 0%에 가깝다"고 강조했다. 방역당국은 만일의 경우를 대비해 환자의 가족부터 의료진 및 병원 직원 등 61명을 자가 격리하고,68명을 능동감시자로 포함시켰지만 감염된 사람은 단 한 명도 없었다. 이와 관련 배 씨는"퇴원한 뒤 다시 양성 판정을 받기까지 집에서 네 살난 아들과 입도 맞추고 같이 밥도 먹었지만 전혀 문제된 것이 없었다"고 전했다. 배 씨는 "전염력이 없다고 주장하던 당국과 병원이 남편을 계속 격리실에만 놓고 제대로 된 암치료를 하지 않아 답답하다"고 토로했다. 이달만 해도 4일부터 6일까지 연속으로 음성 판정이 나왔지만 질병관리본부는 김 씨에 대해 격리해제 명령을 내리지 않았다. 이와 관련해 질병관리본부 감영병관리과 관계자는<데일리한국>과의 통화에서"다른 환자는 두 번 연속 음성 판정이 나오면 격리 해제하는 기존의 원칙이 그대로 적용되지만 80번 환자는 특별한 판단 기준을 적용하려 한다"고 밝혔다. 그는 "아직까지는 (특별한 기준이) 정해진 바 없다"면서 "더 많은 관찰과 연구가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질병관리본부는"환자가 격리돼 있는 병상의 특성상 일반 병실에 비해 진단과 검사가 다소 불편한 점은 있으나 받아야 할 항암치료를 못하는 것이 아니다"라고 밝힌 바 있다. 서울대병원 관계자는"컨트롤타워인 질병관리본부의 격리 해제 결정이 있기 전까지 모든 치료는 격리된 상태에서 이뤄질 수밖에 없다"면서"병원은 환자 상태에 대한 전문가적인 의견을 제시할 수 있을 뿐"이라고 전했다. 최근 동종이식술 날짜가 잡히면서 배 씨는 불안해졌다. 그녀는"격리 상태에서 수술이 가능할지 의문이다"면서"일단 병원 측에서는 방법을 찾아보겠다고 해서 기다리는 중"이라고 상황을 전했다. 그러나 배 씨는 메르스 감염력이 없는 사실을 공언하면서도 남편을 무작정 격리해 놓고 암치료에 소극적인 병원과 당국이 원망스럽기만 하다.
           이민형 데일리한국 기자 urbanity@hankook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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