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율적인 학습 모임체 전문지도연구회
 | ▲ 복숭아전문연구회의 현장컨설팅에 참석한 농촌지도사들이 나무에 매달린 복숭아들을 살펴보면서 즐거워하고 있다. |
지난 8월12일 경기 여주시농업기술센터의 회의실.
복숭아 과수원을 관리하고 복숭아나무의 모양을 잡기 위한 방법을 주제로 한 과제발표에 20명의 농촌지도사들이 귀를 기울였다.
복숭아전문지도연구회에서 개최한 과제교육 현장은 바깥의 폭염만큼이나 뜨거웠다.
전문지도연구회는 농업·농촌의 대내·외 환경 변화에 따른 농촌지도사의 전문능력을 제고하고 역량개발을 위해 조직된 일종의 학습동아리다.
자발적으로 만들어졌다는 점에서 정부 조직과는 다르다.
1996년 15개회 376명으로 조직된 전문지도연구회는 올해 53개회 2300여명의 회원이 활동하고 있다.
농업현장의 문제해결을 위한 과제교육,현지농가 컨설팅,세미나 등으로 전국적인 기술전문가의 학습 네트워크화를 통해 현장의 기술지도능력을 키우는 것이 목표다.
이범승 농촌진흥청 농촌지원국장은“전문지도연구회는 농촌지도 공무원의 자율적인 학습모임체”라며“연구회를 통해 농업 현장의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농업기술
전문가를 양성하고 있다”고 말했다.
ㆍ노하우 공유해 농촌지도사의 역량 강화
 | ▲ 1. 복숭아전문연구회는 8월13일과 14일 여주프리미엄아울렛에서 복숭아 시식·판촉행사를 열었다.2.이범승 농촌진흥청 국장은“전문 연구회는 농업인이 느끼는 현장의 다양한 문제를 해결하는 역할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 농촌지도사는 주로 농업소득 증대,작물생산 기반의 확충,농업생산성 향상을 위해 농촌 현장
에서 농민을 직접 만나는 지도직 공무원이다.
농민을 대상으로 재배기술과 우량품종 등에 관한 교육과 홍보를 실시하고 지도하는 업무를
한다.
그런 면에서 농촌지도사는 새로운 영농기술을 현장에 접목하고 신속하게 보급·확산하는 농업
기술의 첨병으로, 한국 농업 경쟁력의 중요한 한 축을 담당하고 있는 셈이다.
이범승 국장의 설명이다.
“농촌지도사는 한국농업의 미래를 선도해 나갈 농업 전문가입니다.
농업현장의 최일선에서 일하고 있으면서 농업인이 느끼는 현장의 다양한 문제를 해결하는
역할을 하고 있습니다.
지도사들이 어떤 실력을 갖췄느냐에 따라 그 지역 농민의 경쟁력이 달라질 수 있습니다.”
복숭아전문연구회 역시 경기 여주와 이천은 물론 경북 청도·경산·상주·예천,전북 고창·임실,
충북 영동 등 주요 복숭아 산지의 시·군 농업기술센터에서 근무하는 농촌지도사로 구성돼
있다.
20년이 넘는 경력의 전문가도 있지만 이제 막 지도직 공무원으로 발령받은 신참도 있다.
복숭아전문연구회의 회장을 맡고 있는 정건수 여주시농업기술센터 녹색기술팀장은“서로
정보를 공유하고 인적 네트워크를 구축해 지도사업의 품질을 높이는 데 주력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연구회에선 현장 지도 경험을 공유하기 위해 1년에 2~3차례 복숭아 주산지를 순회하면서
모임을 갖고 현장 지도 과제를 중심으로 과제발표와 현장 벤치마킹을 실시해 오고 있다.
연구회는 이날 오전에는 복숭아 과원 관리와 재배 등에 대해 과제 발표를 가졌으며 오후에는
경기도 여주시 점동면의 조한배씨 과수원을 방문해 현장 컨설팅을 실시했다.
조씨는 6930㎡ 규모의 과수원에서 지난해 3500만원의 매출을 올렸다.
그는“논농사를 짓다 복숭아를 키운 지 이제 9년 됐다”며“농업기술센터에서 재배교육을 받긴
했지만 전문가들로부터 컨설팅을 받은 것은 처음”이라며 많은 조언을 부탁했다.
과수원에 들어서자마자 박인철 원주시농업기술센터 지도사가 수형(나무모양)관리의 문제점을
지적했다.
“나뭇가지가 너무 처지지 않아야, 당도도 높고 착색도 잘된 고품질 복숭아를 생산할 수 있어요.
또 나무가 크게 뻗어나갈 수 있도록 나무 간의 거리도 충분히 둬야 합니다.
넓게 심어야 햇빛도 잘 들고 통풍도 잘 돼 병해충 피해가 적어요.”
박 지도사가 집어든 나뭇잎은 응애로 인해 말리는 증상이 보였다.
조씨와 함께 다른 지도사들도 고개를 끄덕였다.
김정천 이천시농업기술센터 지도사는 손으로 가지의 이곳저곳을 가리키며 “내년엔 햇빛이
충분히 들도록 가지치기를 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칭찬도 있었다.
한 지도사는 “나무 밑부분에 볏짚을 깔아 잡초가 자라지 못하게 하고 유기물을 공급할 수 있도록 관리한 것은 잘된 점”이라고 말했다.
지도사들은 각 지역의 재배 방법을 공유하며 현장에서 서로 기술교류를 했다.
이는 지도사의 지도역량을 높일 뿐만 아니라 지역의 농업 경쟁력을 제고할 수 있는 기반이 된다.
☞ Economyplus Chosun ☜ ■ 장시형 조선뉴스프레스 기자 (zang@chosun.com
草浮 印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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