악성흑색종 치료하는 면역항암제
 | ▲ 서울대병원 종양내과 김태민 교수 | 야외 활동을 즐기는 이모(53)씨는 몇 년 전 피부암의 일종인 이름도 생소한 악성흑색종 진단을 받았다.
처음에는 손, 발에 나타난 검은 반점 이외에는 별다른 증상이 없다는 이유로 방치한 상태였기 때문에 병원에 왔을 때는 이미 다른
부위로 암이 전이된 상태였다.
피부암도 여러 종류가 있는데,악성흑색종은‘죽음의 그림자’라고 불릴 정도로 사망 위험이 높기 때문에 이씨는 새로운 치료 방안을
찾아 헤맸다.
피부암 중 가장 무서운 악성흑색종은 멜라닌 색소를 만드는 멜라닌 세포를 악성화 시켜 정상 조직을 파괴하고 신체의 다른 기관
으로 빠르게 전이돼 사망까지 이르게 한다.
미국암학회(ACS) 및 질병통제예방센터(CDC)의 조사에 따르면 미국 내 피부암 사망률 중 75%는 악성흑색종이 차지하며,매년 약
9000명 이상이 악성흑색종으로 사망하고 있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의 최근 5년간 전체 피부암 실태 분석 결과에 따르면 악성흑색종을 포함한 국내 피부암 환자수는 2009년 1만
980명에서 2013년 1만5826명으로 44.1% 증가했으며 악성흑색종의 경우 33%의 증가율을 보여 더 이상 피부암이 남의 나라 일이
아님을 보여주고 있다.
암으로 인한 고통만큼 환자를 괴롭게 하는 것은 치료에 따른 부작용이다.
기존의 세포독성 항암제만으로는 완전 반응과 같은 결과를 기대하기 어렵고 또한 상태가 호전된다 하더라도 탈모, 구토 등의
부작용으로 곧바로 일상생활로 복귀하는 것은 쉽지 않다.
그런데 암 치료에 대한 인식을 변화시킨 면역항암제의 경우,치료 후 전신 부작용이 적고 바로 일상생활이 가능해 환자 삶의 질을 크게 개선시켜 준다.
면역항암제란 원래 우리 몸이 가지고 있는 면역체계를 이용한 간단하고도 매우 혁신적인 암 치료방법이다.
원래 우리의 몸은 ‘암’이라는 비정상 세포가 몸에 나타났을 때 맞서 싸우도록 하는 면역체계를 가지고 있다.
하지만 암 세포는 면역체계를 속이는 여러가지 방법을 가지고 있으며 그 중 하나가 정상세포처럼 위장하기 위한 물질(programmed cell death-1 ligand [PD-L1])을
표현하는 것이다.
최근 국내에 허가 된 면역항암제인 PD-1억제제는 ‘암세포를 사멸시키라’라는 명령어가 프로그래밍된 면역세포를 다시 활성화시키는 치료제이다.
이들 치료제는 암세포가 표현하는 위장물질인 PD-L1 때문에 차단된 우리 몸의 면역세포의 공격성을 회복하게 하는 역할을 한다.
악성흑색종,폐암,위암,두경부암,방광암 등 많은 암들은 PD-L1이라는 위장물질을 분비하는 특징이 있기 때문에 ‘암세포 사멸’이라는 명령어가 입력 된 PD-1 면역
억제제는 다양한 암에서 치료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암에 대한 면역력 자체를 키우기 때문에 악성흑색종,폐암,위암 등 다양한 암에 쓰일 수 있다.
이는 기존의 표적항암제처럼 특정 암,특정 유전자 변이가 있는 환자에게만 쓰이는 것과는 큰 차별점이라 할 수 있다.
또한, 면역항암제는 기존의 항암제들과는 조금 다른 치료양상을 보인다.
치료제 투여 직후에는 약간의 오한,발열 외의 심각한 이상반응이 나타나지는 않지만 초반에는 암의 증상이 악화되는 것처럼 보이는 경우가 있다.
이는 기존의 항암치료와 다르게 치료제가 아닌 우리 몸의 면역체계가 암을 직접 공격하면서 나타나는 일시적인 현상으로 점차 나아지는 모습을 보인다.
이러한 장점 때문에, 정부에서도 이런 PD-1 계열 면역항암제를 신속하게 허가하였다.
지난 3월 악성흑색종 치료제로 키트루다와 옵디보가 국내에서 시판 허가를 받아 기존 치료에 실패하거나 치료 방법이 제한되었던 국내 악성흑색종 환자들에게
새로운 치료 옵션을 제공할 수 있게 되었다.
실제로 임상에서 면역항암제에 대해 환자들이나 가족들이 보이는 반응도 매우 고무적이다.
악성흑색종과 같이 사망률이 높고 더 이상 치료 대안이 없었던 상황에서 뛰어난 암 억제 효과를 보이는 것은 물론이고,우리 몸의 면역체계가 암을 억제하는 것이기
때문에 치료 효과 또한 장기간 지속된다.
타 항암요법에 비해 구토, 탈모 등 부작용이 나타나는 경우도 적고 암세포를 직접 공격하는 치료제가 아니기 때문에 약제 내성에 대한 부담도 일부 덜게 되었다.
전 세계를 비롯해 국내에서도 악성흑색종,비소세포폐암,유방암,위암,두경부암,방광암 등의 환자에서 활발하게 임상연구가 진행되고 있어 앞으로 환자들이 받을
치료 혜택이 더 기대된다.
여느 선진국보다도 신속하게 면역항암제가 도입된 만큼 정부에서도 환자들이 건강보험의 울타리 안에서 안정적으로 치료를 받고 건강을 되찾아 사회로 복귀할 수
있도록 지속적인 관심과 정책적 지원을 계속 해주길 바란다.
☞ Health Chosun ☜ ■ 글 서울대병원 종양내과 김태민 교수
草浮 印萍
癌환자 2명 중 1명 '완치'… 이제 정복할 수 있는 병
과거 암(癌)은 불치병의 대명사였다.
암을 뒤늦게 발견하는 경우도 많았고 치료도 잘 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젠 달라졌다.
의료기술의 발달과 조기 검진 등 예방 노력 등으로 '정복할 수 있는 병'으로 바뀌고 있다.
세계보건기구(WHO)는"암 발생의 3분의 1은 올바른 생활 습관 실천으로 예방이 가능하고 3분의 1은 조기 진단 및 조기
치료로 완치가 가능하며 조금 늦게 발견된 암환자도 적절한 치료를 하면 완화가 가능하다"고 말한다.
암 완치의 기준으로 알려진 '5년 생존율'로 보면 국내의 암 경험자 2명 중 1명 이상은 완치자다.
생존율도 매년 올라가고 있다.
중앙암등록본부 통계에 따르면 암 진단을 받은 환자가 5년 이상 생존할 확률은 1993~ 1995년 41.2%,1996~2000년 44%,
2001~ 2005년 53.8%,2006~2010년 66.3%로 꾸준히 높아지고 있다.
유방암의 경우 2008~2012년 기준 5년 생존율은 91.3%로 매우 높은 수준이다.
암이 정복할 수 있는 병이 된 이유는 기술의 발달로 의료 수준이 높아지고 정기 검진으로 병을 일찍 발견해 조기 치료를
하는 경우가 많아졌고 새로운 약과 치료법이 개발,보급되고 있기 때문이다.
몸속을 더욱 정밀하게 볼 수 있는 3D 내시경의 보급이나 면역세포가 암세포를 공격하도록 돕는 '면역항암제'의 등장,
여러 진료과가 협력해 환자를 최선의 방법으로 치료하는 '다학제(多學際) 진료' 등이 그 예다.
암이 생기지 않도록 건강한 생활습관을 통해 면역력을 안정적으로 유지하는 게 중요하다는 인식 확산도 한 몫 하고 있다.
암은 여전히 위험한 병이지만,적절한 치료와 효과적인 개인 관리에 따라 완치를 기대할 수 있다.
암을 두려워하지 말고, 적극적으로 암과 맞서려는 마음가짐이 중요하다.
☞ Health Chosun ☜ ■ 김수진 헬스조선 기자 sjkim@chosun.com
草浮 印萍
정상 조직 보존·수술 후 관찰… 환자 입장에서 암 치료한다
[명의 탐구] 유방암 명의 박찬흔 교수
국내 유방암 표준 치료법 작업 암 줄인 후 수술… 가슴 손실 최소화
수술은 진료 후 2주 내 '신속 실시'
위암 명의 류창학 교수
환자 삶의 질 고려한 수술법 도입
30분 이상 면담으로 믿음 탄탄히 쌓아 완화·말기 치료도 직접 담당해
남성과 여성을 위협하는 대표적인 암이 위암과 유방암이다.
짠 음식을 즐기는 식생활, 60%나 되는 헬리코박터균 감염 비율(성인 기준) 탓에 한국의 위암 발생률은 세계 1위다.
고지방·고칼로리 음식 섭취의 증가와 늦은 결혼 등의 원인으로 인해 유방암은 우리나라 여성에게 가장 많은 암 중의 하나다.
그 때문에 환자들 입장에선 명의(名醫)에게서 치료를 받고 싶은 욕구가 더 강하다.
강북삼성병원은 2가지 암 치료에서 명의로 꼽히는 의사가 있다.
유방갑상선암센터장 박찬흔 교수와 소화기암센터 류창학 교수다.
박찬흔 교수는 2010년 유방갑상선암센터가 문을 열 때부터 류창학 교수는 1999년부터 이 병원에서 유방암과 위암 수술을 담당하고 있다.
ㆍ여성성(性) 살리는게 유방암 '치료 철학'
박찬흔 교수가 처음 진료를 시작했던 1990년대 초만 해도 우리나라 유방암 환자 수는 얼마 되지 않았다.
1991년 기준으로 10만명당 24.5명에 불과했다.
당시 박찬흔 교수는 한국유방암학회의 설립 위원으로 참여해 유방암 치료 표준화 작업을 했고,20명이 채 안 되는 유방외과 교수들과 함께 유방암 치료법을 연구했다.
전(前) 한국유방암학회 이사장으로서 국내에서 국제 학술대회를 여는 등 한국유방암학회를 세계화시킨 장본인이기도 하다.
 | ▲ 유방암·위암 분야 명의(名醫)로 꼽히는 강북삼성병원 유방갑상선암센터장 박찬흔 교수(오른쪽)와 소화기암센터 류창학 교수.이들은 환자 입장을 최우선적으로 고려하는 철학을 갖고 있다. /신지호 헬스조선 기자 |
박찬흔 교수의 치료 철학은'근치(根治)적 치료를 하되,미용적으로도 아름다워야 한다'는 것이다.
암 재발을 방지하면서도 보기에도 좋게 치료해야 한다는 의미다.
박 교수는 "유방암 환자는 수술 후 여성성(性)이 상실될까봐 걱정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반드시 여성성 보존을 고려해 수술해야 한다"고 말했다.
박 교수는 조기 유방암의 경우 유방을 모두 잘라내지 않고,유방 일부만 자르는 부분절제술을 시행한다.
수술 후에는 방사선 치료를 통해 암 재발 가능성을 낮춘다.
부분절제술을 한다고 해도 유방이 작은 환자는 수술 후 유방이 일그러진다.
이 경우에는 표적치료제 등 효과적인 항암제를 먼저 사용하는'선행 항암요법'으로 암의 크기를 줄인 뒤 수술을 해 유방 손실을 최소화하고 있다.
박 교수는"유방암 환자의 절반은 유방 보존 욕구가 강한30~40대"라며 "여러 진료과가 함께 참여해 유방을 보존시키면서 확실한 치료를 해야 한다"고 말했다.
박찬흔 교수는 신속하고 정확한 진료도 중요하게 생각한다.
환자의 불편함을 덜기 위해서다.
그가 센터장으로 있는 강북삼성병원 유방갑상선센터는 접수·진료·검사·설명을 모두 한 공간에서 진행한다.
또한 환자가 병원을 처음 방문한 날 필요한 검사를 모두 받는 '원스톱 서비스'를 시행하고 있다.
수술은 진료를 받고 2주 이내에 이뤄진다.
ㆍ환자 신뢰 최우선, 수술 전 최소 30분 면담
강북삼성병원 위암클리닉을 이끌고 있는 류창학 교수는 지금까지 위암 수술을 2500회 이상 집도했다.
그의 위암 절제술에 관한 연구는 미국 외과학 교과서의 주요 참고 문헌으로 인용될 정도로 권위를 인정받고 있다.
류창학 교수는 완치를 위해선 환자와 의사간의 신뢰가 가장 중요하다고 강조한다.
위암은 초기라도 보이지 않는 암세포가 있어 재발이 잦다.
암세포가 위의 상부에 있으면 위 전체를 절제하는 경우가 많고 초기 암이라도 위 아랫쪽 3분의 2를 절제하기도 한다.
다른 암에 비해 상대적으로 많이 절제를 하기 때문에 환자가 받는 충격이 크다.
환자가 자신의 상태와 치료법에 대해 완전히 이해를 못한 채 수술을 받으면 주치의에 대한 신뢰도 떨어진다.
수술 후 의사가 권고하는 생활습관도 잘 지키지 않을 수 있다.
이런 문제가 생기지 않도록 류 교수는 수술 전 환자와 무조건 30분 이상 면담하면서 치료 방향을 설명한다.
보통 수술 면담 시간이 5~10분 정도인 것을 감안하면 매우 긴 편이다.
환자의 사소한 질문도 묵살하거나 권위적으로 응대하지 않고 친절하게 환자의 궁금증을 풀어주기로 유명하다.
위를 전부 절제해야 하는 환자는 수술이 끝난 뒤 식사량을 제한해야 하고위에서 음식물의 영양분을 제대로 흡수하지 못해 영양 불균형이 생길 수 있다.
류창학 교수는 이런 환자를 위해 소장(小腸)을 위 모양으로 만들어 연결하는'소장낭 간치술'이라는 수술법을 2002년 국내 최초로 도입했다.
류 교수는 외과 의사지만 항암 치료나 말기암 환자의 완화 치료에도 신경쓰는 것으로 유명하다.
대부분의 병원에서 외과의사는 수술 후의 치료는 해당 과(科)에 완전히 맡기는 편이지만 류 교수는 자신의 환자는 수술 후에도 퇴원할 때까지 관찰한다.
환자가 잘 지내고 있는지 병실에 직접 찾아가 상태도 보고, 항암·완화치료 역시 자신이 직접 담당한다.
"좋은 의사는 환자를 존중하고 환자의 시작과 끝을 확실히 파악해야 한다"는 게 류 교수의 신조다.
☞ Health Chosun ☜ ■ 김수진 헬스조선 기자 sjkim@chosun.com
草浮 印萍
로봇 수술로 정교하게 암 제거… 호흡·발성 기능 최대한 살린다
베스트 클리닉
연세암병원 두경부암센터
지난 6월 22일 연세암병원 5층 다학제(多學際) 진료실.
두경부암센터 소속인 두경부외과,방사선종양학과,종양내과, 영상의학과,병리과 등의 의료진 13명이 모였다.
두경부암 4기 진단을 받은 이모(50)씨가 진료실로 들어왔다.
수술을 담당하는 두경부외과 김세헌 교수는 이씨의 영상자료를 모니터에 띄워놓고"하인두쪽에 생긴 암이 후두까지 침범해 이를 모두 제거해야 하는 상황이다.
그런데 수술을 먼저 하면 목소리를 내지 못하고,코로 숨을 쉬지 못하게 된다"고 말했다.
이씨는 수술을 하더라도 발성(發聲)이나 호흡 기능은 꼭 살리고 싶어 했다.
방사선종양학과 금기창 교수는"우선 방사선 치료로 종양을 최대한 줄인 뒤 수술을 해서 후두와 하인두를 살려보자"고 말했다.
종양내과 조병철 교수는"후두암,하인두암에는 표적치료제가 잘 들으니까 약물치료도 해보는 것이 좋을 것 같다"고 말했다.
이씨는 방사선·약물 치료를 6주 정도 한 뒤 중간 평가를 받기로 했다.
김 교수는"크기가 줄면 수술로 암만 깨끗하게 도려내 완치를 기대할 수 있다"고 말했다.
 | ▲ 두경부암은 수술이 까다롭고,수술을 해도 먹고 말하고 숨쉬는 기능을 잃을 수도 있다.그래서 두경부외과·방사선종양학과·종양내과 등 다양한 과의 긴밀한 협진이 중요하다.사진은 연세암병원 두경부암센터 의료진들이 다학제(多學際) 진료 모습. / 신지호 헬스조선 기자 |
ㆍ두경부암, 기능 보존이 관건
두경부암은 입·코·목·혀 등에 생기는 암이다.
두경부(頭頸部)는'해부학의 꽃'이라고 할 만큼 여러 장기들이 촘촘히 붙어있고 복잡한 구조를 가지고 있다.
그래서 암을 제거하는 수술을 하기 어렵고 수술을 해도 말하고 먹고 숨쉬는 기능에 문제가 생길 수 있다.
연세암병원 김세헌 두경부암센터장(두경부외과)은 "두경부암은 수술이 정교해야 하는 것은 물론이고 신체 부위·기관을 최대한 보존하면서 수술할 수 있도록 방사선·
항암치료를 하는 것도 중요하다"며"암 수술 후에는 성형수술이 필요할 때도 있다"고 말했다.
김 센터장은 "우리 센터에서는 8개 진료과의 전문의가 모여 두경부암 환자의 치료 방향을 심도있게 논의한 뒤 최적의 치료법을 선택하고 있다"고 말했다.
ㆍ미국보다 생존율 높아
 | ▲ 로봇 팔을 입 속으로 집어 넣어 후두 등에 생긴 암을 제거하는 모습. | 두경부에는 뇌로 가는 모든 신경과 혈관이 모여 있다.
수술 중 작은 실수라도 하면 생명이 위태로울 수 있다.
연세암병원은 2008년 국내 처음으로 두경부암 수술에 로봇을 도입했다.
김세현 교수는"편도와 혀뿌리에 생기는 구인두암은 손이 닿지 않아 수술을 못하거나,턱뼈를 가르는 등 대수술이
불가피했다"며"하지만 로봇을 이용하게 되면서 입을 통해 수술 기구를 넣어 외상 없이 정확한 수술을 할 수 있게
됐다"고 말했다.
김 교수는 혀뿌리와 편도는 물론, 목 부위의 후두와 하인두의 암까지도 로봇으로 수술하고 있다.
후두암·하인두암 로봇 수술은 김 교수가 세계 최초로 시도했으며 그의 수술 기법을 배우기 위해 세계 15개국에서
120명이 넘는 두경부외과 의사들이 연세암병원을 찾았다.
현재 연세암병원의 두경부암 치료 성적은 미국보다 높다.
미국암학회에 따르면 구인두암 5년 생존율은 60%,하인두암은 32%인데 반해,연세암병원 통계를 보면 구인두암의
5년 생존율은 82%, 하인두암은 62%이다.
ㆍ정상조직 손상 줄이는 방사선·약물 치료
두경부암은 방사선을 쬐면 암 크기가 줄어드는 효과가 좋다.
방사선종양학과 금기창 교수는"과거에는 방사선 치료 후 침샘 세포가 파괴돼 침이 잘 안나오거나,인두 점막이
딱딱하게 굳어서 음식을 삼키가 어려운 후유증이 있었다"며"방사선 치료 장비가 발전하면서 정상 조직 손상을 크게
줄였다"고 말했다.
연세암병원은 2014년 최첨단 방사선 치료 장비(로보틱 아이엠알티·Robotic IMRT)를 아시아 최초로 도입,다양한
각도에서 암조직에만 초점을 맞춘 방사선 치료를 하고 있다.
두경부암 세포의 성장을 억제하는 표적치료제도 적극 도입해 생존율을 올리고 있다.
종양내과 조병철 교수는"표적치료제는 전이됐거나 재발한 두경부암에 효과를 보이고 있다"고 말했다.
☞ 두경부암
뇌 아래, 가슴 위쪽에 생긴 암을 통칭한다.
후두암이 가장 많고, 구강암, 인두암 순으로 많다.
매년 10만명 당 20~30명 꼴로 환자가 발생하며 원인은 담배, 술이다.
최근에는 구강성교로 인한 인유두종바이러스(HPV) 감염이 원인으로 지목되고 있다.
두경부암은 목에 이물감을 느끼거나,목소리가 변하거나,입 안 궤양이 잘 낫지 않거나,통증 없이 목 한 쪽에 혹이 만져진다면 의심해봐야 한다.
☞ Health Chosun ☜ ■ 이금숙 헬스조선 기자 lks@chosun.com
草浮 印萍
癌을 알아야 이길 수 있다
무엇을 먹고 어떻게 생활해야 할까
비타북스 암 전문서적
 | ▲ 신지호 헬스조선 기자 |
국내 암환자가 100만명을 넘어섰다(2013년 보건복지부 자료).
인구 45명 당 1명이 암 치료를 받고 있거나,암 치료 후 생존해 있다는 의미다.
전체 암 환자 중 42.2%가 조기 발견(암이 처음 발생한 장기에만 국한됐을 때 진단)했고 이들의 암 생존율은 86.5%에 달했다.
이렇게 생존율이 높아지면서 암 치료 이후에 삶도 중요해지고 있다.
암 치료·예방 전문가가 암 치료 전후 식사,건강 관리법에 대해 쓴 책 세 권과,암을 이긴 사람들의 암 극복 비법을 담은 책 한 권을 소개한다.
ㆍ최고의 암 식사 가이드
연세암병원장이자 암 명의(名醫)인 노성훈 교수와 세브란스병원 영양팀,CJ프레시웨이가 암 환자에게 추천하는 식사 가이드를
담았다.
암 치료 중에는 위장 기능 저하로 인한 소화장애,배변 활동의 문제,급격한 체중 감소 등 여러 가지 증상을 겪을 수 있다.
치료에 대한 두려움 뿐만 아니라 무엇을 어떻게 먹어야 할지 걱정도 많다.
이 책은 암 환자들에게 체력 유지를 위한 식사 원칙과 그에 따른 요리법을 제시한다.
수술 후 회복 단계별 요리법,항암치료 부작용으로 식사가 어려울 때 실천할 수 있는 방법, 소화 기능이 떨어진 상태에서 부족한
영양소를 보충하는 건강 간식 등을 상세히 소개했다.
비타북스 刊, 1만7000원.
ㆍ항암식탁 프로젝트
대한암협회와 한국영양학회가 한국인이 많이 먹는 116가지 음식 중 암과 관련이 있는 33가지 음식의 항암·발암 효과를 총정리한 책
이다.
3년 간 450여 편의 국내외 역학·실험 연구를 바탕으로 분석했으며 흔히 알려진 항암·발암 음식의 진실을 살펴볼 수 있다.
한국인의 식문화에서 흔히 나타나는 문제점과 이를 개선할 수 있는 식재료의 조리법 등도 실었다.
비타북스 刊, 1만2000원.
ㆍ암.중.모.색. 암을 이긴 사람들의 비밀
10년 넘게 방송되고 있는 대한민국 대표 건강 프로그램 KBS '생로병사의 비밀'에서 암 관련 내용만을 엄선해 엮은 책이다.
암 진단과 치료를 받은 이후 완치 기준인 5년을 지나 지금까지 건강하게 살고 있는 사람들의 생활습관을 담았다.
암 완치자들은 제대로 먹고,운동하고, 치료하며 긍정적인 마음을 가졌다는 공통점을 갖고 있었다.
풍부한 사례와 의학적 검증,전문가들의 조언을 친절하고 알기 쉽게 소개했다.
비타북스 刊, 1만5000원.
☞ Health Chosun ☜ ■ 이금숙 헬스조선 기자 lks@chosun.com
草浮 印萍
항암제의 진화… 면역세포 힘 키워 내성 없이 癌 파괴한다
면역항암제, 구토·탈모 부작용 없어 "흑색종에 효과"… 모든 암 치료 기대
사람마다 다른 효과·비싼 약값 숙제
하루에 담배를 한 갑 반씩 30년 동안 피웠던 박모(49)씨는 2011년 폐암 진단을 받았다.
양쪽 폐는 물론 부신과 뇌에 암세포가 전이된 상태(4기)였고, 마땅한 치료법이 없는 편평상피세포폐암이었다.
이 암의 4기 생존기간은 6개월, 5년 생존율은 2% 미만으로 알려져 있다.
박씨는 5종류의 항암제를 썼지만 효과가 거의 없었고 방사선 치료도 암을 줄이는 데 실패했다.
기존의 항암제를 이용한 치료가 더 이상 없자 박씨는 2013년 12월 지푸라기라도 잡는 심정으로 새로 개발 중이던'3세대 면역항암제' 임상시험에 자원했다.
새 항암제로 치료를 받은 지 6주만에 5.4㎝짜리 왼쪽 폐의 암이 2.6㎝으로 줄어들었다.
약을 쓴 지 1년 반이 지난 현재 뇌와 부신에 전이됐던 암은 모두 사라졌고 폐에 있던 암은 1㎝이하로 줄었다.
박씨는 치료 중 머리가 빠지거나 구토를 하는 등의 기존 항암제 부작용을 전혀 겪지 않았다.
박씨는 직장에도 복귀하는 등 사회생활을 아무 문제 없이 하고 있다.
 | ▲ 조선닷컴 |
ㆍ암을 공격하는 면역력 키우는 항암제
 | ▲ 암세포를 공격하는 면역세포의 기능을 높이는 면역항암제는 특정 암에만 쓰는 표적 항암제와 달리 여러 암에 두루 쓸 수 있다. / 신지호 헬스조선 기자 | 1940년대 처음 선보인 항암제는 정상세포에 비해 빨리 분화하는 암세포의 특징을 이용해 암을 공격했다.
하지만 모근, 상피, 손톱 같이 분화 속도가 빠른 정상세포도 함께 공격하기 때문에 탈모 위장장애 같은 부작용이
심했다.
현재는 수술이 불가능하거나 수술 전 종양 크기를 줄이는 목적, 수술 후 재발을 막는 목적으로 많이 쓴다.
1999년 백혈병을 일으키는 유전자의 돌연변이를 공격하는 표적항암제 글리벡이 개발된 이후 유방암,대장암,폐암
등의 표적항암제가 잇따라 선보이면서 암 치료 성적이 좋아졌다.
하지만 표적항암제는 암과 관련된 특정 유전자의 돌연변이가 있어야 효과가 있고 오래 쓰면 암이 항암제의 공격
에서 살아 남아 내성이 생겼다.
지난 3월 식약처에서 흑색종 치료제로 시판 허가를 받은 면역항암제는 암세포와 면역세포 사이의 신호에 작용,
면역세포가 암세포를 공격할 수 있게 한다.
삼성서울병원 혈액종양내과 안명주 교수는"면역항암제는 우리 몸의 면역체계에 작용하기 때문에 이론적으로는
모든 암에 쓸 수 있다"며"치료법이 없는 환자를 내성 없이 치료할 수 있다는 점에서 기대가 크다"고 말했다.
ㆍ암세포 '회피신호' 차단해 T세포 공격 가능케 해
암은 면역세포인 T세포의 공격에서 살아남기 위해 다양한 단백질을 내뿜는다.
이 단백질이 T세포와 결합하면 T세포는 작동을 멈추는데 가장 많이 연구되고 있는 게 암세포의 PD-L1 단백질과
T세포의 PD-1수용체다.
면역항암제인 키트루다(MSD)는 PD-L1 단백질 대신 T세포의 PD-1수용체에 달라붙어 T세포의 공격력을 그대로
유지시킨다〈그래픽〉.
기존 항암제와 작용하는 방법이 전혀 다르기 때문에 밝혀진 부작용도 전혀 다르다.
안명주 교수는"탈모,구토 같은 기존 항암제의 부작용이 없고 내성도 생기지 않는다"며"대신 면역력이 좋아지면서
갑상선 장애,뇌하수체염 같은 자가면역질환과 유사한 부작용이 알려져 있다"고 말했다.
키트루다는 생존 기간이 10개월에 불과한 흑색종 임상시험에서 10년 생존율 15%를 기록했다.
현재 미국과 우리나라, 호주 등 6개국에서 흑색종 치료제로 허가를 받았고 다른 암에 대한 효과가 어느 정도인지 임상시험이 진행 중이다.
MSD에서 연구개발비의 절반 정도를 키트루다에 투자하고 있으며 전 세계에서 진행되는 임상시험이 170개가 넘는다.
지난 달 말 미국 시카고에서 열린 미국임상종양학회 학술대회에서 폐암,대장암,방광암,위암,흑색종,두경부암,식도암,난소암 등 13개 암에 대한 키트루다의 임상시험
연구 결과 41개가 발표됐다.
키트루다 임상시험을 진행 중인 안명주 교수는"위암,두경부암,식도암,임파선암 등 치료가 잘 되지 않는 암을 대상으로 임상시험 범위를 넓히고 있다"며"장기적으로
거의 모든 암의 표준치료법으로 적용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ㆍ사람마다 다른 치료 반응률 높이는 게 관건
면역항암제는 관련된 단백질 발현이 많이 있을수록 치료 효과가 높다.
키트루다의 경우 박씨 같이 치료반응이 좋은 환자가 약 20%다.
안 교수는 "이런 사람들은 특별한 부작용 없이 약효가 지속되고 있다"며"약효가 뚜렷하게 나타나지 않은 환자들의
효과를 높이는 연구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본격적으로 환자 치료에 쓰이기 시작한 지 1년도 되지 않았기 때문에 아직 연구해야 할 게 더 많다.
또 건강보험이 적용되지 않아 한 번에 1000만원이 넘는 비싼 약값도 환자가 모두 부담해야 한다.
안 교수는"약 값이 비싸기 때문에 암세포가 없어진 후 약을 끊어도 되는지,다른 치료제와 함께 써도 되는지 등
효율적인 치료법에 대한 연구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 Health Chosun ☜ ■ 강경훈 헬스조선 기자 kwkang@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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