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늘장아찌 반찬에
들깨죽 한그릇 먹고
오디차 한잔으로 입가심
무더위가 계속되고 있다.
삼계탕이나 보신탕 등의 보양식을 찾는 것도 무더위를 이기기 위한 것이다.
그러나 삼계탕이나 장어구이는 영양과다 현상을 보이는 현대인들에게 안 좋을 수 있다.
올 여름에는 보양식으로 고열량,고지방 식품을 찾을 것이 아니라 탄수화물,단백질,지방,비타민,미네랄,식이섬유에 이어 ‘제7의 영양소’로 불리는 식물영양소
(phytonutrients)가 풍부한 식품을 선택해보면 어떨까.
식물영양소는 노화 방지는 물론 면역력을 강화해주고 피로 해소에도 도움을 준다. 여름 보양식이 될 수 있는 ‘식물 보양식’을 소개한다.
# 마늘장아찌
장아찌는 영양 성분이 풍부한 음식이다.
장아찌로 숙성되는 과정에서 원재료의 각종 유기산과 아미노산 함량이 높아진다.
비타민과 무기질도 풍부해진다.
특히 마늘장아찌의 경우 굽거나 쪄낸 마늘과 달리 좋은 성분들이 많이 남아 있다.
마늘장아찌는 영양학적으로 생마늘과 유사하다.
단지 염도가 높다는 것이 문제지만 매끼 마늘장아찌만 반찬으로 해서 식사하는 것이 아니라면 크게 걱정할
정도는 아니다.
마늘의 효능 대부분은 알리신 성분에서 나온다.
살균 및 항균 능력을 지닌 알리신 성분을 효과적으로 섭취하기 위해서는 날로 먹는 것이 가장 좋다.
마늘을 장아찌로 만들면 위점막을 자극하는 일이 줄어들어 속이 덜 불편하다. 마늘장아찌에 항암효능이 뛰어
난 황화합물인 설파이드 성분 함량이 생마늘보다 많다는 연구 결과도 있다.
마늘에는 몸의 신진대사를 개선하고, 혈액순환을 돕는 스코르디닌(scordinin)이라는 성분이 많이 들어있으며 이와 함께 심혈관계 질환을 예방하는 비타민 B6 성분
또한 많이 함유하고 있다.
# 들깨죽
추어탕 집에 가면 반드시 놓여있는 양념 중의 하나가 들깨다.
추어탕이 우리 몸에 좋은 보양식이 될 수 있는 것도 함께 먹는 이 들깨 때문인지 모른다.
들깨는 오메가3 지방산을 가장 많이 함유하고 있는 식품으로 이미 확인됐다.
농촌진흥청에 따르면 들깨는 지방 43%,단백질 18%,탄수화물 28%로 구성돼 있다.
들기름에 함유된 대표적인 기능성 성분인 오메가3(주로 알파-리놀렌산)가 차지하는 비율은 63%로 식물 기름
가운데 가장 높았다.
오메가3 지방산은 몸에서 만들지 못해 반드시 섭취해야 하는 필수지방산이다.
참치,고등어 등 등푸른생선에 많다.
오메가3 지방산의 효능은 이미 유명하다.
혈행을 개선해 심장마비와 뇌졸중을 예방한다.
또 혈전과 염증을 막아주고 혈압을 낮춰준다.
뇌신경세포 보호를 통해 대뇌로부터 시작되는 어지럼증이나 우울증,치매 등도 예방해 준다.
한편 자가면역질환과 관련해 오메가3에 대한 연구도 활발히 진행되고 있다.
오메가3 대 오메가6의 체내함량이 1대 4보다 현저히 높은 경우 류머티즘 관절염 등 자가면역질환에 걸릴 위험이 높아진다.
# 오디차
오디는 영양과잉 섭취를 걱정할 필요없는 제철 과일이면서 더위에 지쳐 체력과 면역력이 떨어진 우리 몸에
좋은 ‘천연 보양식’이다.
동의보감에서는 오디가“소갈증을 낫게 하고,오장을 편안하게 하며,오래 먹으면 백발이 검게 변하고 노화를
방지한다”고 기록돼 있다.
오디에서 가장 주목받는 성분은 노화 억제 항산화 색소인 안토시아닌의 일종으로 오디의 까만색을 만들어
주는 C3G(cyanidin-3-glucoside)다.
안토시아닌은 노화 억제,망막장애 치료,시력 개선, 항산화 작용 등에 대한 생리 활성 효과가 이미 검증돼
있는 성분이다.
또 오디에 풍부한 루틴은 식물계에 널리 분포돼 있는 플라보노이드의 일종으로 메밀에서 최초로 분리돼
메밀을 대표하는 성분으로 알려져 있다.
루틴은 고혈압 억제물질로 유명하며 모세혈관의 강화작용 및 수축작용을 도와 심혈관계 질환을 예방해 준다는 연구 결과가 많다.
실제로 옛날 사람들은 중풍(뇌졸중)을 예방하기 위해 오디를 즐겨 먹었다.
농촌진흥청 국립농업과학원의 연구에 따르면 여러 종의‘말린 오디’를 분석한 결과 루틴 함량이 100g당 평균 0.14g으로 메밀 100g에 들어 있는 0.12g보다 더 많았다.
루틴 성분이 가장 많이 들어 있는 것으로 알려져 온 메밀보다 더 많은 루틴이 오디에 들어 있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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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글 : 이경택 문화일보 문화부장 ktlee@munhwa.com / 사진 = 김호웅 기자 diverkim@munhwa.com
草浮 印萍
렌틸콩, 高단백 ‘백신 푸드’… 폐렴균 꼼짝마!
‘시스테인’ 등 필수아미노산 풍부
면역력 높여 기관지 질환에 도움
미네랄·비타민·식이섬유도‘듬뿍’
 | 볼록한 렌즈처럼 생겼다고 해‘렌즈콩’으로도 불리는 렌틸콩은 주로 지중해 연안이나 인도에서 많이 생산된다.
메주를 담그는 대두콩이나 서리,완두콩 등 콩을 즐겨먹는 우리나라에서 렌틸콩이 주목받는 것은 탁월한
효능 때문이다.
특히 최근 가수 이효리 등 몇몇 연예인들이 렌틸콩 식이요법의 효능을 공개하며 더욱 큰 관심을 끌고 있다.
렌틸콩은 식물성 고단백 식품이다.
여기에 비타민 B1, B2, B6, 비타민 C, 비타민 E, 엽산, 니아신, 비타민 K와 칼륨, 칼슘, 철분, 마그네슘, 인,
아연 등 각종 미네랄과 비타민을 풍부하게 함유하고 있다.
식이섬유가 많아 변비 개선에도 좋다고 알려져 있다. 일단 건강식품으로서는 성분상 문제가 없다.
폐렴 등 면역관련 질환에 렌틸콩이 좋다고 알려진 것도 이처럼 좋은 성분이 많이 들어있기 때문이다.
특히 주목해야 할 것이 단백질이다.
100g당 단백질 함량이 26.2g으로 이소루신, 루신, 라이신, 메티오닌, 페닐알라닌, 트레오닌, 트립토판, 발린
등의 8대 아미노산 성분을 모두 지니고 있다.
특히 대부분 콩이 이소루신과 라이신을 함유하나 메티오닌과 시스테인이 부족한데 렌틸콩은 메티오닌과 시스테인은 물론 거의 모든 아미노산을 풍부하게 갖고 있다.
폐렴은 면역력과 직접적으로 연관이 있는 병이다.
따라서 고단백 음식을 섭취하는 것이 유리하다.
단백질은 체내에서 합성할 수 없는 필수아미노산을 조성시켜 면역력을 높이는 데 도움을 준다.
우리 몸의 면역 시스템은 아미노산들로 구성된 단백질인 항체가 얼마나 효율적으로 작동하는가에 달려 있다.
단백질은 조직 복구 및 면역 기능에 중요한 역할을 한다.
면역력과 관련해 시선을 모으는 성분이 시스테인이다.
외국의 연구에선 시스테인이 알코올 중독,심장 질환,간 질환(간경화,간염 등),윌슨병(구리 독성) 및 천식,
만성 기관지염,낭포성 섬유증,폐렴 등의 기관지 질환을 치료하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다고 밝혀졌다.
특히 시스테인 성분이 많이 들어간 식품으로 만든 수프는 호흡기 감염이 있을 때 몸에 수분과 영양을 향상
시킨다는 연구결과도 있다.
렌틸콩의 일부 성분은 기관지의 끈끈한 점액을 녹여줘,기침을 해소하는 데도 일조한다. 그래서 실제로 진해
거담제 약제를 처방할 때 함께 사용되기도 한다.
또 렌틸콩에서 주목받는 성분은 풍부한 식이섬유다.
고구마의 10배,바나나의 12배가 들어 있어 유명 할리우드 스타들의 다이어트 식품으로도 렌틸콩은 알려져
있다.
다이어트뿐만 아니다. 미국 성인을 대상으로 19년 동안 추적 관찰한 결과,식이섬유를 풍부하게 섭취하는
사람은 관상 동맥질환 및 심혈관 질환이 대폭 개선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렌틸콩이 심장 건강에 기여하는 것에 상당한 양의 엽산과 마그네슘도 한몫을 한다.
엽산은 몸에 해로운 호모시스테인을 없애준다.
호모시스테인은 우리 몸의 세포가 단백질을 합성할 때 만들어지는 성분으로 혈류를 타고 순환하는 작고 파괴
적인 분자다.
몸 안에 필요없이 축적되면 혈관 벽을 손상시켜 동맥경화,치매,심혈관계 질환을 유발한다.
이뿐만이 아니다.
호모시스테인은 뇌세포 자체도 파괴하는 것으로 악명이 높다.
마그네슘은 칼슘 채널차단제로 정맥과 동맥 저항을 줄여 몸 전체에 혈액,산소 및 영양분의 흐름을 원활하게
해준다.
특히 마그네슘은 천연의 진정제로 신경과 근육이 효과적으로 기능하는 데 필수적인 미네랄이다. 근육이
뭉치거나 경련을 일으킬 때,또는 떨리는 증상들의 대부분이 마그네슘 결핍에 의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마그네슘 결핍은 심혈관 질환인 부정맥을 비롯해 편두통,근육통,손발저림,천식,고혈압 등도 유발할 수 있다.
건조된 렌틸콩은 꼭 불릴 필요가 없고,사용 전에 씻기만 해도 된다.
크기가 작아 20분 정도만 삶아도 잘 익는다.
찹쌀과 각종 채소를 넣어 렌틸콩 죽을 만들어 먹으면 식감이 부드럽고 담백하며 고소하다.
한편 렌틸콩 하면 보통 브라운 색상을 연상하지만 연둣빛을 띠는‘그린 렌틸’이나 주홍빛을 띠는‘레드 렌틸’도
있다.
브라운 렌틸은 도정 전이며 그린 렌틸은 1회 도정,레드 렌틸은 완전히 도정한 알갱이로 보면 된다.
이중에서 레드 렌틸은 삶으면 노랗게 변하는데 여느 렌틸콩보다 빨리 익어 스프를 만드는 데 많이 쓰인다.
어떤 음식이든지 과하면 탈이 난다.
렌틸콩도 한 번에 많은 양을 섭취할 경우 부작용이 나타날 수 있다.
실제로 스페인에서 발표된 연구에 따르면 아이들에게 알레르기 반응을 일으키는 주요 식품에 렌틸콩이 포함
되어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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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글 : 이경택 문화일보 문화부장 ktlee@munhwa.com / 사진 = 김호웅 기자 diverkim@munhwa.com
草浮 印萍
폐렴, 세균·바이러스·곰팡이가 폐로 들어가 염증 유발
기침·고열·구토·근육통 증상 … 심하면 호흡곤란
항생제 내성 강하고 패혈증 유발, 사망 이를 수도
 | 폐렴은 한국인의 10대 사망원인 중 6위,감염질환에 의한 50대 이상 사망 원인 1위에 올라 있으며 전 세계
연간 100만 명 영유아의 목숨을 앗아가는 무서운 병이다.
그러나 폐렴에 대해 걱정하는 사람들은 많지 않다.
그나마 최근에 중동호흡기증후군(메르스)에 의한 합병증으로 폐렴이 거론되며 새삼 관심을 가지게 된 정도다.
폐렴의 주요 원인균인 폐렴구균은 공기 중에 항시 떠다니고,사람의 코.목에도 살고 있는 아주 흔한 세균이다.
그런데 어떻게 해서 사람의 목숨을 앗아갈 정도의 치명적인 질환으로 발전할까.
폐렴은 간단히 말해 세균이나 바이러스,곰팡이 등이 폐로 들어가면서 폐에 염증을 유발하는 질환이다.
초기엔 폐의 정상적인 방어기능이 저하되면서 기침,가래,고열 등의 증세가 나타난다.
이와 함께 구역,구토,설사 등의 소화기 증상 및 두통,피로감,근육통,관절통 등의 전반적인 신체 질환이 동반
되며 심해지면 호흡곤란으로 이어지기도 한다.
건강한 성인이라면 폐 속 세균을 없애는 항생제를 투여하고 충분한 휴식을 취하면 1∼2주 안에 증상이 호전
된다.
하지만 면역력이 약한 어린이나 노인은 폐렴이 쉽게 낫지 않을 뿐만 아니라 폐렴으로 목숨을 잃을 수도 있다.
폐렴이 치명적인 이유는 최근 문제가 되고 있는 내성균이나 중복감염에 의한 경우에는 항생제 치료에 잘
반응을 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이런 경우 항생제 치료에도 불구하고 급성폐손상으로 진행하면서 호흡부전을 유발,인공호흡기를 달고 지내는 상황이 벌어지기도 한다.
또한 혈액을 통해 전신으로 균이 퍼지는 패혈증을 유발하여 간이나 신장 같은 중요 장기들의 손상을 초래하면서 사망에 이를 수 있다.
통계청 자료에 따르면 지난 2003년 인구 10만 명당 5.7%에 불과하던 폐렴 사망률이 2013년 21.4%로 증가했는데 이는 과도한 항생제 사용으로 인한 내성균 증가와
함께 만성 성인질환을 앓고 있는 고령인구의 증가가 주된 이유로 꼽힌다.
만성 성인질환을 앓고 있는 노인들은 면역력이 약해 쉽게 폐렴에 걸리고,증세도 급속도로 악화된다. 폐렴으로 인한 노인 사망률은 젊은 사람에 비해 최대 5배나 높다.
폐렴이 위험한 것은 감기와 헷갈려 초기 치료를 놓치는 것과도 밀접한 관련이 있다.
폐렴의 초기 증세는 기침, 고열, 몸살 등으로 감기와 매우 비슷하다.
따라서 객담을 동반한 기침, 숨을 쉴 때 가슴통증, 호흡곤란이 있으면 바로 병원에 가서 진료를 받는 것이 좋다.
질환 때문에 면역억제제를 복용하거나 신장, 간 등에 만성질환을 가지고 있는 사람들도 기침과 열이 나는 증상을 보이면 곧바로 병원을 방문해야 한다.
특히 노인들의 경우 폐렴에 걸렸을 때 건강한 사람과는 다른 증세를 보여 병을 더 키울 수 있다.
특별한 증상 없이 입맛이 떨어진다거나 밤에 식은땀을 흘리는 경우,또는 기운 없이 시름시름 앓는 모습을 보이면 체력 탓만 할 것이 아니라 보호자의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
도움말
허진원 서울아산병원 호흡기내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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草浮 印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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