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날갯짓에서 비행의 새로운 가능성을 찾다

浮萍草 2015. 8. 22. 21:31
    “새가 나는 모습을 한 번이라도 제대로 본 사람은 그것이 경이롭다는 데 동의하지 않을 수 없을 겁니다. 비행기로는 어렵고 복잡한 이착륙도 새는 날갯짓 한번으로 가뿐히 해내죠. 새에 대해 아직 연구할 게 많다는 뜻입니다.” 이제희 서울대 컴퓨터공학부 교수는 새의 비행을 예찬하는 사람 중 하나다. 그는 최근 컴퓨터를 이용해 새의 비행을 실제와 똑같이 시뮬레이션 할 수 있는 컴퓨터 프로그램을 개발했다. ㆍ비둘기의 날갯짓, 3D 가상 새의 비행

    새는 생체모방 분야에서 꾸준히 다뤄져 왔다. 고대 그리스 신화 ‘이카루스 날개’ 이야기에서부터 14세 레오나르도 다빈치의 새 비행 연구, 1900년 오빌과 윌버 라이트 형제의 유인 글라이더, 최신 항공기까지 모두 새의 비행 원리가 잘 녹아있다. 그러나 이 교수는 “아직까지 세상에 진짜 새처럼 날수 있는 것은 아무것도 없다”고 딱 잘라 말했다. 그는 날개의 형태를 갖추는 것과 날갯짓을 하는 것은 완전히 다른 기술이라고 강조했다. 새 비행을 흉내 내려면 새의 정교한 날개 깃털 제어기술을 설명할 수 있어야 한다는 것. 새는 항공기와 달리 날개와 깃털을 위아래 좌우로 움직여 비행한다. 어떤 방향으로 움직이는지는 주위 환경에 따라 수시로 바뀐다. 서울대 운동 연구팀은 비둘기 날개 움직임을 1초에 1000장씩 찍는 초고속카메라로 촬영해 분석했다. 그 결과 새가 날개를 아래로 내릴 땐 깃털을 가로로 눕혀 양력을 최대한 많이 발생시키고 올릴 땐 깃털을 지면과 수직으로 세워 공기저항을 최소화한다는 사실을 알아냈다(같은 원리로 왼쪽으로 비행할 땐 오른쪽 날개의 깃털을 눕히고 왼쪽 날개 깃털을 세워 힘을 받는다). 새는 날개 뼈도 유연하게 움직였다. 날개를 내릴 땐 날개를 최대한 옆으로 길게 뻗고 올릴 땐 어깨를 접었다. 비행기가 엔진,상승키,하강키,좌우 방향키로 나눠하는 일을 새는 날개 한 쌍으로 모두 처리하는 셈이다. 연구팀은 이런 날개 특성을 수치화해 컴퓨터 가상공간에 실제 새와 똑같이 날개와 깃털을 움직이는 3D 새를 만들었다. 프로그램은 새의 형태나 무게, 주변 환경 등 비행 조건을 자유롭게 바꿀 수 있다. 그러면 3D 새가 조건에 맞는 적절한 날갯짓을 보여준다. 프로그램 중에는 새를 물체에 부딪히게 하거나 인위적인 힘으로 미는 시뮬레이션도 있다. 추락하는 상황에 대비하기 위해서다. 이 교수는 “3D 새는 극한 상황에서도 결코 추락하는 법이 없다”며“실제 새의 정교한 날개 제어기술을 그대로 재현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연구팀은 3D 프린터를 이용해 날갯짓을 하는 새를 직접 만들 계획이다. ㆍ절벽제비처럼 나는 드론

    미국 매사추세츠공대(MIT)와 워싱턴대 연구팀은 새의 비행 전략을 모방한 드론을 개발 중이다. 연구팀은 새들이 주변 장애물을 절묘하게 피해 날아다닌다는 데 착안, 절벽에 둥지를 틀고 서식하는 절벽제비의 비행행동을 초고속 카메라로 분석했다. 그 결과 절벽제비는 회전할 때 각도를 매우 크게 하면서,회전 직전에 몸을 비틀어 장애물을 피하는 모습이 관찰됐다. MIT 러스 테더레이커 교수는“이번 연구를 통해 나뭇가지나 바위 틈새를 자유롭게 움직일 수 있는 드론을 개발할 수 있을 것”이라며“산불을 감시하거나 사바나 밀렵꾼들을 추적하는 등 활용도가 높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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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독일의 자동차 부품회사인 페스토(Festo)도 자체 개발한 인조 갈매기 로봇에 이같은 자연 비행 기술을 적용했다. 무게가 450g에 불과한 이 로봇은 실제 새처럼 회전할 때 몸을 비틀어 자연스럽게 움직인다(갈매기가 선회할 때 몸을 기울이는 장면을 떠올리면 이해하기 쉽다). 페스토는 이를 위해 로봇에서 방향을 전환하는 기어와 몸의 기울기를 조절하는 기어를 결합시켰다. 외형도 움직임도 커다란 갈매기와 유사한 이 로봇은 ‘테드(TED)’를 통해 알려지면서 전 세계를 놀라게 했다.
    Koita.or        글_이영혜 동아사이언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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